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예능 프로그램 '언더커버 셰프' 홍진주 PD, 윤알음 작가 인터뷰

스타 셰프 샘킴, 정지선, 권성준을 '언더커버 셰프'로 이탈리아에, 중국에 투입시킨 홍진주 PD, 윤알음 작가가 다채로운 제작 비화를 전했다.
최근 tvN 예능 프로그램 '언더커버 셰프'의 홍진주 PD와 윤알음 작가는 서울 마포구 상암 CJ ENM 센터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달 23일 10회를 끝으로 종영한 '언더커버 셰프'는 셰프 샘 킴, 정지선, 권성준이 각각 이탈리아 파르마, 중국 청두, 이탈리아 나폴리의 레스토랑에 정체를 숨긴 채 막내로 위장 취업해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특히 최종회가 최고 시청률 6.2%(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자체 기록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을 뿐만 아니라 정지선은 비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방영 기간 내내 화제를 모았다.
첫 방송 대비 시청률 3배 상승, 10주 연속 동시간대 1위 등 뜻깊은 성과를 낸 홍 PD와 윤 작가는 "(높은 시청률과 인기를) 체감도 실감도 못 하고 있다. 말이 안 되는 (시청률) 숫자가 나와서 '이게 맞나? 잘못 봤나?'라고 생각했다"고 입을 모았다.

스타 셰프들의 막내 취업기는 지난해 말 신규 프로그램을 기획하던 제작진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홍 PD는 "아이템을 짜다가 눈 높은 시청자들의 만족을 채우기 위해 '진짜'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과몰입'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더라. 그 과몰입에는 시청자를 비롯해 직접 출연하는 출연진도 포함된다고 봤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는 건강 기 능식품을 활용해서 토크쇼를 해볼까, 연프(연애 프로그램)를 해볼까 하다가 K푸드가 해외에서 잘못된 형태로 소비되는 사례에 대한 기사를 접했다. 그때 셰프님들을 데리고 식당에 가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다지 신박한 건 아니었지만 (셰프들을) 잠입을 시켜 본다면 어떨지, 막내로 취업하면 어떨지 같은 고민들을 하기 시작했다"고 프로그램 기획 과정을 설명했다.
파르마, 청두, 나폴리 세 곳의 식당은 저마다의 특색과 분위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윤 작가는 식당 섭외 과정에 대해 "가장 중요한 건 '맛'이었다. 제작진이 많은 수의 식당을 찾아 같은 메뉴를 먹었다. 사실 그 과정이 쉽지 않긴 했지만 출연하시는 셰프님들에게도 재미있는, 배울 것이 있는 식당이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홍 PD 역시 "맛, 직원들의 성격 및 성향, 손님들, 주방 체계 등 고려 요소가 굉장히 많았다"며 "발품, 손품을 굉장히 팔았던 단계가 바로 식당을 정하는 단계였다. 처음부터 식당 측이 호의적이진 않았다. 낯선 사람들이 와서 촬영을 한다고 하니, 저라도 그랬을 것 같다. 청두 식당의 조카, 따님 두 분이 의심을 정말 많이 하셨다. 파르마도 그랬다. 라포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식당 선정 과정을 떠올렸다.
윤 작가는 "사실 '이 식당에서 찍어볼까' 정도까지만 해놓고 주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봐야 하지 않나. 좀 더 친밀감을 쌓은 후에는 '우리가 캠 하나만 설치하고 식당을 좀 봐도 되겠냐'는 부탁을 했다. 그 뒤로는 나노 단위로 각 식당들을 관찰하고 파악한 다음 최종 섭외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샘킴, 정지선, 권성준 세 사람은 어떤 과정을 거쳐 '언더커버 셰프'가 되기로 결정했을까. 홍 PD는 "'언더커버 셰프'는 제작진으로서도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프로그램이었다"며 "요리, 식당 등의 생태계를 알아야 했기에 자문을 많이 구하자는 게 기획 초기 단계에서의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섭외는 뒷전이었다.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재야의 고수부터 신참 셰프님들까지, 정말 많은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과정에서 프로그램을 디벨롭했다. 그중 샘킴, 정지선, 권성준 셰프님은 우리 프로그램에 호기심이 많은 분들이었고 주방 막내일 때의 일을 재미있게 풀어 준 분들이기도 하다"며 웃었다.
윤 작가는 "세 분은 '신분을 숨기고 다른 나라 식당에 막내로 들어간다고 생각했을 때 어떠냐'고 물었을 때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 식당 입장에서도, 그곳에 잠입하는 출연자 입장에서도 재미있지 않으면 서로 힘들지 않겠나 싶었다"고 출연진의 반응을 전했다.

