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중국 CATL의 로빈 젠 회장이 전고체 배터리의 조기 대중화 가능성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젠 회장은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대규모 상업화 기준을 차량 100만 대 생산 규모"로 규정하며, 이러한 "산업적 양산은 2030년 이전에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적 한계와 높은 제조 비용으로 인해 초기 전고체 배터리는 25만 위안(한화 약 4,700만 원) 이상의 고가 프리미엄 차량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꿈의 배터리로 주목 받아온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 수장이 암담한 전망을 내놓았다는 점으로 인해 그의 발언은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전고체 배터리의 기술 성숙도(TRL)는 전체 9단계 중 4단계인 실험실 검증 및 프로토타입 제작 단계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 양산의 핵심 걸림돌은 고체 전해질과 전극 사이의 '고체-고체 계면' 저항이다. 구성 요소를 결합하기 위해 6,000기압에 달하는 온간 등수압 압착 공정을 사용하지만, 재료 간의 압축 밀도 차이로 인해 구조적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배터리 내부 저항을 높이고 셀의 열화를 가속화해 대량 생산 적용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당분간 기존 액체 전해질 플랫폼 중심의 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상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5월 기준 CATL의 배터리 탑재량은 33.08GWh로 점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23.12GWh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삼원계 리튬 배터리는 9.96GWh에 그쳤다.
배터리 제조사들이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 연구에 투자를 집중하는 가운데, 일부 완성차 업체들은 단기 대안으로 복합 아키텍처 배터리를 도입하고 있다. 중국 국영 동풍자동차는 2026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산화물-폴리머 배터리 팩 양산을 추진 중이다. 해당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 350Wh/kg을 구현해 1회 충전 시 1,0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며, 영하 30도의 극한 환경에서도 용량의 74%를 유지하는 성능을 입증했다. 드론 택시 기업 이항 역시 선전 네오스의 480Wh/kg 리튬 메탈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하고 해협 교차 비행 테스트를 완료하는 등 특수 분야에서의 활용도를 넓히고 있다.
결과적으로 CATL은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의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총 100억 위안(한화 약 1조 9,000억 원) 규모의 장기 투자를 이어가되, 전고체 배터리가 기존 배터리와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액체 전해질 배터리를 핵심 사업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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