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의 핵심인 적응형 순항제어장치(ACC)가 보급되면서 관련 교통사고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발표한 '고속도로 ACC 사용 중 교통사고 실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5건에 불과했던 ACC 관련 고속도로 사고는 2025년 101건으로 늘어나 5년 사이 약 6.7배라는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연평균 51.6%씩 사고가 급증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과도한 맹신이 심각한 사회적 비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고 유형별로 살펴보면 시스템의 한계와 운전자의 부주의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가장 빈번한 사고 형태는 도로 선형이나 센서 인식 제한으로 인해 차로를 이탈하며 타 차량 또는 공작물과 충돌한 '차로이탈형'으로, 전체의 62.1%(180건)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차로 변경 차량에 대응하지 못한 경우가 18.6%(54건), 전방 저속 차량을 인식했으나 감속하지 못한 추돌형이 14.5%(42건), 공사 구간 등 돌발 현장 회피 실패가 4.9%(14건)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사고가 발생한 환경이다. 블랙박스 영상 등이 확보된 149건의 사례를 정밀 분석한 결과, 사고의 77.2%는 급커브가 아닌 직선 구간에서 발생했으며, 51.7%는 교통 흐름이 원활한 상황에서 터졌다. 기상 조건 역시 84.6%가 '맑음'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되어, 운전자가 전방 주시 태만이나 졸음운전 등 경계심이 가장 낮은 순간에 사고가 집중되었음을 시사한다.
법적으로 ACC는 자율주행 레벨2 수준의 보조 장치일 뿐이며, 사고 시 최종 책임은 전적으로 운전자에게 귀속된다. 도로교통법상 안전운전 의무가 면제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운전자가 시스템을 맹신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사고 예방을 위해 ACC 사용 중에도 상시 개입 준비를 갖춰야 함은 물론, 운전자의 상태를 감시하는 모니터링 장치(DMS) 의무화 등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편리함에 기댄 방심이 연간 100건 이상의 고속도로 대형 사고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기술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는 운전 문화 정착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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