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풍이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맺은 경영협력계약상 콜옵션 조항을 둘러싸고 배임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KZ정밀이 영풍 측의 입장 발표를 "핵심을 비껴간 공허한 설명"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고 비판했다.
KZ정밀은 영풍이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주식의 '공개매수가격 연동 조항'을 포기하고 고정가격 방식으로 계약을 변경한 진짜 이유를 주주와 시장 앞에 명확히 소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풍과 MBK 측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지난 2024년 9월 13일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착수하며 경영협력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는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257만91주를 대상으로 한 콜옵션이 설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논란은 옵션 가격 산정 방식이다. 당초 최초 계약은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이 오르면 콜옵션 행사 가격도 함께 상승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공개매수가 인상 하루 전 이 조건이 돌연 변경됐다. 변경 후 콜옵션 가격은 주당 70만 원에 연 5%의 이자를 더하는 방식으로 고정됐으며, 이후 최초 66만 원이었던 공개매수 가격은 75만 원을 거쳐 83만 원까지 잇달아 올랐다.
이에 시장과 언론에서는 주가 상승기에 권리가 행사될 경우 영풍의 손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배임 성립 가능성을 제기했다. 영풍이 계약 체결 당시 손실 발생 가능성을 인지했는지, 가격 연동 구조가 왜 영풍에 더 불리할 수 있는 고정가격 방식으로 변경됐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다.
영풍은 최근 입장문을 통해 변경 경영협력계약상 최초 기준가격 70만 원에 연 5%가 가산되어 현재 옵션 행사 가격은 77만 원이라고 밝혔다. 또한 고려아연 배당금을 지속적으로 수령할 수 있고 반대급부인 풋옵션도 설정돼 있어 투자금을 안정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장기투자'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KZ정밀은 이러한 영풍의 설명이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개매수가 인상을 직전에 두고 왜 영풍에 독이 될 수 있는 방식으로 계약 조건을 변경했는지에 대한 해명이 전혀 담겨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해당 콜옵션은 일정 시점 이후 단기간 내 행사가 가능하고, 행사 여부와 시점마저 MBK가 결정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위험을 숨긴 채 유리한 측면만 부각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KZ정밀은 영풍이 정말 계약에 문제가 없다고 확신한다면 일부 조건만 발췌해 정상 계약이라 주장할 것이 아니라 관련 근거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혹 해소를 위한 구체적 자료로 ▲최초 경영협력계약 및 후속 변경계약 전문 ▲옵션 가격 산정 근거 및 가치평가 결과 ▲이사회 의사록 및 외부 자문자료 등을 꼽았다.
KZ정밀 관계자는 "핵심 자산 중 하나인 고려아연 주식의 공개매수가격 연동 조항을 포기한 이유와 고정가격 변경을 주도한 의사결정 주체를 밝혀야 한다"며 "이것이 대형 상장사로서 주주와 시장에 져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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