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이 2025년 한 해 동안 전년 대비 26% 증가한 411만 6,321대의 차량을 판매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리 역사상 최초로 400만 대 벽을 돌파한 수치로, 세계 자동차 판매 순위에서도 7위권에 진입했다. 하지만 이렇게 커진 외형만큼 내실은 탄탄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수익성 지표의 하락세다. 지리자동차 홀딩스의 2025년 상반기 매출액은 약 1,503억 위안(한화 약 28조 원)으로 전년 대비 27% 성장했으나, 주주 귀속 순이익은 일회성 자산 매각 이익 등을 제외할 경우 사실상 성장세가 둔화된 모습이다. 특히 그룹 내 프리미엄 전동화 브랜드인 '지커(Zeekr)'는 2025년 3분기에도 약 3억 위안(한화 약 56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늪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지리자동차의 자회사인 폴스타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폴스타는 2025년 상반기에만 11억 9,300만 달러(한화 약 1조 6,000억 원)라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 총 이익률은 -49.4%까지 추락했다. 지리자동차가 폴스타에 3억 달러 규모의 긴급 자금을 수혈하고 채권의 주식 전환을 단행하는 등 구원투수로 나선 이유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폴스타 시가총액은 상장 당시 280억 달러에서 최근 11억 달러 수준으로 96% 폭락했다. 나스닥 상장으로 미래를 그렸찌만 현실은 참담하다.
결국 지리자동차는 지난 12일(현지시각) 더 이상 공장을 건설하지 않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기존 공장을 통합하거나 재활용하는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그간 중국자동차들의 해외 신규 공장 건설은 기업의 글로벌 야망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였다. 지리자동차는 중국 브랜드 최초로 다른 방향을 채택한 셈이다.
결국 지리의 전략은 최소한의 자본 투입으로 최대한의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자본 효율성'에 방점이 찍혀 있다. 지리자동차는 볼보, 폴스타, 로터스, 프로톤, 지커, 스마트 등을 소유한 거대 자동차회사가 됐다. 이런 브랜드들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브랜드의 개성을 살리는 원점으로 지리자동차는 자신의 정체성을 기존 '거대 제조사'의 틀에서 점차 글로벌 제조망의 운영체제(OS)로 재설정하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편, 지커는 한국 진출을 위해 '지커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 코리아'를 설립하고 국내 상표 등록을 완료했다. 업계에 따르면 4월 경 본격적인 행보를 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이 시기 레벨3 자율주행이 탑재된 SUV '9X'를 공개하고 하반기부터 인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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