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가 '7세 고시'로 불리는 영유아 조기 사교육의 실체와 아이의 정서 및 지능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특집 다큐멘터리 '영유아 사교육 보고서 – 당신은 어떤 부모입니까'를 오는 6일 방송한다.
5~6세 아이를 둔 부모들은 영어 학습기관, 조기 수학 선행, '7세 고시' 등 빠르게 확산되는 조기 사교육 흐름 속에서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 하는 압박을 피하기 어렵다. 조기 사교육의 시작 연령은 해마다 더 낮아져, 영유아기부터 학습 중심의 경쟁이 일상화되고 있다.
프로그램은 이러한 조기 사교육이 아이들에게 주는 정서적 부담을 생생한 사례로 보여준다. 손톱을 물어뜯고, 잠을 설쳐 예민해지고, 폭탄이 가득한 집을 그리는 아이들의 그림은 불안과 압박 속에 놓인 아이들의 심리를 그대로 드러낸다. 전문가들은 이를 '아동학대에 가까운 정서 방임'이라고 경고한다.
뇌과학이 밝힌 조기 교육의 위험성
전문가들은 발달 단계에 맞지 않는 학습 자극이 겉으로는 앞서가는 듯 보이는 '착시효과'를 만들지만, 지속되는 스트레스는 변연계(정서 뇌)를 손상시키고 전두엽(학습 뇌)의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아이의 뇌가 불안과 긴장 상태에 놓이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해 학습 정보가 장기기억으로 저장되기 어려워지며, 결국 학습 거부, 집중력 저하, 자존감 손상, 감정 조절의 어려움 등 다양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프로그램은 영유아 연령별 뇌 발달에 필요한 적기 자극과 맞지 않는 자극이 영유아기를 넘어 중고등학생, 성인에 이르기까지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를 통해 조명한다.
영유아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놀이'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김효원 교수, 전 한국영재학회 이신동 박사, 강남구 정신과 류한욱 원장은 영유아에게 진짜 필요한 자극은 놀이를 통한 사회·정서 경험이라고 강조한다. 누리과정을 기반으로 한 유치원·어린이집의 놀이 경험은 공감·협력, 감정 조절, 스스로 선택하는 자율성 등 사회·정서 능력을 키우는 과정이다.
이러한 경험이 충분히 쌓여야 '스스로 배우고 싶어지는 힘', 즉 학습동기의 기초가 마련된다. 따라서 조기 선행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충분히 놀고 관계를 맺으며 감정을 경험하는 시간이며, 이것이 아이의 학습 기반을 형성하는 핵심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방송은 유치원 현장을 취재해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놀이 속에서 아이들이 무엇을 기르게 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진짜 학습'의 원동력인 자기 동기와 자율성을 형성하는지 보여준다.
'목수 부모'와 '정원사 부모'-아이의 미래를 바꿀 부모 되기의 방식 제시
프로그램은 부모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고 올바른 양육을 위해 발달심리학자 앨리슨 고프닉이 제시한 두 가지 '부모 되기'의 방식 '목수 부모'와 '정원사 부모'를 소개하며, 아이의 진짜 행복을 위해 부모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지를 고찰하게 한다.
목수 부모는 아이를 목표에 맞춰 세심하게 다듬고 이끄는 양육 방식을, 정원사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탐색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 주는 데 초점을 둔다. 두 방식의 차이는 단순한 양육 스타일이 아니라 아이의 성장 방향과 세상을 배우는 방식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또한 미래 교육과 자기주도학습을 강조해 온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신종호 교수의 가족 일상도 공개된다. 신 교수와 두 아들의 모습은 정원사 부모가 추구하는 양육 방식이 일상에서 어떻게 실천되는지를 보여주며, 자녀의 스펙에만 몰두하는 시대에 부모가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아이의 진정한 행복을 위한 양육의 기준을 제시하는 특집 다큐멘터리 '영유아 사교육 보고서 – 당신은 어떤 부모입니까?'는 6일 오후 2시 10분 EBS 1TV에서 방송되며 E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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