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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소년은…'.. 창고영화의 희망을 보다②

'사과' '소년은…'.. 창고영화의 희망을 보다②

발행 :

김현록 기자

[★리포트]

영화 '사과'(왼쪽)과 '소년은 울지 않는다'의 한 장면.
영화 '사과'(왼쪽)과 '소년은 울지 않는다'의 한 장면.


촬영과 후반 작업을 끝내고도 배급과 개봉일이 결정되지 않아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을 지낸 뒤에야 관객과 만난 영화들. 이른바 '창고영화'로 불린 작품들의 앞길은 대개 우여곡절 끝에 이뤄진 개봉 뒤에도 평탄치 않다.


10월의 막바지에 이른 올해에만 무려 10편이 훌쩍 넘는 '창고영화'가 관객을 만났지만 수익을 낸 작품을 꼽기 어렵다. 오죽하면 영화 마케터들 사이에서 "'창고영화'로 일단 찍히고 나면 아무것도 안 된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다.


이미 '철 지난' 영화로 한번 인식되고 나면 관객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흥행도 마찬가지다. '오죽했으면 개봉이 밀렸을까' 오해를 사기 십상이다. 그러나 모든 '창고영화'가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그 가운데서도 희망은 있다.


지난 6일 개봉한 강이관 감독이 '사과'는 놓치기 아쉬운 영화다. '생활스캔들'을 표방한 '사과'는 여주인공 한 사람의 삶과 사랑에 오롯이 집중했다.


30대인 현정(문소리 분)은 탄탄한 직장과 단란한 가족, 7년을 사귄 듬직한 연인이 있는 평범한 아가씨다. 하지만 긴 연애는 "내가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는 남자친구의 추상적인 변명과 함께 끝나고 만다. 힘든 시간이 지나 다시 그녀에게 찾아온 남자. 현정은 자신의 주위를 수줍게 맴돌다 용기를 낸 그녀와 결혼에 이른다. 하지만 불쑥, 잊고 지냈던 첫사랑이 돌아온다.


2005년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했을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는 이미 완성된 지 3년이 훌쩍 지났다. 그러나 영화를 보며 '묵힌 영화'임을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전형성 속에 나타나는 보편성 때문이다.


주인공 현정이나 어머니나 남편, 옛 남자친구 등 주변 인물의 상황은 강이관 감독이 여러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끄집어낸 공통분모다. 관객들은 이들의 모습에서 자신이나 주변 친구, 동료들을 떠올리곤 했다.


연기파 배우들의 한 치 과장 없는 열연은 보는 이들을 더욱 흠뻑 영화에 빠져들게 했다. 문소리 김태우 이선균은 물론이고 현정의 어머니 역할을 맡은 최형인의 연기도 돋보인다.


다음달 개봉을 앞둔 '소년은 울지 않는다'(감독 배형준)은 '사과'와는 180도 다르다. '사과'가 현재 평범한 여성의 일상을 중심에 뒀다면,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전쟁이란 극적인 상황에 놓인 두 소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때는 한국전쟁이 막 끝난 1953년, 부모 형제를 모두 잃고 수용소에 모인 소년들은 한 데 뭉쳐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꿋꿋이 살아간다. 그 가운데 싸움을 잘 하는 다혈질의 종두(이완 분)와 명석한 태호(송창의 분)는 쌀을 모았다 되파는 장사로 돈을 모으며 또래의 다른 소년들과 가족을 이룬다. 그러나 비정한 어른들은 그들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두 소년을 중심으로 진한 남성미를 볼 수 있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배우들의 고생이 그대로 느껴지는 액션신을 숨겨뒀다. 특히 채찍을 이용한 액션신은 기존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볼거리다.


전쟁통을 다룬 시대극이라는 장르는 오히려 강점이다. 현대극과 달리 2년간 개봉을 미뤄왔다는 점이 영화 자체를 보는 데 별 장애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온갖 군상이 모인 전쟁 직후의 시장을 실감나게 그려낸 이 기대 만점의 '창고영화'가 어떤 결과를 얻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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