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가게를 차린 동업자가 동업자금에 손을 댔다.
통장에서 수천만 원이 사라졌고, 명세도 맞지 않는다. 이런 상담을 받을 때 의뢰인 대부분은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당연히 다 받을 수 있는 거죠?" 그러나 실무의 답은 직관과 다르다. 형사와 민사가 같은 사실을 전혀 다르게 셈하기 때문이다.
먼저 형사다. 동업재산은 동업자 전원의 '합유(合有)'에 속한다. 손익분배 정산이 끝나기 전에는 어느 동업자도 그 재산을 마음대로 처분할 권한이 없다. 그래서 한 사람이 동업재산을 보관하다 임의로 써버리면, 자기 지분이 절반이든 3분의 1이든 상관없이 횡령한 금액 전부에 대해 횡령죄 책임을 진다(대법원 2010도17684, 2000도3013 등). 횡령한 동업자가 "내 몫도 들어 있으니 그만큼은 죄가 아니다"라는 항변이 통하지 않는 이유다.

문제는 민사다. 형사에서 전액에 대해 유죄가 나더라도, 민사 손해배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은 보통 자기 지분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줄어든다. 실제로 동업자금 약 2,400만 원을 빼돌린 사건에서, 형사로는 전액에 대해 벌금형이 선고됐지만 민사에서 피해자가 청구할 수 있다고 인정된 금액은 지분 3분의 1인 약 810만 원이었다(울산지방법원 2022가단115890). 횡령 총액과 회수 가능액 사이에 큰 간극이 생기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민사 재판에 있어 더 까다로운 함정은 법원이 횡령 손해배상 청구를 '정산금 청구'로 재구성하는 경향이다. 한 고등법원 판결은 동업 기간 중의 인출금을 횡령으로 구성해 손해배상을 구하더라도, 그 실질은 동업관계 종료에 따른 청산·정산의 문제라고 보았다. 조합재산에서 생긴 손해배상채권은 원칙적으로 조합원 개인이 아니라 전원에게 합유적으로 귀속되므로, 개인이 직접 '횡령채권'으로 청구하면 부적법해질 수 있고, 정산금으로 재구성되는 순간 상사 5년 소멸시효에 걸려 배척될 위험까지 따라붙는다(서울고등법원 2020나2003688).

그렇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동업의 법적 성격부터 가린다. 공동으로 사업을 경영했다면 조합이지만, 한쪽이 돈만 대고 운영에는 관여하지 못하는 '익명조합'에 가깝다면 출자금은 운영자 재산으로 귀속돼, 오히려 형사 횡령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서울고등법원 2016노56).
둘째, 형사 고소를 병행해 사용처 소명 책임을 상대에게 지운다. 인출 사유와 사용처를 합리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면 불법영득의사가 추단되기 때문이다.
셋째, 민사를 손해배상으로 갈지 정산금으로 갈지 청구 형태와 주체, 시효를 처음부터 설계한다.
동업자 횡령으로 인한 문제 해결은 무턱대고 횡령 고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체계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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