'언더커버 셰프'의 묘미는 베테랑인 샘킴, 정지선, 권성준이 예기치 못한 실수를 하거나 낯선 환경, 낯선 사람들 속에 섞이는 과정 그 자체에 있다. 특히 정지선의 경우 자신의 손에 익은 웍과 청두 식당에서 사용하는 웍이 달라 고충을 겪으면서도 특유의 집념으로 결국 웍을 정복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했다.
이에 대해 홍 PD는 "제작진 입장에서도 재미있고, 예상 못한 일들이 많이 발생했다. (정지선의 경우) 아무래도 웍마다 사용하는 근육이 다르니 단련된 근육도 달랐다. 요령은 알아도 5일 안에 (웍질을) 하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정말 대단하시더라"고 밝혔다.
정지선은 스탭밀(직원 식사)로 가장 애를 먹은 출연자이기도 하다. 중국 청두에서 선호하는 매운맛과 정지선이 만든 요리 사이 간극이 존재했기 때문. 그럼에도 정지선은 마지막까지 웍을 놓지 않았고, 비록 메뉴 등극 미션에는 실패했으나 불굴의 의지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정지선의 잠입기에 대해 윤 작가는 "사실 칼판에선 이미 손을 베셨고, 작은 화상도 입으셨다. 제작진이 이것저것 챙겨드리고 했는데 '원래 이런 거다'라며 거절하시기도 했다. 쉬는 시간에도 웍을 절대 놓지 않고 몇 번이나 메뉴 만들기에 도전하시는 모습에 '괜히 저 자리까지 올라간 게 아니구나' 싶었다"고 회상하며 감탄했다.
홍 PD는 "(정지선이) '많이 배웠다'는 말을 정말 많이 하셨다. 사실 누구나 자기가 몰랐던 영역이 더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 쉽진 않을 텐데 정지선 셰프님은 '우리 직원들도 데려오고 싶다. 식당 참 잘 찾았다'고 하시더라"고 정지선의 반응을 전했다.

이탈리아 파르마의 식당에 잠입한 샘킴은 차분하면서도 결단력 있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현지 식당에 절대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밤낮 없이 노력하는 그의 모습에 많은 시청자들이 감명을 받기도.
홍 PD는 샘킴에 대해 "촬영 시작 전부터 (샘킴이) 이미 이탈리아어 공부를 시작하셨다. 수첩이 빼곡할 정도다. 제작진이 출근길에 항상 동행했는데 날마다 '희태의 한 줄'이라고, 본인이 그날 그날 이탈리아어로 (현지 식당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미리 준비하셨다. '이래서 성공하셨구나' 싶었고, 샘킴 셰프님은 정말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윤 작가 역시 "샘킴 셰프님이 인상적이었던 건, 다른 사람을 늘 살피시는 모습이었다. 본인이 식당의 막내 라인인 루, 소렘보다 위로 올라갔을 때도 두 사람을 살피셨다. 루와 소렘 역시 (샘킴 셰프의 승급에) 기분 상해하지 않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셰프님이 막내 시절 본인의 아킬레스건은 소심한 성격이었다고 하셨는데, 그 성격은 안 변하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하지만 그 안에서 강인한 모습을 봤다"고 샘킴의 조용한 카리스마를 치켜세웠다.
홍 PD 또한 "저도 샘킴 셰프님이 세다는 인상을 받았다. 부드럽게 강한 분"이라고 윤 작가의 말에 공감했다.
그런가 하면 권성준은 특유의 넘치는 자신감과 자기 확신이 돋보이는 출연자였다. 유독 바빴던 나폴리 식당에서 빠르게 제 몫을 해내며 신임을 얻은 것. 홍 PD는 권성준과의 촬영을 떠올리며 "제가 많이 혼났다. 출발 전부터 'PD님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혼내더라"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권성준은) 이미 엄청 힘든 촬영이 될 거라고 예상하셨다. 나폴리 식당이 예약 손님들도 정말 많이 바빠서 (권성준은) 두 볼이 빨개질 정도로 쉬지 않고 일했다. 나중엔 저희에게 '손님들 섭외한 거 아니냐'고 할 정도였다. '젊은 나이에 괜히 '흑백요리사2' 우승을 한 게 아니구나, 나를 혼낼 만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어 또 한 번 웃음을 안겼다.

