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7일 솔로 정규 2집 'YOUNGEST' 발매 빈틈없이 채워 넣은 알록달록한 스펙트럼

데이식스 영케이가 문을 하나 열었다. 정확히는 늘 외면했던 자신이 숨어 있는 비밀의 문을 열었다. 영케이의 솔로 정규 2집 'YOUNGEST'(영기스트)는 그 문 안쪽에 있던 15개의 방을 하나씩 공개한 앨범이다.
영케이가 차례로 공개한 방의 풍경은 형형색색이다. 팝 록의 선명한 원색부터 R&B의 낮은 채도, 컨트리 팝의 황혼빛과 재즈의 은은한 갈색까지 저마다 다른 색을 품고 있다. '케르미온느'(영케이+헤르미온느)라 불리는 그의 성실함은 앨범의 밀도에서도 드러난다. 무려 15곡을 인터루드도, 스킵 트랙도 없이 44분 4초로 꽉 채웠다.
'YOUNGEST'는 최상급 접미사 '-est'로 자신의 이름을 변주한 제목답게 가장 영케이다운 동시에 가장 강영현다운 음악을 담아냈다. 데이식스 10주년을 완주하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얻은 뒤 완성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무대 위 이름과 그 이름을 만들어낸 사람이 더 이상 분리되지 않는 지점이 이번 앨범의 출발점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밀도다. 15트랙 전곡에 작사·작곡가로 이름을 올리면서도 곡마다 다른 협업자와 다른 장르를 데려왔다. 이우민(collapsedone)과 함께 신스팝과 팝의 뼈대를 세우고, 홍지상과는 뮤지컬적 팝 록과 얼터너티브 록·힙합의 접점을 찾았다. 그루비룸과는 퓨처 베이스 기반의 EDM으로 무대의 엔딩을 그렸고, 선우정아와는 앨범 맨 끝에서 로파이 재즈와 샹송의 나른한 온도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타이틀곡 'Shut The Door'(셧 더 도어)는 이 앨범의 다채로운 성격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빠른 신스 팝 위에서 날카로운 스네어와 기타, 베이스가 경쾌하게 맞물리지만 그 중심에 놓인 감정은 배신과 상처다. 가까운 사람들의 말에 다친 화자는 집으로 돌아와 문을 닫고 음악을 크게 틀어놓는다.
흥미로운 점은 문을 닫는 행위를 패배나 단절로 그리지 않는다는 데 있다. 바깥의 소음을 잠시 차단하고 무너진 자신을 다시 일으키는 일종의 리셋 버튼이다. 밝은 리듬과 어두운 서사의 대비도 억지스럽지 않다. 마음은 울고 있지만 몸은 박자를 타는, 실제 일상의 복합적인 감정을 포착해서다.

뮤직비디오 역시 이러한 해석을 확장한다. 문은 서로 다른 공간과 시간을 잇는 통로가 되고 빠른 장면 전환은 영케이가 지닌 여러 얼굴을 차례로 꺼내 보인다. 한쪽 문을 닫을 때마다 또 다른 장면이 열리는 연출은 'YOUNGEST'가 포용한 메시지를 관통하기도 한다.
자유를 갈망하며 화려하게 포문을 여는 첫 트랙 'Marionette'(마리오네트)를 시작으로, 답답한 세상을 향해 억울함을 토로하는 뮤지컬 팝 록 'F world'(에프 월드), 토론토 유학 시절의 향수를 담은 베드룸 팝 'Yonge St.'(영 스트리트), 긴 전투 같았던 하루 끝의 평온함을 밀리터리 드럼과 쓰리 핑거 주법으로 그려낸 컨트리 팝 '집으로 향한다'를 지나, 나른하고 낭만적인 칠 재즈 '작업실에서 커피를'에 이르기까지. 각 트랙은 기쁨과 슬픔, 불안과 해방감을 선명하게 그리며 영케이의 무르익은 역량을 보여준다.
이 곡들을 관통하는 건 결국 스스로를 향한 인정이다. 무대 위에서 늘 최선의 얼굴을 보여줘야 했던 이가 그 얼굴 뒤에 있던 서툴고 연약한 순간들까지 받아들이기로 한 과정이 15가지 서로 다른 장르로 펼쳐진다. 어느 한 가지 감정이나 장르로 규정되지 않는 이 다채로움이야말로 그가 말하는 '가장 영케이다우면서도 강영현다운' 모습에 가까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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