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연 LG 트윈스 투수조 조장다웠다. 임찬규(34)가 시작부터 리그 최고의 타자 최형우(43·삼성 라이온즈)에게 홈런을 맞고도 무너지지 않았다. 개인 다승 공동 선두에 오른 날에도 임찬규는 자신이 아닌 전반기를 버텨낸 후배들을 먼저 챙겼다.
임찬규는 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삼성과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LG의 8-2 승리를 이끌었다.
리그 최강 타선에 공이 빠르지 않은 임찬규도 고전했다. 이날 임찬규는 최고 시속 143㎞의 직구 12구와 함께 커브 27구, 커터 7구, 체인지업 28구 등 총 74구를 던져 7번의 헛스윙을 끌어냈다.
시작부터 최형우에게 홈런을 맞아 어렵게 시작했다. 임찬규는 1회말 2사 후 구자욱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뒤이어 최형우에게 바깥쪽으로 떨어트린 체인지업이 우측 담장으로 향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 홈런이 인정되면서 임찬규는 2실점 했다.
경기 후 임찬규는 "지난해 라이온즈 파크와 잠실야구장에서 삼성 상대로 기록이 좋았던 것 같은데, 최형우 선배님이 삼성에 오시면서 힘든 상대가 됐다. (최)형우 선배님 앞에 주자를 주지 말자 생각했는데, 공이 좀 빠져서 앞 타자(구자욱)에게 볼넷을 줬다"고 이때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앞에 김성윤 선수 상대로 슬로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아서 형우 선배도 슬로 체인지업으로 대결했는데 홈런을 맞았다. 이후 빠른 체인지업으로 경기 운영을 바꿨다. 다음부터는 형우 선배와 좀 더 빠른 승부를 겨룰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이후 임찬규는 흔들리지 않았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직구를 차례로 던져 김영웅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는가 하면, 허를 찌르는 변화구로 범타를 끌어냈다. 구자욱에게는 집요한 바깥쪽 승부로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고 르윈 디아즈도 뚝 떨어지는 커브에 방망이를 헛돌리고 말았다.
여기에 장·단 14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도움을 받아 임찬규는 시즌 9승(2패)으로 리그 다승 1위를 질주했다. LG 역시 52승 32패로 삼성(50승 2무 32패)을 1경기 차로 제치고 1위를 탈환했다. 임찬규는 투수조 조장으로서 자신의 다승 1위 등극보단 팀 승리와 전반기 고생한 후배들을 먼저 챙겼다.
그는 "정말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하고 나섰는데, 1위를 다시 탈환하는 데 도움이 돼 뜻깊다. 보통의 정규 경기보다 더 힘든 경기였는데 타선이 많이 도와줬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2026시즌 전반기 LG 마운드는 다사다난했다. 개막 한 달도 안 돼 마무리 유영찬이 팔꿈치 수술로 이탈하는가 하면, 지난해 우승을 함께했던 외국인 투수 요니 치리노스도 부진으로 교체됐다. 지난해 좋은 활약을 했던 송승기, 앤더스 톨허스트 등의 부진도 겹치면서 LG는 힘겹게 1위를 지켜냈다.
임찬규는 "전반기에 치리노스와 (유)영찬이가 빠지면서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고민이 많으셨다. 선수들은 못 할 때 질타를 받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그런 위기에 있는 동생들에게 '잘 이겨내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올해 빛을 본 (김)진수처럼 지금의 부진도 부질없는 시간이 아니라는 걸 알고 동생들이 힘내줬으면 좋겠다. 내일(9일) 경기를 꼭 잡아서 전반기를 1위로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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