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우석 감독이 21일 시네마서비스에서의 인터뷰를 통해 '상업영화 감독론'을 피력했다.
강우석 감독은 "영화의 존재 이유는 '시험'이 아니다. 관객들이 환호하면 그것이 좋은 영화다"며 '상업영화 감독론'의 서두를 시작했다.
"누가 날 씹든 관객만 인정해주면 된다. 관객은 바보가 아니다. 300만이 넘는 영화는 무조건 좋은 영화라 본다. 분명히 어떤 미덕이 있기 때문에 관객이 좋아하는 것이고, 관객이 좋아하고 열광하지 않으면 300만은 넘을 수 없다. 300만은 입에서 입으로 가는 스코어이기 때문이다."
강우석 감독은 '300만'의 관객수를 좋은 영화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평단보다 관객을 우선하는 강우석 감독은 '상업영화' 감독으로서 그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기자 시사회보다 일반 시사회가 중요하고, 일반 시사회보다 돈 주고 온 사람들이 중요하다. 상업영화는 관객에게 보여주려고 만드는 거다."
실제로 강우석 감독은 관객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공공의 적', '실미도' 등 작품들의 흥행 스코어가 그것을 증명한다. 자신 스스로가 '좋은 관객'이기 때문에 관객을 잘 알 수밖에 없다는 강우석 감독이 관객에 대해 이야기했다.

"시대가 변했어도 관객들의 영화에 대한 태도는 그대로다. 영화는 기호식품이다. 맛있는 자장면집 다시 가듯 보고싶은 영화를 기다린다. 관객은 감독이 자신을 갖고 놀아주기를 바라는 거다.
그런데 영화가 영리한 관객을 못 쫓아가고 있다. '공공의 적2' 역시 추리 수사물로 만들었다면 이미 전개를 예상하는 관객의 뒷북을 치는 형국이 됐을 것이다. 그래서 캐릭터로 승부를 걸었다."
27일 관객에게 공개하는 '공공의 적2' 역시 강우석 감독의 '관객 중심' 영화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평단의 엇갈린 반응 속에서도 "확실히 재미는 있다"는 평가를 얻어낸 강우석 감독은 일반 시사회의 뜨거운 반응에 흡족해 하면서도 여전히 두려운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난 아직도 관객이 두렵다. 애들이(젊은 감독들) 착각하는 것이, 관객을 무시하는 거다. 그러나 오히려 관객 수준도 안되는 사람들이 영화를 찍고 있는 게 문제다. 관객이 저기 가 있는데 감독이 쫓아가고 있으면 안된다. 그래서 감독은 관객을 두려워해야 한다."
강우석 감독은 관객에게 있어 자신이 '좋은 감독'이라 평하면서도 "여전히 관객이 무섭다"고 말한다. 관객이 영리해지고 수준이 높아지는 만큼 한국 영화에 대한 요구수준 또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도 관객을 내려다보며 '고상한 척' 하는 감독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영화 잘 만들면 상을 받기도 하지만 먼저 관객을 무서워할 줄 알아야 된다. 영화는 관객에게 보여주려고 만드는 거다. 상업영화 하면서 관객 신경 안 쓰고 무시하는 감독은 데려오라. 혼을 내주겠다. 그들이야 말로 한국 영화의 '공공의 적'이다"
/사진=구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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