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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척척박사] 51.국립민속박물관, 문화 도약 중요 플랫폼!

[행정척척박사] 51.국립민속박물관, 문화 도약 중요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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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주역의 괘중에 상곤하건(上坤下乾)의 태괘(泰卦)와 상건하곤(上乾下坤)의 비괘(否卦)중 어느 괘가 좋은 괘인가? 상식적으로 보자면 하늘이 위에 있고 땅이 아래에 있는 비괘가 좋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땅이 위에 있고 하늘이 아래에 있는 태괘가 오히려 좋은 괘라는 해석도 가능하다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당대 중국의 인기 문화학자 이중톈(易中天)은 그의 저서 중국지혜(中國智慧)에서 그 이유를, 모순 -> 충돌 -> 변화 ->발전이라는 순환의 틀 속에서 찾았다. 다시 말해서 무언가 기존의 가치나 원칙과 다른 것, 즉 모순이 있어서 충돌이 발생하면 어떤 변화가 생기고 그 결과가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필자는 현직에 있을 때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 해외문화원 등 많은 문화관련 기관들의 이전과 개관에 참여했다. 멀리는 1984년에 있었던 국립진주박물관 개관에 국립중앙박물관 회계실무자로서 참여했고, 가까이는 2013년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국제설계공모에서부터 땅파기 공사까지 2년 가까이를 행정책임자로 직접 참여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경우, 1986년, 경복궁 안의 현 국립민속박물관 자리에서 지금은 사라진 중앙청 건물로의 리모델링 및 이전 개관작업, 2005년 용산의 현 국립중앙박물관으로의 신축 이전 개관작업 등 두 차례나 직접 참여하게 되는데 두 번 다 여러 가지 이유로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다.


그 중에서도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것은 두 번 모두 상당히 강력한 반대 의견들이 표출되었었다는 사실이다. 먼저 중앙청 건물로의 이전에 대해서는 건물의 원래 용도가 사무실이었기 때문에 전시중심의 박물관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에서부터 일제 강점의 표상인 총독부 건물에 민족의 자존심인 국가 문화유산을 전시하는 일의 부당성까지 참으로 다양했다.



/사진=pixabay

용산의 현 국립중앙박물관으로의 이전 개관에 대해서도 반대가 심했다. 해당 부지가 조선시대 청나라 군대의 주둔지였기 때문에 영예롭지 못하다는 의견에서부터 한강의 대홍수에 취약하고 땅에 습기가 많아 국가문화유산의 보존에 이롭지 못하다는 것까지 다양한 반대 의견이 쏟아졌다.


모순을 풀어내고 충돌을 이겨내는 변화의 과정은 힘들고 어렵다. 다만, 그러한 변화의 과정이 생략된 발전은 불가능에 가깝다. 만약에 국립중앙박물관이 경복궁 내의 현 민속박물관 건물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면 지금의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이 누리고 있는 이 대단한 국내외적 높은 위상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발전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연이다. 더불어서 그 변화가 우리가 기대하는 긍정적인 발전으로 진전되어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철저한 사전 준비다. 준비가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발생한 변화가 좋은 결과, 즉 발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그리 크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국립민속박물관에 대도약의 큰 기회가 찾아왔다. 파주관이 개관했고 세종특별시에 새로운 국립민속박물관을 세우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대도약의 기회, 즉 변화를 일으킨 에너지는 어디에서 왔을까? 물론 외부적 환경의 변화에 의한 것이라고 간단하게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박물관에서 꽤 오래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필자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무한히 확장 중인 21세기 한국문화를 담아내기에 턱없이 부족한 조직과 인원, 좋은 전시를 실행하기에는 너무나 불편한 현 박물관의 공간구조가 현재의 내부 환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과 같은 대도약의 기회를 갖게 된 것은 오히려 한국생활문화의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 끝없이 헌신한 박물관 사람들이 응축해 내려온 역량이 빚어낸 결과가 아닐까?


세상이 변했다 그것도 아주 크게 변했으며 지금도 쉬지 않고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 생활문화박물관을 자처하는 국립민속박물관이다. 이제 당연히 전 세계의 생활문화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는 K-Culture의 정체성을 완전하게 이해하여 자신들의 조직과 사람들을 그에 맞춰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이 명실상부한 한국의 대표 생활문화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다음의 3단계 꼭 필요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첫째, 자신의 정체성과 역할에 대한 정확한 개념정립과 그에 적합한 명칭의 사용이다. 민속, 생활문화, 한국문화, 박물관, 문화관, 플랫폼! 다 좋다. 그 개념과 명칭이 해당 조직의 기능과 역할을 잘 설명해 주고 강력한 업무 추진에 도움이 된다면 좋은 것이다.


둘째, 필요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마련하는 일이다. 이 일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K-Culture에 대한 깊은 이해다. 도대체 우리 생활문화의 정체성은 무엇이고 그 특별한 정체성이 세계 각국과의 관계 형성을 통해서 창출해 내는 문화적 영향력의 결과는 또 무엇인가?


이와 관련한 기본적 도구로서, 법률적 근거는 이미 마련되어 있다. <문화채육관광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제65조(직무)>에 의하면 "국립민속박물관은 우리민족과 세계 각국의 생활양식o풍속 및 관습과 이에 사용된 자료의 수집o보존o조사o연구o전시o교육 및 교류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고 규정하고 있다.


/사진=pixabay

K-Culture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그 이해의 바탕위에서 세계 각국이 K-Culture와 교류하며 만들어 가고 있는 그들의 생활문화에 대한 콘텐츠를 충실하게 수집o정리하여 모두가 공감하고 활용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업무체계를 분명하게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셋째, 오늘의 생활문화가 전통문화유산으로 발전해 나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한국생활문화유산 플랫폼으로서의 새로운 역할을 스스로 확립하여 실행하는 일이다. 1천 년 전 유물을 찾아내 그 정체성을 확인하고 박물관에 전시하는 일 만으로는 우리 후손들의 문화적 권리 충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게 된다.


이 시간 현재 지속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K-Culture들이 우리들 자신은 물론 전 세계인들과 공유되며 이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로 재탄생하고 있다.


새롭게 탄생하는 이 시대 우리 문화콘텐츠들이 온전한 생명력을 가지고 위대한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길이 후손들에게 전해 질 수 있도록 완성하기 위해, 한국문화의 생동하는 플랫폼으로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이 필요한 역량을 제대로 갖추고 아름답게 재출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영대 행정사법인 CST 공동 대표


문화체육 전문 행정사 법인 CST는

문화예술, 콘텐츠, 저작권, 체육, 관광, 종교, 문화재 관련 정부기관, 산하단체의 지원이나 협력이 필요 한 전반 사항에 대해서 문서와 절차 등에 관한 행정관련 기술적인 지원을 포괄적으로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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