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감독원과 영풍측이 영풍의 환경정화 충당부채 회계처리를 둘러싸고 회사 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금감원은 환경당국의 정화명령과 충당부채 추정 가능성을 회사가 인지했다고 판단했지만, 영풍은 서울 본사 재경팀이 석포제련소 정화팀으로부터 정화명령 자체를 보고받지 못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증권선물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증선위는 영풍의 사업보고서와 연결감사보고서 등에 대한 조사·감리 결과 조치안을 심의했다. 공개 의사록에는 회사명이 '㈜OO'로 익명 처리됐으나 이후 금융당국의 조사·감리 결과를 통해 해당 회사가 영풍이며 석포제련소 토양·지하수 정화 관련 충당부채 등의 회계처리가 제재 대상이 된 사실이 공개됐다.
금감원은 환경정화 충당부채 관련 4개 지적사항 가운데 3건의 위반동기를 '고의', 나머지 1건을 '중과실'로 판단했다.
증선위 심의에서 한 위원이 "환경정화 충당부채 4가지 중에 하나는 중과실 판단을 하고, 다른 세 가지는 고의 판단을 하셨는데 혹시 차별적인 특색이 있을지"라고 묻자 금감원 측은 "고의지적 3개는 환경당국의 정화명령이 있었고 추정이 다 가능한 상황인 것을 회사가 인지를 하고 있는 부분에서 확실히 차이점이 있음"이라고 답했다.
증선위는 회사 측 소명 등을 검토한 뒤 이 같은 위반동기 판단을 유지했다. 심의 과정에서는 외감법상 고의와 형사법상 고의의 차이도 논의됐다. 최종적으로 기존 동기판단을 유지하면서 검찰 고발 등 형사상 조치는 제외했다.
영풍은 내부 업무 과정에서 발생한 정보 전달 문제라며 고의 판단에 반박했다. 영풍 측 진술인은 "회계 업무를 맡은 재경팀은 서울 본사에 있고 토양·지하수 정화를 담당하는 정화팀은 경북 제련소에 있다"며 "양 측 근무자들 간에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고 그로 인해서 오해를 살만한 행동이 있었다는 것은 맞으나 고의로 그런 것은 아님"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임야 정화명령에 대해서는 "재경팀이 정화명령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석포제련소 정화팀으로부터 보고를 받지 못해서 알지 못했고 그에 따라 감사인한테도 설명을 하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영풍의 설명대로라면 환경정화와 관련한 핵심 규제 정보가 제련소 현장 조직에서 본사 회계 담당 조직으로 전달되지 않은 것이다. 환경정화 의무가 재무제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부서 간 의사소통 문제와 별개로 내부보고와 회계 관련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외부감사 과정에서 관련 자료가 어떻게 전달됐는지를 놓고도 양측 설명이 엇갈렸다. 감사인 측은 2021년과 2022년 감사 당시 변동된 정부 공문과 토지정화계약서를 요청했지만 회사가 제련소 주변 지역의 자연기원 불승인 공문과 2022년 추가 체결한 토지정화계약서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감사인은 영풍 재경담당자와 제련소 담당자를 인터뷰했으나 추가 변동 상황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고 밝혔다. 영풍은 감사인이 해당 공문과 추가 계약서를 구체적으로 요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주변 임야 정화명령도 쟁점이 됐다. 영풍 측 진술에 따르면 금감원은 영풍이 2023년 정화명령을 감사인에게 설명하지 않았고 2025년 감리 과정에서도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영풍은 재경팀이 정화명령의 존재 자체를 보고받지 못했기 때문에 감사인에게도 설명하지 못했다고 맞섰다.
이런 사실만으로 영풍이 외부감사나 금융당국 감리를 의도적으로 방해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환경 관련 정보가 현장 조직에서 본사 재무조직으로 전달되고 재무보고와 외부감사에 반영되는 과정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는 이번 사안에서 따져봐야 할 문제로 남은 상황이다.
증선위에서는 농지오염에 따른 배상 문제도 거론됐다. 한 증선위원이 농지오염 대상에도 충당부채가 필요한지를 묻자 금감원 측은 "배상문제까지도 들어가야 되는 상황"이라면서도 배상 관련 논의가 전혀 없어 신뢰성 있는 금액 추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지적사항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영풍은 금융당국의 회계처리기준 위반 및 제재 판단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일부 주요 제재의 효력을 본안 판단 때까지 정지했다. 집행정지 결정은 회계처리기준 위반 여부에 대한 본안 판단과는 별개다.
금감원은 '회사가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고 영풍은 '본사 재경팀은 보고받지 못했다'고 맞섰다.
이에 한 관계자는 "어느 쪽 설명을 따르더라도 현장 환경정보가 회사의 회계 판단과 외부감사까지 어떻게 전달되고 관리됐는지는 이번 논란에서 피하기 어려운 질문으로 남는다"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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