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K가 조성한 펀드의 출자자로서 국민연금이 투입한 국민의 노후자금 수천억원이 홈플러스 사태로 회수 불능 상황에 처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최근 한국 주식시장을 무리하게 떠받치고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일반화된 가운데 손실마저 발생하는 일이 추가되면 국민연금에 대한 비판론이 더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을지로위는 9일 국회에서 국민연금 이사장과의 간담회를 통해 MBK에 대한 추가 투자 중단과 회수 가능한 자금을 조속히 회수하도록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최근 MBK에 대해 직무 일부정지를 포함한 중징계를 의결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국민연금이 더 이상 소극적 태도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라는 것이 정치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이미 MBK로 인해 손실을 봤다는 점이 회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2015년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RCPS 5,826억 원, 보통주 295억 원 등 6,121억 원을 투자했다. RCPS는 주식과 채권의 특성을 모두 지닌 자본성 채권으로 일정 조건에서 원금에 이자를 얹어 상환받을 수 있는 권리와 보통주로 전환할 권리를 함께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올 1월 위험관리·성과보상전문위 회의를 열고 홈플러스 RCPS의 공정가치 평가액을 0원으로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말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홈플러스 RCPS의 공정가치가 약 9,000억 원으로 평가됐지만 실제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전액 손실 처리했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2024년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 투자 보통주의 공정가치 평가액을 0원으로 처리한 데 이어 RCPS까지 전액 상각하면서 MBK 때문에 국민 노후자금 손실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비판이 정치권, 노동계, 시민사회 등에서 제기됐다.
이에 더해 금감원은 제재심 과정에서 홈플러스의 RCPS 조건 변경 과정을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RCPS 조건을 홈플러스에 유리하게 바꿔 상환권을 포기하면서 국민연금 등 출자자(LP)의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낮췄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국은 MBK가 자본시장법상 불건전영업행위와 내부통제 의무 위반 소지가 있는지 검토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선정·관리 기준을 근거로 국민연금의 투자 회수 판단이 MBK의 자금 조달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한다. 기준에 따르면 법령 위반으로 기관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은 운용사에 대해서는 위탁운용사 선정 절차를 중단하거나 취소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연금이 MBK의 11개 펀드에 약 2조5,000억 원을 출자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MBK는 이달 3일 입장문을 내고 RCPS 조건 변경에 대해 "당시 홈플러스의 재무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보전을 통해 투자자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합리적인 운용 판단이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에도 MBK는 "상환 여부를 결정할 주체를 홈플러스로 변경하면 홈플러스의 부채가 줄어들어 재무구조가 개선되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며 "국민연금이 투자한 RCPS와 상환권 조건이 변경된 RCPS는 법적으로 별개이며 국민연금이 투자한 RCPS의 조건은 아무런 변경이 없었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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