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이 2026년 중국 시장 보고서를 최근 최신화했다. 이 보고서의 핵심은 그간 고수해온 프리미엄 가격 정책을 사실상 내려놓고 현지 브랜드와의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승부수는 가격이다. 볼륨 모델 중심으로 평균 10%에서 15%까지 전격 인하했다. 회사는 단순히 브랜드의 침체를 넘어 중국 브랜드들의 기술 발전과 가격 공세로 인해 유례없는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공식 가격 인하는 과거의 단발성 프로모션이나 딜러 차원의 할인을 넘어 본사가 직접 브랜드의 가격 지표를 수정한 것이기에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상당수 모델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우리나라 역시 이 가격 조정 영향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구체적으로 C 200 L 모델은 약 3만 3,000위안, GLC 300 쿠페는 약 6만 8,000위안가량 공식 가격이 낮아졌다. 일부 고가 라인업의 경우 최대 6,000만 원 이상의 가격 하락 효과가 유발될 수 있다. 벤츠가 이처럼 파격적인 가격 카드를 꺼낸 이유는 중국 내 딜러망의 붕괴를 막기 위함이 크다.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쌓여 퇴출 위기에 몰린 딜러사들을 위해 본사가 직접 가격을 조정했다.
재고 금융 이자 감면 및 대규모 인센티브를 투입하여 유통망의 숨통을 틔워준 것이다. 하지만 가격 인하만으로는 샤오미나 BYD 같은 강력한 소프트웨어 기반 로컬 브랜드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벤츠는 가격 조정과 동시에 '차이나-포-차이나'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이는 중국 현지 R&D 센터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여 중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기술을 차량에 반영하고자 함이다.
무엇보다 독일이 아닌 중국으로부터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술과 AI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중국 자율주행 기업 모멘타와의 협력을 통해 현지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레벨 2++ 수준의 기능을 탑재하고 바이트댄스와 협업한 AI 음성 비서를 도입하는 등 디지털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러한 공격적인 가격 인하와 기술 투자는 단기적으로 벤츠의 재무 지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벤츠는 2026년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치를 3~5% 수준으로 대폭 낮춰 잡으며 수익성 하락을 공식화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27년까지 중국 현지 생산 부품 비율을 극대화하고 공급망 효율화를 통해 생산 비용을 최대 20%까지 절감하겠다는 구체적인 비용 절감 로드맵을 실행 중이다. 벤츠의 이번 업데이트는 자존심보다는 실질적인 생존 전략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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