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둘러싼 MBK·영풍 측의 과거 행보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고려아연은 최근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명칭과 표지를 무단 사용했다며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을 경찰에 고발했다.
특히 MBK·영풍 측이 최근 입장문 등을 통해 "프로젝트 자체를 막기 위한 게 아니라 편법적인 신주 발행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과거 발언 등이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과거 MBK·영풍 측의 이사회 표결과 법원 가처분 소송 당시의 언급과 공식 보도자료 등을 볼 때 이 같은 주장은 과거 입장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MBK·영풍은 당시 프로젝트를 두고 '야합', '아연 주권 포기', '국익에 반하는 결정'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사업의 구조뿐 아니라 추진 목적과 경제·안보적 효과 전반을 비판했다.
일부 매체 보도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열린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영풍·MBK 측 추천 이사들은 미국 제련소 건설과 투자 유치, 합작법인 출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 프로젝트 관련 6개 안건에 모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MBK·영풍 측 인사는 "6개 안건이 실질적으로 하나로 연결돼 있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반대하는 이상 나머지 안건에도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 정부와 투자자들의 참여를 전제로 설계된 프로젝트의 핵심 거래 구조를 모두 부결시키려 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프로젝트 추진 자체가 어려워지거나 차질을 빚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MBK·영풍 측은 또 당시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면 미국 정부와 전략적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사업 구조 일정을 넘어 추진 자체가 차질을 빚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MBK·영풍 측은 지난해 12월 법원에 제출한 준비서면 등에서 해당 사업과 투자 구조를 두고 경영권 보전을 위해 고려아연의 이익을 희생한 미국 정부 등과의 '야합'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확인됐다.
프로젝트 발표 당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도 '아연 주권 포기', '국익에 반하는 결정', '경영권 방어용 백기사'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당시 보도자료 내용만 보면 신주 발행 방식뿐 아니라 미국 제련소 사업 전반에 대해 상당부분 부정적으로 평가하거나 문제 제기에 나선 것으로 읽힐 여지가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MBK·영풍 측이 최근 미국 현지에서 '프로젝트 크루서블' 명칭을 내건 리셉션을 개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7월 테네시주 정부 관계자와 지역사회 인사, 언론인 등을 초청해 리셉션을 열었다.
행사에는 윤종하 MBK 부회장과 장세환 영풍문고홀딩스 대표가 참석했다. 장 대표는 영풍 석포제련소 기술이 프로젝트에 적용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MBK·영풍 측은 행사 진행 과정에서 'crucibleTN.com' 도메인을 등록한 뒤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이 같은 행위가 영풍·MBK 측이 프로젝트의 공식 추진 주체이거나 고려아연과 협력 관계에 있는 것처럼 오인하게 할 수 있다며 부정경쟁방지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반면 영풍·MBK 측은 프로젝트 명칭이 등록상표가 아니며, 최대주주로서 미국 정부와 지역사회에 사업을 설명한 것은 정당한 주주 활동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이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프로젝트 관련 안건에 모두 반대하고, 가처분을 제기하는가 하면, 법적 공식 문서 등에서 사업을 '야합'과 '국익 훼손'으로 규정했던 것을 고려하면 "프로젝트 자체에는 반대한 적이 없다"는 최근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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