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영풍•MBK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지 2년이 지난 현재, 당시 장형진 영풍 고문이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를 두고 내렸던 '믿음직한 회사'라는 평가가 업계 안팎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MBK의 최대 포트폴리오 기업 중 하나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데 이어, 그 과정에서 MBK의 경영 방식과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장 고문이 고려아연을 경영할 파트너로 MBK를 선택하면서 내세웠던 판단의 근거가 신뢰를 잃고 있다는 시선이 적지 않다..
홈플러스는 2025년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방식인 차입매수(LBO)와 자산 매각 등 경영전략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지며 사회적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검찰은 김 회장 등 MBK 경영진이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대규모 단기채권을 발행한 뒤 기업회생을 신청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혔다고 보고 있다. 김 회장 등은 특경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김광일 MBK 부회장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두 차례 소환해 조사한바 있다.
다만 법원은 지난 1월 김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등 경영진 4명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구속할 정도의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MBK 측은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그동안 기업회생을 통한 회사 정상화 노력이 수사 과정에서 오해받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재계에서는 MBK에 대한 장 고문의 판단을 냉정이 평가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홈플러스 사태 이전에도 MBK가 LBO 방식으로 인수한 기업들의 재무 상황이 악화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선방송사업자(SO) 딜라이브와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다. 이들 기업 역시 차입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재무 상황이 악화했다는 지적이 언론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
장 고문 스스로 MBK에 대해 "여러 가지 조사하고 믿음직한 회사라고 판단했다"고 밝힌 만큼, 당시 파트너 선정 과정에서 기존 투자 사례와 경영 성과가 어떻게 평가됐는지도 다시 주목받는 대목이다.
지난 2년간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 성과가 엇갈리면서 장 고문의 당시 판단이 재조명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106분기 연속 영업흑자 기록도 이어갔다. 나아가 미국 테네시주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 경쟁에서 주요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영풍의 실적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영풍은 지난해 영업손실 2592억 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결국 2년 전 장 고문이 MBK와 손잡으며 내세웠던 장기적인 회사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라는 판단의 근거를 두고도 충분히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것이다..
MBK의 대표적인 포트폴리오 기업에서는 경영 위기가 불거졌고, 장 고문이 전문경영진 체제를 강조해 온 영풍 역시 석포제련소의 낮은 가동률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반면 현 경영진이 이끄는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 속에서도 실적과 투자 측면에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결국 장 고문이 2년전 말한 "우리보다 더 좋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와서 회사 가치를 올려놓으면 더 좋고, 회사도 오래 갈 것 같았다"라는 내용에 회의적인 반응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