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타는 진심과 은근한 관능으로 완성한 박민재 다정함과 불안 사이를 채운 섬세한 캐릭터 해석

"나는 한 번 삼키면 절대로 안 토해. 타 죽어도 절대로 안 토해. 절대로 못 돌아와. 끝까지 가야 되는 거야. 그래도 갈래?"
ENA 월화드라마 '연애박사'에서 박민재(추영우)가 임유진(김소현)에게 건네는 고백은 뜨겁고 절박하다. 유진의 고백을 거듭 거절했던 것은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누군가와 사랑을 시작하는 일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추영우는 그 망설임 끝에 꺼낸 말에 오래 눌러온 애틋함과 끝까지 사랑하겠다는 사람의 진심을 싣는다. 쉽게 사랑을 시작할 수 없었던 남자가 마침내 마음을 내어주는 순간, 추영우의 섬세함은 뜨거운 매혹이 된다.
추영우가 연기하는 민재는 로봇공학 박사과정생이다. 뛰어난 두뇌와 외모를 갖췄지만 사랑에는 서툴다. 수영선수를 꿈꾸던 시절 골육종으로 한쪽 다리를 잃었고, 완치 10년 차에도 재발에 대한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정확한 답을 찾는 데 익숙한 사람이 자기 마음의 문제만큼은 풀지 못한다. 추영우는 그 간극에 설렘과 안쓰러움을 함께 채운다.
민재의 다정함은 매끄러운 말보다 행동으로 드러난다. 넘어진 유진에게 손수건을 내밀고 부러진 구두 굽의 균형을 맞춰주면서도 이족보행을 설명한다. 경찰서에서는 상대가 바라는 대답 대신 자신이 아는 사실만 진술한다. 추영우는 이 원칙주의와 따뜻함을 별개의 성격처럼 나누지 않는다. 무심한 말투로도 상대를 세심하게 살피는 태도를 남겨 투박하지만 믿고 싶은 사람을 만든다.

만화를 이야기하며 "네 좋아합니다. 아주아주 많이"라고 외치는 순간에는 그 서툼이 사랑스럽게 다가온다. 좋아하는 것을 말하다 마음까지 새어 나온 듯한 순수가 있다. 그렇다고 추영우의 매력까지 풋풋함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상대를 바라보는 시선과 담담하게 말을 건네는 호흡에는 은근한 관능이 배어 있다. 민재가 연애의 요령을 모른다는 설정과 추영우에게서 느껴지는 성숙한 매력이 겹치며 독특한 긴장을 만든다.
그 얼굴 아래에는 오래 버텨온 불안도 있다. 운동 뒤 달라진 환부에 예민해지고, 통증을 견디며 연구실 바닥을 닦다가 끝내 무너진다. "진짜 못 해 먹겠네"라는 울분은 평소의 담담함이 얼마나 힘겹게 유지되는지 드러낸다. 반대로 수영장에서는 물속의 자유를 되찾으며 미소 짓는다. 추영우는 민재를 고통받는 모습에만 묶어두지 않는다. 두려움과 기쁨을 함께 지닌 한 사람으로 그려내기에 그의 사랑 역시 연민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유진을 밀어내는 태도에는 그 불안이 날카롭게 묻어난다. "내가 네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서 미안하다"는 말은 사과처럼 들리지만 상대에게도 상처를 준다. 추영우는 민재의 모난 구석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그 아래 놓인 방어적인 마음을 읽게 한다. 사랑받을 자격을 의심하는 사람이 먼저 거리를 벌리는 순간, 차가운 말보다 상처받은 얼굴이 오래 남는다.

그래서 유진 앞에서 풀어지는 표정은 더 반갑다. 은근히 멋을 부리고, 퇴근을 기다렸다 함께 밥을 먹고, 목소리만으로 상대의 상태를 살핀다. 추영우는 민재를 갑자기 능숙한 연인으로 바꾸지 않는다. 서툼은 남아 있는데 상대를 바라보는 눈빛은 깊어진다. 김소현이 유진의 솔직한 마음으로 다가오면 그는 망설임과 끌림이 함께 담긴 반응으로 응답한다. 두 배우가 주고받는 시선과 호흡에 다정함 이상의 텐션이 흐른다.
빗속 고백은 이 감정들이 한데 모인 장면이다. 타 죽어도 끝까지 가겠다는 말에는 호기보다 절실함이 있다. 추영우는 그 무게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오래 눌러온 마음이 터져 나오는 순간을 뜨겁게 그려낸다. 민재의 진심을 믿게 하는 애틋함과 배우에게 시선을 붙들리게 하는 관능이 같은 대사 안에서 살아난다.
말 사이의 침묵과 일상의 작은 변화를 포착하는 안판석표 멜로 안에서 추영우는 자기 몫의 온도를 만든다. 다정함과 냉정함, 순수와 관능이 한 얼굴에 함께 머문다. 배우의 매력으로 인물의 불안을 덮지 않고, 연애에 서툴다는 이유로 관능을 지우지도 않는다. 두려움을 삼킨 것은 민재이고, 그 순애를 치명적으로 만든 것은 추영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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