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자정 싱글 'Insomnia' 발매…내년 정규 2집 프롤로그 묵직한 감성과 유연한 그루브, 화음으로 넓힌 '이모셔널 팝'

보이그룹 라이즈(RIIZE)의 신곡 'Insomnia'는 잠 못 드는 마음을 노래하면서 듣는 귀를 편안하게 감싼다. 쓸쓸한 감정이 흐르지만 음악은 축 처지지 않는다. 서정적인 기타와 유연한 리듬, 여섯 멤버의 목소리가 포개지는 하모니가 감상의 자리를 넉넉하게 마련한다. 마음은 복잡해도 노래를 따라가는 일까지 힘겨울 필요는 없다는 듯한 음악이다.
라이즈는 26일 자정 'Insomnia'(인섬니아)를 발표했다. 지난 6월 미니 2집 'II'(투) 이후 약 4개월 만의 신곡이자 2027년 봄 발매할 정규 2집의 프롤로그다. 더 스테레오타입스와 어거스트 리고가 작곡·편곡에 참여하고 김이나가 노랫말을 썼다.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면서도 리듬과 감정을 함께 다루는 팀의 감각을 이어갔다.
그동안 라이즈는 악기의 개성을 무대 위 움직임으로 연결하는 데 능했다. 기타와 베이스를 앞세운 음악부터 거친 질감의 힙합까지 선택지는 다양했지만, 그 중심에는 몸을 움직이게 하는 추진력이 있었다. 'Insomnia'는 그 감각을 버리는 대신 목소리를 안으로 옮긴다.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설득하는 것은 소희의 도입부다. 높은 음역에서도 목소리가 얇게 흩어지지 않는다. 확 트인 울림 안에 단단한 중심이 있어 맑음과 무게가 함께 느껴진다. 고음을 힘껏 밀어붙여 존재감을 과시하기보다 음절의 길이와 연결을 유연하게 다루며 그루브를 만든다. 쓸쓸함을 표현한다고 소리를 흐리거나 감정을 과장하지 않는 점도 좋다. 이 목소리 하나로 곡의 온도와 집중력이 확실하다.
이어 원빈의 첫 벌스에서 비트가 더해지면 노래는 다른 탄력을 얻는다. 소희가 열어둔 감정의 공간에 리듬이 들어서며 차분한 독백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한다. 분위기를 뒤집는 급격한 전환이 아니라 같은 마음에 걸음걸이를 붙이는 변화다. 도입부의 여운을 지키면서도 전개가 정체되지 않도록 만든다.
특히 기타의 서정성과 보컬의 리듬감이 나란히 흐르고, 하모니가 곡 전체의 결을 부드럽게 잇는다. 듣기 편하다는 말이 곧 밋밋하다는 뜻은 아니다. 멤버들이 차례로 선율을 이어받으며 각자의 음색을 드러내고, 여러 목소리가 겹칠 때는 감정이 한층 풍성해진다. 소희의 고음 역시 부드러운 흐름을 깨지 않으면서 단단한 울림으로 중심을 잡는다. 편안하게 듣다가도 목소리 변화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된다.

김이나 작사가의 가사는 이 부드러운 감촉 안에 뒤엉킨 마음을 넣는다. 혼자 누우면 시간은 앞으로 가지 않고 어제와 그제로 흐른다. 침대가 불편한지, 문틈의 빛이 문제인지 따지던 화자는 결국 상대를 떠올린다. 잠들지 못하는 이유를 주변에서 찾다가 자기 마음으로 돌아오는 과정이 구체적이어서 '불면'이라는 제목이 단순한 분위기 설정에 머물지 않는다.
잠 못 드는 노래에서 되풀이되는 "Wake me up"은 흥미롭다. 여기서 깨고 싶은 것은 잠이라기보다 자기 안에 갇혀 같은 생각을 반복하는 상태다. 상대는 불안의 원인이면서 그 불안에서 꺼내줄 사람이기도 하다. 이 모순을 해결해 주겠다고 서두르지 않는 점이 노래의 여운이다. 원빈이 "혼자라는 기분을 느껴도 괜찮은, 자기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노래로 남길 바란다"는 말과도 맞닿는다.
'Insomnia'는 라이즈가 지닌 감성을 목소리로 한층 깊게 전한다. 특유의 유연한 리듬감은 그대로 두고 멤버들의 하모니를 더욱 선명하게 들려준다. 무대의 생동감으로 전해온 매력에 차분히 감정을 나누는 힘이 더해진 것이다. '이모셔널 팝'이라는 팀의 색깔을 한층 풍부하게 만든 'Insomnia'. 다음 앨범을 기다릴 이유도 이 여섯 명의 목소리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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