'언더커버 셰프'의 미션은 세 사람이 각자의 메뉴를 만들어 각 식당에 정식 메뉴로 올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세 사람 모두 미션에 실패하는 엔딩을 맞았다.
이에 대해 홍 PD는 "(메뉴 등재가)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한 분쯤은 성공하셔야 하지 않나'라는 소망을 갖고 있었다. 사실 낯선 이의 메뉴를 올리는 건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고 있긴 했다. 다만 우리 프로그램에서 최종 미션 성공 여부가 큰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다. 세 분이 각 식당에서 보내는 5일의 과정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출연진이 베테랑 셰프라는 정체가 공개되던 순간도 빼놓을 수 없다. 샘킴, 정지선, 권성준이 정체를 공개한 순간 각 식당 직원들은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였다. 제작진 입장에서 정체를 공개하는 방식, 속은 사람의 반응 등 고려할 것이 많지는 않았을까.
질문을 받은 홍 PD는 "'식당 직원들이 불편해하면 어떻게 설명하지'라는 걱정을 많이 하긴 했다"면서도 "5일간 셰프님들이 다 정을 쌓고 해온 게 있기 때문에 불쾌해하는 반응은 없었다. 정체 공개 자체도 촬영 마지막 날에 한 거라서 놀라움, 충격, 아쉬움 등 여러 감정이 섞였던 것 같다. 샘킴 셰프님은 촬영이 마무리 된 후에도 한참을 식당에 남아서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셨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특히 권성준의 정체를 들은 현지 식당 선배 안토니오이 눈길을 끌었다. 그저 초보인 줄로만 알았던 권성준이 알고 보니 스타 셰프라는 사실에 혼란을 느낀듯한 반응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홍 PD는 "(안토니오가) 갑자기 어색해하고 쭈뼛쭈뼛했던 것 같다. 휘몰아치는 감정이 고스란히 담겼달까. 정말 감사하게도 모든 분들이 프로그램의 취지를 이해해 주셨다. 자신들의 인생에서도 특별한 이벤트라고 생각하시더라"고 현지 식당 직원들의 반응을 전했다.

유종의 미를 거둔 '언더커버 셰프'는 시청자들의 사랑에 화답하기 위해 스핀오프 제작을 확정했다. 스핀오프는 샘킴, 정지선, 권성준이 막내로 잠입했던 각 식당들의 셰프들이 한국을 찾는 방식으로 진행 예정이다.
홍 PD는 "해외 선배(직원)들 모두 지금 상황과 인기를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아무래도 식당 일은 생업이다 보니 아예 가게 문을 닫고 오는 건 부담이 되는 상황이긴 하다. 어떤 멤버들로 어떤 시기에 올지에 대해서는 논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긴 하지만 올해 중 방영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작가는 "한국인 손님들이 이탈리아 식당들을 많이 찾고 있다고 하더라. 세 분 셰프님들도 식당 선배들과 많이 각별해져서 반가워하는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또한, 홍 PD는 "할 수만 있다면 시청자 한 분 한 분에게 절을 올리고 싶다. 이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물음표가 많았다. 전에 없던 프로그램을 하는 거니까 이 방법이 맞는 건지, 해도 되는 건지 의문이었다. 저는 확실한 것과 현상 유지를 좋아하는 사람인데, 도전을 해도 괜찮다는 걸 깨달은 감사한 경험이었다"고 시청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맛'이라는 것이 평가하는 사람에 따라, 때에 따라 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맥락에서 계급장을 떼고 프로그램에 임하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텐데, 기꺼이 출연해 주신 세 분의 셰프님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샘킴, 정지선, 권성준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윤 작가 역시 "걱정이 큰 프로그램이었다. 한국어가 거의 안 들리는 프로그램 아닌가. 요즘 누가 예능 보면서 자막을 뚫어져라 볼까, 시청자들이 집중을 못하면 어쩌나 하는 고민이 있었는데 이렇게 많은 관심을 보여 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고 뜨거운 사랑을 보내 준 시청자들을 향해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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