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머지는 제가 내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본 사카모토 준지 감독이 제 3회 DMZ다큐멘터리 영화제 트레일러를 연출한 소감을 전했다.
사카모토 준지 감독은 30일 오후 서울 서교동 자이갤러리 1층 그랜드홀에서 열린 제 3회 DMZ다큐멘터리영화제 기자회견에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일본에서 작품을 촬영중인 사카모토 준지 감독은 이날 행사를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 한국을 찾았다.
'케이티', '망국의 이지스', '어둠의 아이들' 등을 연출한 일본의 사카모토 준지 감독은 지난해 유지태에 이어 올해 DMZ다큐영화제 트레일러를 연출,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첫 공개했다. 민통선 마을에서 촬영된 이번 트레일러에는 유지태와 어린이 홍보대사인 박준형 군이 출연했다.
사카모토 준지 감독은 "처음에는 제안을 받고 DMZ라는 긴장감 넘치는 지역을 다루는데 일본인으로서 연출을 해도 될까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사카모토 준지 감독은 "일본에서 지진이 난 뒤 다른 나라의 지원을 받으면서 나 역시 세계에 도움이 되는 일을 영화로서 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아이조차도 방독면을 쓰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것을 이미지로 만들었고, 이번 트레일러를 통해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어 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사카모토 준지 감독은 "JSA는 알고 있었지만 DMZ는 잘 모르고 있었다"며 "연평도 포격 사건도 충격이었지만 더 충격을 받은 건 젊은 군인들이 그런 긴박감 넘치는 곳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었다. 한국 사람들은 당연하게 생각할지 몰라도 저로서는 충격이었다. 일본인으로서 느끼는 공포의 미래를 담으려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처음 트레일러 연출 제안을 받았던 사카모토 준지 감독이 예산이 10만엔(약 80만원)으로 잘못 알아들었으면서도 기꺼이 제안을 수락했던 사연이 공개돼 눈길을 모았다.
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이기도 한 유지태는 "작년에 제가 연출할 때도 1000만원 정도 예산이 빠듯했는데, 약 80만원 정도 되는 돈으로 부탁을 받았다고 생각하시면서도 제안을 받아들이셨던 셈"이라고 전했다.
어떻게 10만엔 예산인데도 연출을 받아들일 생각을 했냐는 질문에 사카모토 준지 감독은 "지금과 똑같이 만들어야지 생각했다"며 "나머지는 내가 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올해 DMZ다큐멘터리영화제는 '평화, 생명, 소통의 DMZ'를 주제로 30개국 100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씨너스 이채, 파주출판도시 등 파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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