
작가 겸 배우 정은혜의 동생 은백 씨가 그간 힘들었던 시간들을 떠올렸다.
11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동상이몽 2 - 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 2') 400회 특집에는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를 통해 배우 한지민 언니 역으로 사랑받은 다운증후군 캐리커처 작가 정은혜와 그의 남편 조영남 부부가 출연했다. 두 사람은 발달장애인 공공일자리에서 만나 1년 간 연애 후 지난 5월 결혼했다.
이날 정은혜는 조영남과 함께 친정을 찾았다. 특별한 손님을 만날 예정이기 때문.
특별한 손님이라는 말에 '동상이몽 2' 패널들은 배우 한지민의 출연을 기대했지만 손님의 정체는 결혼 3년 차 문지인, 김기리 부부였다. 김기리는 정은혜, 조영남 결혼식 사회를 맡은 인연이 있다고.

문지인은 "(정은혜의) 결혼이 더욱 감회가 새롭다. 제 남동생도 발달 장애인이기 때문이다. (정은혜 부부의) 결혼 자체는 상징성을 가지지 않나"라고 말했다.
문지인은 정은혜, 조영남에게 미래 계획을 물었고, 정은혜는 "한 백 년 팔팔하게 살고 싶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문지인은 "부모님이 저한테 심적으로 의지를 많이 하셨다. 저는 사춘기 때도 삐뚤어지는 마지노선이 있었다. 처음까지 지금까지 가장 힘들었던 점 중 하나"라고 발달 장애인 동생을 둔 고충을 고백했고, 정은혜 동생 은백은 "저는 누나에 대한 관심도 애정도 없었다. 어릴 때 회피를 많이 했다. 가족에 참여하지 않고 게임이나 영화로 회피했던 것 같다"고 자신만의 심정을 털어놨다.

은백은 "누나가 쌓인 게 있으면 혼잣말로 푸는데 그게 다 들린다. 학교에서 기분 나쁜 일이 있은 후 그 혼잣말을 들으니 폭발했던 적이 있다. 그때 처음 누나와 싸웠다"고 떠올렸다.
당시에 대해 은백은 "그날은 뭔가 팡 터질 것 같았다. 살아오면서 이런 생활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당연한 게 아니지 않나. 그걸 고3 때 처음 인식했다. 왜 나는 이런 가정 환경에서 태어났는지에 대해 서러운 생각이 들었다. 처음으로 누나한테 못된 말도 하고 수위 높게 싸웠다"고 전했다.
이어 "저도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사람의 마음이 병들면서 나오는 행위들, 남들은 이해할 수 없는 행위들이 있는데 제가 그걸 겪으며 누나에 대해 이해하게 됐다"고 누나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은백은 정은혜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기도 한 유튜브 PD. 은백은 "누나를 직접적으로 촬영하며 더욱 누나를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이제는 제가 엄마 아빠보다 누나를 잘 알지 않나 싶다"고 마음을 내비쳤다.
정은혜는 동생 은백에 대해 "순수하고, 어렸을 때 천사 같았다. 밝으니까 사랑스럽다. 지금도 밝다"고 무심히 말했다.
정은혜 어머니는 "은백이를 바라만 봐도 눈물이 날 때가 있다. 은혜가 20대 초반일 때 온가족이 힘들었다. 그땐 저도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때 버티게 해준 건 둘째 은백이"라며 울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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