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erdict
거대한 장점으로 웬만한 약점은 보이지도 않는 초대형 전동화 SUV
Good
- 저 덩치인데… 한번 충전에 739km를 갈 수 있다면
- 한 명 몫은 하는 것처럼 든든한 슈퍼크루즈, V8 엔진의 호쾌함도 잊게 만든다
Bad
- 공차중량 4210kg을 버티는 24인치 휠과 타이어는 교체 시기가 되면 막막해진다
- 2억 7757만 원이라는 가격은 왜? … 때문입니까?
Competitor
- 제네시스 GV90 : 같은 덩치에 한층 더 화려한 내외관과 압도적인 외모
-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 : 화려한 인테리어와 가속감은 잊을 수 없다

캐딜락은 미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다. 유럽과는 럭셔리를 풀어내는 방식이 다르다. 캐딜락 브랜드로 대표되느 북미형 럭셔리 요소로서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점은 바로 '거대함'. 이 역할은 캐딜락 중에서도 에스컬레이드의 전유물이었다. 캐딜락이라는 브랜드를 초월한 차가 에스컬레이드라는 관점은 바로 이 '거대한 럭셔리'라는 키워드를 대표하는 차였기 때문이다. 북미형 럭셔리의 증거가 바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인 이유다. 그리고 이번에 시승한 차는 에스컬레이드 IQ. 캐딜락은 자사의 전동화 모델에 IQ를 붙이기 때문이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는 전동화 시대에 더 강력해진 에스컬레이드의 새로운 챕터를 여는 청사진과 같은 존재다. 전장 5715mm에 휠 베이스만 3460mm라는 육중한 차체에 250kWh짜리 거대한 리튬이온 배터리를 차체 바닥에 깔았다. 웬만한 패밀리 전기 SUV 두 대 몫을 하나에 담은 셈이다. 덕분에 한번 충전에 739km를 내달릴 수 있지만 아무것도 싣지 않은 차체 무게만 4210kg으로 매우 무거워졌다. 자동차는 무거워지면 단점만 부각되기 마련이다. 가속과 감속은 버거워지고 무게를 지탱해야 하는 탓에 더 많은 장비들이 담긴다.


여느 브랜드라면 이런 요소를 극복하기보다는 다른 우회 방법을 채택했을 터. 하지만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DNA는 달랐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는 24인치로 휠 사이즈를 키우고 편평비 275 사이즈의 압도적 크기를 가진 타이어를 채택했다. MRC 기술을 반영한 에어 서스펜션과 거대한 휠 하우스는 이 차의 존재감을 단 한 번에 각인시키는 중요한 요소다.

이 큰 휠을 굴리기 위한 전륜/후륜 합산 최대토크만 108.5kg.m에 이른다. 사실 이 정도 힘이 아니고선 저 큰 휠과 타이어를 제어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전동화 SUV 특히 에스컬레이드 IQ 정도 덩치가 되는 차가 아니면 넘볼 수 없는 크기인 이유다. 정격 전압과 용량 350 V / 596 Ah 또한 이 차급에서나 가능한 수치다. 단순한 숫자의 나열일지라도 다른 전기차에선 엄두도 내지 못할 것들이다. 북미식 럭셔리로서 캐딜락이 지켜온 영역에서 가능한 것들이다.

외모는 기존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비슷하지만 세부적으로 보자면 또 한참이나 다르다. 우선 쿠페 라인으로 떨어지는 D필러 이후 트렁크 리드는 아찔하면서도 멋스럽다. 폐쇄적이면서도 화려한 불꽃놀이는 보는 듯한 LED 램프 라이트로 가득 채운 전면부도 에스컬레이드 IQ만의 전유물로 꾸몄다. 차량 한대 분에 이르는 프렁크 용량만 345리터. 여기에 3열을 모두 세우고도 공간감 넘치는 리어 트렁크 용량도 668L에 이른다. 적재용량만 따지면 내연기관 에스컬레이드보다 한수 위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의 백미는 인테리어다. 큰 파도가 덮치는 듯 넓게 펼쳐진 55인치 커브드 LED 디스플레이는 거실 같지만 분명 자동차의 것이다. 여기에 고정식 글라스 루프, 화려한 앰비언트 라이트와 보드랍기 그지없는 가죽 시트에 말랑한 쿠셔닝의 시트 촉감 그리고 헤드레스트 속 숨겨진 스피커와 조화롭게 꾸민 편의 장비는 널찍한 공간감과 어우러져 최상급의 실내 분위기를 자아낸다. 유럽식 럭셔리 자동차의 실내공간과는 분명하게 구분되는 지점이다.

