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풍 석포제련소의 토양오염 범위가 행정당국이 당초 파악한 규모보다 더욱 넓다는 의견의 나와 주목된다. 일부 구역에서는 행정명령 대상량의 3배가 넘는 오염토가 추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경북도로부터 제출받은 '석포제련소 토양정화사업 토양정화 이행률' 자료에는 오염토가 당초 추정치보다 훨씬 많은 양이 발견된 사실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명령이 내려진 영풍 석포제련소의 전체 정화대상 토량은 81만5203.7㎥였는데, 실제 굴착과 정화 과정에서 오염토가 추가로 확인된 내역만 12만5,000㎥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추가 확인된 오염토 가운데 구리를 추출하기 위한 중간재인 동스파이스를 보관하는 장소에서는 당초 정화 행정명령 대상량(2만4545㎥)의 3배가 넘는 7만4170㎥의 오염토가 추가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화 작업도 더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말 기준 영풍 석포제련소의 누적 정화 실적은 43만7121.5㎥로 행정명령 물량 대비 53.6%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봉화군으로부터 이행 완료 판정을 받은 곳은 3공장과 사원주택 일부 부지, 하천부지 등 3곳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제외한 구역 중 행정명령 물량의 50% 이상을 정화한 곳은 1공장뿐이었다. 2공장은 12.0%, 주변 지역은 27.0% 정화율에 머물렀다.
당초 봉화군은 2015년 4월 최초 정화명령을 내리고 2년 안에 작업을 마치도록 했다. 하지만 영풍은 이에 대해 기간 연장 요구와 행정소송으로 응대했고 재명령이 이어졌다. 또 영풍은 2021년 다시 내려진 공장 내부 오염토양 정화명령 역시 2025년 6월 말까지 이행하지 않아 고발 조치와 재명령을 받은 상태다. 이 외에 비소만 검출된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오염의 책임을 둘러싼 소송까지 지속되고 있다.
환경 문제는 토양에 그치지 않고 있다. 2020년 정부 특별점검에서는 제련소 부지 내부와 하천변의 지하수 조사 지점 108곳 모두에서 카드뮴이 수질 기준 이상 검출됐다. 당시 무허가 대기배출시설 운영과 무허가 하천수 취수, 폐기물 부적정 보관 등의 법령 위반 사항도 적발됐다.
이헌승 의원은 "2015년 내려진 토양정화명령이 10년이 넘도록 완료되지 않았고, 일부 오염에 대해서는 책임조차 다투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 사업자의 자율적 개선에 맡겨둘 것이 아니라 이전·재배치를 포함한 책임성 있는 근본 조치를 통해 석포제련소를 둘러싼 환경오염의 악순환을 조속히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풍의 환경오염 논란은 또한 법적·회계적 문제 및 오너 일가에 대한 책임론으로도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낙동강 상류 환경피해 주민대책위원회와 영풍제련소 봉화군대책위원회는 지난 1월 환경부가 국회에 공개한 석포제련소의 향후 토양 정화비용 예상액과 영풍이 2024년 반기보고서에 반영한 충당부채를 비교한 결과 약 956억원의 차이가 확인됐다고 주장하며 영풍과 장형진 영풍 고문 등을 고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영풍이 제련소 주변 지역 오염 토양 정화 명령과 관련해, 법적 정화 의무가 명확한데도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석포제련소 주변 오염토양과 지하수 정화 의무에 따른 충당부채를 인식하지 않거나 과소계상했다고 판단했다. 조업정지의 영향을 유형자산 손상평가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아 손상차손을 줄여 계상한 사실도 지적했다.
이에 금융위는 지난 7월 영풍에 회계 관련 단일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204억7,41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의결한 바 있다.
또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는 지난달 석포제련소의 낙동강 중금속 오염 의혹과 관련해 장 고문의 환경범죄단속법 및 토양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를 재수사하도록 결정한 바 있다. 사건은 기존 수사를 맡았던 서울 강남경찰서가 아닌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이송됐고 이에 대책위는 검찰의 회계 사건과 경찰의 환경범죄 사건을 연계해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석포제련소의 영업중단 조치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지난달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헌승 의원의 석포제련소 이전·폐쇄 관련 질의에 "낙동강 전체 식수원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되면 저희로서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는 (석포제련소의) 영업을 중단시키는 일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또 같은 자리에서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석포제련소의 통합환경허가 조건과 과징금 수준을 문제삼았다. 김 의원은 "기한 위반이면 그대로 (석포)공장을 폐쇄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통합 관리 조건에 대한 위반 사유가 충분함에도 행정 소송을 통해 버티면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의원님의 취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