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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카', 끝까지 자리 뜨지 말라

애니메이션 '카', 끝까지 자리 뜨지 말라

발행 :

김경욱 기자
사진

자동차가 말을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시절. 그때 우리에게는 꼬마 자동차 붕붕이 있었다. "꽃 향기를 맡으면 힘이 솟는"다는 그 자동차는 지금에서야 드는 생각이지만 자동차라기보다는 놀이동산에 있을 법한 동전 넣으면 굴러다니는 놀이기구에 가까웠다. 사람이 자동차 등에 올라타는 게 말이 되는가. 또 그렇게 뚱뚱해서야. 그렇고 보니 빠른 속도를 내며 달리는 붕붕을 상상하는 것은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다.


2006년 여름 '인크레더블'과 '니모를 찾아서'의 픽사가 말하는 자동차를 내놨다. 애미메이션 ‘카’.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자동차다. 그리고 주인공은 말끔하게 빠진 스포츠카. 생김새부터가 전혀 촌스럽지 않다. 또 시속 300km로 질주하는 속도감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무색하게 할 만큼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를 눈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지만 애니메이션 '카'의 경우에는 눈이 헤드라이트가 아닌 차창에 달려있다. 그리고 앞 범퍼 부분을 입으로 표현해 실제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게 하기 충분하다. 큰 눈과 커다란 입으로 다양한 얼굴 표정을 짓는 작품 속 캐릭터들은 자동차 주제에(?) 감정연기의 진수를 보여준다. 거기에 대해 섬세하게 표현된 치아와 움직임은 영화를 보는 내내 ‘깨물어 주고 싶은’ 충동을 느낄 만큼 귀엽게 다가온다.


영화는 주인공인 신인 레이스 카 ‘라이트닝 맥퀸’이 피스톤 컵 대회에 참석차 캘리포니아로 가던 중 뜻하지 않게 66번하이웨이 변에 있는 레디에이터 스프링스라는 마을에 들르게 되면서 시작된다.


맥퀸은 자신이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은 마을 도로를 복구하기 전까지는 절대 캘리포니아로 보내 줄 수 없다는 마을 재판관의 판결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마을에 머물면서 건성건성 도로 복구를 하며 떠날 궁리만을 한다. 하지만 도로 보수를 시키는 쭉쭉빵빵 포르쉐 샐리와 레이싱계의 전설적인 존재인 닥 허드슨을 만나면서 서서히 삶의 의미를 깨달아 간다.


마을의 도로를 깔끔하게 보수하고 피스톤 컵 대회에 참석한 맥퀸은 예의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나타나는 극적 역전승을 선보여 어설픈 감동을 주지 않는다. 물론 영화는 극적인 역전승 쪽으로 이야기를 몰아가지만 조용하고 덤덤한 반전으로 감동을 극대화 시킨다. 마을에서 만난 전설적인 레이싱 카 닥 허드슨에게 배운 운전법과 절친한 친구 메이터에게 배운 후진 기술을 맥퀸이 완벽하게 선보이는 장면은 감탄을 넘어 감동을 주기도 한다. 이에 하나 더. 꼬마 자동차 귀도의 타이어 교체장면은 찬사를 받을 정도로 일품이다.


사막과 레이싱 트랙을 질주하는 자동차들의 속도감과 관중석에 빼곡히 들어찬 자동차 관중들의 이미지는 실제 레이싱 장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고 독일의 마이클 슈마허의 페리리가 등장해 타이어를 주문하는 장면은 탄성과 폭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애니메이션 '카'의 또 하나의 맛은 바로 엔딩 크레딧. 영화가 끝났다고 자리에서 덥석 일어서지 말라. '토이 스토리'와 '벅스 라이프' 등의 애니메이션을 패러디한 장면이 엔딩에 삽입돼 끝까지 관객의 웃음을 자아낸다. 또 하나 불이 완전히 켜지기 전 극장을 나서지 말라. 작품 속에서 고속도로를 찾던 부부 자동차가 여전히 헤매고 있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확인하게 될테니. 개봉은 오는 20일.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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