2열은 캡틴 시트로 3열로 들어가는 공간적 제약을 없앴는데, 전체 공간의 활용도를 크게 올리는 주요 포인트로 작용했다. 덕분에 넓고 여유로운 데다 시각적으로도 상쾌하다. 고급차답게 냉온열 시트는 물론 마사지 기능을 담고 있었고, 센터 콘솔 하단에는 냉장고까지 갖추고 있었다. 무엇을 기대하던 그 이상의 가치를 발휘한다.
바디 온 프레임 차체 구조를 버리고 모노코크로 돌아선 유럽식 SUV들과는 달리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꾸준하게 바디 온 프레임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 차체 구조의 단점들을 끈질기게 개선하는 묘수를 발전시켰다. 덜컹거리고 무거운 단점을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부싱을 개선하고, MRC 에어 서스펜션으로 극복했으며, 주행 상황에 맞춰 차고를 조절하는 식으로 단점은 장점으로 개선했다. 반면 바디 온 프레임의 장점은 더 키웠다. 덕분에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는 4톤이 훌쩍 넘는 무게임에도 오프로드 모드를 포함해 다양한 주행모드를 발휘한다.

특히, 에스컬레이드 IQ 만의 '어라이벌 모드(Arrival Mode)'는 후륜 조향 기능을 이용해 차량이 대각선 방향으로 주행하도록 하여 도심의 주차 상황이나 좁은 도로에서 정교한 기동성을 발휘한다.
다만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는 강력한 출력이라고 하더라도 덩치가 워낙 크고 무거워 기민한 조작을 통한 재미는 없다. 이 차의 매력은 전혀 다른 지점에 있다. 육중한 거구의 차체를 스티어링 하나로 조작하는 주행의 순간은 묘한 쾌감을 느끼게 만든다. 특히 후륜 조향 기능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다. 아마도 이 기능이 없었다면 도심 주행은 정말 답답할 뻔 했을 정도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의 슈퍼크루즈 또한 주행의 쾌감을 완성하는 데 일조한다. 손을 완전히 뗀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브랜드 최초다. 고속도로 및 주요 간선도로에서 지도 기반의 주행보조 방식으로 장거리 이동간 피로도를 크게 낮출 수 있었다. 스티어링 휠 안쪽에 초록색 LED바가 켜지는 터라 작동의 여부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정숙성이다. 전기차 특유의 적막함에 더해 뛰어난 방음 효과는 외부 소음이 들이칠 구석을 모두 막았다. 또한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과 전기차 사운드 향상 기술이 결합된 통합 소음관리 시스템은 일말의 소음조차 상쇄시킨다. 정숙한 차는 운전자의 주행 집중도를 끌어올릴 수 있어 자연스럽고 섬세한 주행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탑승자를 모두 태우고 짐을 가득 실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는 5톤에 육박한다. 그런 차가 페달에 약간의 무게를 태우는 것만으로도 쉽사리 튀어나간다. 회전 구간에서는 속도는 늦춰도 무게감이 상당하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는 차체가 높아 시야가 탁 트인 데다 육중한 무게 덕에 일단 속도가 붙은 채 쭉 뻗은 도로를 달리는 맛이 더할 나위 없이 상쾌했다. 이 차급에서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만이 가능한 상쾌한 맛이다. 한 덩치 하는 이 차의 제동력은 걱정할 부분이 아니었다. 4륜 디스크 브레이크는 회생제동 시스템과 맞물려 웬만한 중형차와 비슷할 만큼 안정감있는 제동력을 낼 수 있었다.
에스컬레이드 IQ는 2830kg인 내연기관차 대비 1380kg이나 더 무겁지만 사실상 이 무게가 제약으로 느껴지진 않았다. 초반부터 힘을 꺼내 쓸 수 있는 전기차 특유의 작동 방식에 들어맞았기 때문이리라. 아울러 제동과 조향 등 역시 어느 한 부분 나무랄 만한 데가 없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는 그간 에스컬레이드가 보여준 것처럼 등장만으로도 위압감이 들 만큼 압도적인 크기와 성능을 자랑하는 차다. 전동화 시대 그 가치를 오히려 더 향상시켜 '역시 에스컬레이드'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에스컬레이드 위에 에스컬레이드 IQ'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든 면에서 이 차는 에스컬레이드를 뛰어넘는 가치를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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