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영화 '몽정기'의 후속편 '몽정기2'가 제작되고 있다. 전편에서 15살 남자아이들의 성 이야기를 솔직히 그려냈던 정초신 감독은 이번엔 18살 여고생들의 은밀한 이야기를 능청스럽게 풀어갈 예정. 20일 양수리 종합촬영소에서 "아 좋아, 좋아"를 연발하며 현장을 지휘하던 정초신 감독을 만났다.
"'몽정기'는 중학교 2학년 남자애들의 이야기였다. 시나리오는 쓰지 않았지만 내가 지나온 시절이기에 '나도 그랬어' 하면서 찍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나도 그랬어'가 안 통한다. 아내에게 물어봐도 '그런가?' 해 버리면, 이거 고민된다.
결국 여자 스태프한테 물어봐야 하는데 그 또한 답이 각양각색이다. 전혀 모른다. 그게 가장 난감하다. 아무리 예쁘게 만들어도 부족함이 있을 것 같다. 결국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43살 남자니까."
막막함을 토로하던 정초신 감독. 하지만 어린 여자배우들에게 둘러쌓여 작업하는 기분은 나쁘지 않다며 웃음을 짓는다. 훨씬 상큼하고 화면을 볼 때도 한결 기분이 좋다고. 물론 고충도 있다.
"남자배우 여럿과 작업하는 건 고등학교 다닐 때와 비슷하다. 세워놓으면 시커멓고. 의욕있게 추진할 자세가 안 된다.(웃음). 그러나 그땐 시끄럽지는 않았는데 여자 넷과 함께 찍으려다보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어찌나 시끄러운지. 다른 감독은 체험해보지 못한 일일 거다. 카메라렌즈가 깨질 것 같다."
정 감독이 흥행에 대한 부담 속에서도 연달아 메가폰을 잡기로 한 건 사실 초등학교 2학년인 딸 때문이다. 베일에 쌓인 여자의 성이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다. 영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몽정기'를 통해서도 이미 경험한 터다.
"딸이 없었다면 안 만들었을 거다. 영화가 만들어짐으로써 여성에게 주어지는 성적 상황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만들어질 기회가 되지 않을까.
'몽정기' 할 때도 고민했다. 제목이 부모님한테도 그렇고 어디가서 얘기할 수 없을 정도였다. '몽정기'라면 원래 19세 금지에 걸려서 인터넷에도 뜰 수 없는 단어인데 영화 때문에 웹에서 검색이 된다. '몽정기'라는 영화 때문에 남자의 성을 쉽게 얘기하곤 한다. 작가들이 그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기도 하고. 구성애의 '아우성' 정도의 파급효과가 있지 않았나 하는 일말의 만족감이 있다."
"재미있는 영화 겸 유익한 영화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영화를 만든다. 솔직히 이런 심정으로 메가폰을 잡았다. '내가 망가뜨리자. 남이 하는 것 보고 속이 쓰리느니 내가 하자.' '공공의 적2'를 찍고 있는 강우석 감독도 그랬을 거다. 잘 만들어진 영화는 아닐지라도 내 아이니까 2번째 탄생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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