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메이션 ‘보글보글 스폰지밥’(감독 스티븐 힐렌버그)의 히어로는 부엌 싱크대에 굴러다니는 멋대가리 없는 사각형 스폰지. 이 스폰지가 감각적인 색깔과 디자인을 덧입어 울퉁불퉁한 네모 얼굴, 동그란 눈에다 사각봉투 바지를 걸치고 더할 나위없이 귀여운 스폰지밥 소년으로 재탄생했다.
평화롭고 안전한 바닷속 세상인 비키니 보톰에서 스폰지밥은 레스토랑 매니저를 꿈꾸며 열심히 살아가는 생활인. 하지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당하기 일쑤다. 지배인은 책임감이 강해야 하기 때문에 지배인이 되기 전에 어른이 먼저 돼야 한다는 게 어른들의 논리다.
그런데 역시 난세가 영웅을 알아본다. 플랑크톤의 음모로 레스토랑 집게 사장이 왕관을 훔쳐 갔다는 누명을 쓰게 되자 스폰지밥은 그 왕관을 찾으러 절친한 동무 불가사리 뚱과 감자튀김 기름, 피클 바퀴로 굴러가는 햄버거 카를 타고 조개시티로 떠나는 것.
주황 파랑 빨강 등 총천연색의 알록달록한 색감과 각양각색의 헤어 스타일만으로도 이 작품의 해물 캐릭터들은 아이들의 시선을 꽉 붙들기에 충분하다. 또 천진난만하기 짝이 없는 스폰지밥의 기상천외한 모험은 러닝타임 내내 지루할 새가 없다.

그리고 쉴새없이 내내 깔깔거리다 보면 어느새 생선 뼈 같은 깨달음이 툭툭 걸리게 된다. 극중 스폰지밥의 넘치는 자신감과 충정을 눈여겨 볼 줄 모르고 곧잘 밟아 버리는 어른들의 못된 버릇이 슬슬 미안해지는 것. 가만 헤아려 보면 이 작품은 어른용이기도 하다.
스폰지밥의 그간의 말못할 설움은 '너를 오해해서 미안하다'는 사장의 한 마디에 말끔히 가시게 되는데 이는 애니메이션 특유의 착한 귀결이지만 그리 거북스럽지가 않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교훈은? 극중 내내 불가사리 뚱과 툭탁거리지만 역시 친구가 없었다면 미션 임파서블 ‘왕관 찾기’ 특명을 완수해 낼 수 없었을 터. 역시 목표물을 찾아서 오지를 사정없이 헤매도 막역한 벗은 그 고통을 잊게 만드는 피로회복제이자 완화제다. 너무 판에 박혔다고?
하지만 최근 각종 첨단 CG기법이 날고뛰는 진검승부의 장 애니메이션에서 이 작품의 순박한 핸드 메이드 기법은 자연미와 친근감으로 참한 매력을 내뿜기에 그러한 식상함은 덮고도 남음이 있다. 일일이 따지기 전에 즐겨보시라. 30일 개봉.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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