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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고려아연 콜옵션으로 투자 부담 낮추나...주주 이익 침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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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고려아연 본사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서울 고려아연 본사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MBK파트너스(MBK)가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 과정에서 높은 가격에 매입한 주식의 투자 부담을 영풍으로부터 확보한 콜옵션을 통해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기존 평균 매입단가보다 약 18% 낮은 가격에 영풍 보유 지분을 추가 취득할 수 있는 계약 구조가 확인되면서, 영풍이 자사 주주들의 이익보다 MBK의 투자 부담을 줄이는 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와 관련 보도에 따르면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매입한 주식의 평균 취득단가는 주당 약 94만원으로 알려졌다. 반면 영풍 측으로부터 확보한 콜옵션의 행사 가격은 2026년 10월 기준 주당 약 77만원이다. 기존 평균 매입단가보다 약 17만원, 비율로는 약 18% 낮은 수준이다.

MBK와 영풍 측이 2024년 9월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에는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257만91주를 대상으로 MBK 측이 일정 조건에서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콜옵션 행사 가격은 주당 70만원을 기준으로 매년 5%에 해당하는 3만5000원을 가산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계약 체결 후 2년이 지난 2026년 10월 기준 행사 가격은 주당 약 77만원으로 산정된다.

MBK가 해당 주식 257만91주를 모두 주당 77만원에 취득한다고 가정하면 필요한 자금은 약 1조9790억원이다. 같은 수량을 기존 평균 매입단가인 94만원에 취득할 경우 약 2조4159억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 가격 차이는 약 4369억원에 달한다.

이는 실제 확정된 투자비 절감액이 아닌 가정에 따른 비교 금액이다. 다만 MBK가 콜옵션을 행사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지분을 추가 확보할 경우 기존에 매입한 주식과 합산한 전체 평균 취득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논란의 핵심은 콜옵션 가격 산정 방식이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인상을 앞두고 변경됐다는 점이다.

당초 2024년 9월 체결된 경영협력계약에는 공개매수가격 변동을 콜옵션 행사 가격에 반영하는 구조가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측은 같은 달 25일 후속 변경계약을 통해 기준가격을 주당 70만원으로 정하고 매년 5%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산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계약 변경 다음 날인 9월 26일 고려아연 공개매수가격은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인상됐다. 이어 10월 4일에는 83만원까지 올랐지만, 변경 계약에 따라 콜옵션 기준가격은 주당 70만원으로 유지됐다.

당초 공개매수가격 연동 방식이 유지됐다면 공개매수가 인상분이 콜옵션 행사 가격에도 반영될 여지가 있었다. 이에 따라 영풍이 가격 산정 방식을 변경하면서 어떤 경제적 이익을 확보했는지, 향후 고려아연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 기회를 일부 포기한 것은 아닌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영풍 주주인 KZ정밀은 경영협력계약이 영풍과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취지로 영풍 이사진 등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KZ정밀은 공개매수가격 인상을 앞두고 콜옵션 가격 산정 방식을 변경한 경위와 당시 이사회 의사결정의 합리성을 문제 삼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최초 경영협력계약과 변경계약 전문을 비롯해 이사회 의사록, 외부 자문자료, 옵션 가치평가 자료 등의 공개를 요구했다.

KZ정밀은 특히 공개매수가격과 연동되던 가격 산정 방식이 영풍에 불리할 수 있는 고정가격 방식으로 변경된 이유와 당시 영풍이 확보한 경제적 반대급부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영풍과 MBK는 콜옵션 행사 가격만으로 계약의 유불리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영풍 역시 MBK 측에 고려아연 주식 매입을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콜옵션과 풋옵션 모두 주당 70만원을 기준으로 매년 5%에 해당하는 금액을 가산하는 동일한 가격 산정 방식이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콜옵션 행사 전까지 발생하는 고려아연 배당금도 영풍에 귀속된다. 영풍과 MBK는 옵션 가격의 상승분과 누적 배당금 등을 함께 고려해야 계약의 경제적 실익을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MBK는 콜옵션을 아직 행사하지 않았으며, 고려아연 투자금 회수 전에는 계약상 행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개매수 완료 후 2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영풍 보유 주식이 MBK에 넘어가는 것은 아니며, 계약상 별도의 행사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콜옵션 행사 가격과 기존 매입단가의 차이를 넘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체결된 계약이 어느 쪽에 더 유리하게 설계됐는지에 대한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공개매수가격과 연동되던 기존 가격 산정 방식을 변경한 배경, 영풍이 확보한 풋옵션과 배당권의 경제적 가치, 계약 변경 당시 이사회의 의사결정 과정 등이 향후 법적 판단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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