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중고차 시장에 만연한 '깜깜이' 수수료와 부실 점검, 불공정 거래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선다. 국토교통부(장관 김윤덕)는 6일 국무총리 주재 제12회 국가정책조정회의 논의를 거쳐 '중고차 소비자 보호대책'을 최종 확정·발표했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연간 250만 대 거래, 2025년 수출 88만 대를 기록한 주요 산업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업계로 손꼽혔다.
중고차 소비자 보호대책을 살펴보면 우선 중고차 판매 가격 투명성이 크게 부각됐다. 매매업자가 인터넷 플랫폼에 중고차 광고를 게재할 때 차량 가격 외에 매도비(관리비), 성능보험료 등 모든 수수료를 합산한 '총 지불 금액' 표시가 의무화된다. 소비자가 매장에 방문한 뒤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했던 폐단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성능·상태점검의 신뢰성을 높이고 판매자의 보증책임도 대폭 강화된다. 중고차 민원의 80%에 달하는 점검기록부 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점검 세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침수나 사고이력 등 주요 항목의 점검 오류에 대해서는 고의성 여부와 무관하게 영업정지 등 무과실 제재를 부과한다. 특히 지난 5년간 보험료가 2.2배 급증하고 사업비율이 44%에 달했던 기존 점검자 성능보험을 매매업자(판매자) 의무보험으로 통폐합한다. 이를 통해 보장 기간과 범위는 확대하고, 제조사 보증 제외 등으로 실질적인 보험료 부담은 낮출 예정이다.
소비자 피해보상을 위한 환불 제도도 도입된다. 구매 후 7일 이내에 엔진 등 차량 주요 장치에 중대한 하자가 발생해 수리비가 매매가격의 30% 이상이거나 수리기간이 30일 이상을 초과할 경우 '소비자가 매매 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매매업자별 하자발생률 및 손해율을 매년 투명하게 공시하고 우수사업자를 지정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기로 했다.

아울러 '내차팔기' 플랫폼이 진단 오류에 따른 손해를 영세 딜러에게 전가하거나 이용을 제약하던 불공정 관행을 차단하고 실손해 보상기준도 나왔다. 딜러 귀책사유가 아닌 사유로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지 없도록 하는 제도다. 플랫폼 기업에 대한 과징금 부과 근거를 신설하고 국토부 장관의 행정처분 권한도 추가된다. 국토부는 오는 9월 중 관련 법령 개정안을 발의하고 세부 TF를 가동해 대책을 조속히 시행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낡은 관행과 제도를 바로잡아 소비자는 안심하고 거래하고 사업자는 정당하게 평가받는 공정하고 투명한 중고차 시장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국토부의 이번 조치에 따라 중고차 업계에선 상황 파악과 입장을 정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단보증협회는 입장을 추후 표명하겠다고 했고, 총 지불금액 의무 표시화를 진행해야 하는 B2C 광고 플랫폼 기업 관계자 "딜러의 직접 입력을 이끌어 내야 하겠지만, 제도의 정착까진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림대 김필수 교수는 "중고차 업계에 던지는 선전포고와 다름 없다. 시장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 공무원들의 횡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상당수 중고차 단지 조합장들 역시 "이렇게 막 나가도 되는 지 모르겠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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