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랭킹 2위도, 3위도 무너졌다. 정상급 선수들이 줄줄이 짐을 싼 '이변의 프랑스오픈'에서도 세계 1위 안세영(삼성생명)은 흔들리지 않았다.
안세영은 2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프랑스오픈(슈퍼 750) 여자단식 8강에서 한웨(중국·세계 10위)를 2-0(21-13, 21-16)으로 완파했다.
경기 시간은 단 36분이었다. 1게임부터 안세영이 완전히 주도권을 잡았다. 경기 시작 이후 단 한 차례도 리드를 내주지 않았고, 막판에는 18-10까지 격차를 벌리며 여유롭게 첫 게임을 가져왔다.
2게임에서는 잠시 위기도 있었다. 안세영은 6-10까지 뒤졌지만 이후 5연속 득점을 몰아치며 단숨에 11-10으로 역전했다. 15-13에서는 또다시 5점을 연달아 따내며 한웨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안세영은 이번 승리로 올해 개인전 10번째 우승까지 단 두 걸음만을 남겨뒀다.
이번 대회까지 제패하면 세계선수권대회와 중국 마스터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덴마크오픈에 이어 5개 대회 연속 정상에 오른다.
프랑스오픈과의 좋은 인연도 이어가고 있다. 안세영은 2024년과 2025년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올해까지 우승하면 프랑스오픈 3연패를 달성한다.
시즌 성적은 더욱 놀랍다. 안세영은 이날 승리까지 올해 64승1패를 기록했다. 승률은 무려 98.5%에 달한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 프랑스오픈에서 다른 정상급 선수들이 잇따라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는 2회전에서 세계 36위 아슈미타 찰리하(인도)에게 0-2(19-21, 18-21)로 패해 일찌감치 탈락했다.
일본 배드민턴 전문매체 '배드민턴 매거진'도 야마구치의 탈락 소식을 비중 있게 전했다. 매체는 "덴마크오픈 준우승자인 야마구치가 인도 선수에게 0-2로 패해 2회전에서 탈락했다"고 전했다.
세계 3위 왕즈이(중국)도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왕즈이는 일본의 아케치 히나에게 0-2(19-21, 20-22)로 패해 8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배드민턴 매거진은 아케치의 승리를 '수훈의 승리'라고 평가하면서 "대어를 잡아냈다"고 높게 평가했다.
결국 세계 2·3위가 나란히 16강에서 무너지며 8강조차 밟지 못했다.
이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아케치는 8강에서도 세계 6위 푸트리 쿠스마 와르다니(인도네시아)를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세계 22위 아케치가 이번 대회에서 왕즈이와 와르다니를 연달아 무너뜨리며 최대 돌풍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현재 여자단식 4강에는 안세영을 비롯해 아케치, 세계 9위 오쿠하라 노조미(일본), 세계 11위 P.V. 신두(인도)가 올라 있다.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 가운데 살아남은 선수는 안세영과 오쿠하라뿐이다. 특히 세계 1~3위 가운데 4강에 오른 선수는 안세영이 유일하다.
한편 중국 여자단식의 상황은 더욱 씁쓸해졌다. 왕즈이가 먼저 탈락한 가운데 8강까지 살아남은 마지막 중국 선수는 한웨였다. 하지만 한웨마저 안세영이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
중국 시나닷컴은 "중국 여자단식이 프랑스오픈에서 전멸했다"며 "한웨의 탈락으로 중국 여자단식은 이번 대회 4강에 단 한 명도 진출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웨는 안세영이라는 벽을 넘지 못했다"며 "이번 경기에서도 두 선수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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