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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열 "'은교' 노출수위 걱정했지만 확신 생겼다"(인터뷰)

김무열 "'은교' 노출수위 걱정했지만 확신 생겼다"(인터뷰)

발행 :

김현록 기자
ⓒ이동훈 기자 photoguy@
ⓒ이동훈 기자 photoguy@


영화 '은교'(감독 정지우)는 범상찮은 사람들의 범상찮은 이야기다. 뒤늦게 도발적인 청춘에 매혹된 노시인과 거장의 세계를 동경하는 앙큼한 소녀, 그리고 질투어린 눈으로 두 사람을 지켜보는 사내가 있다. 시인 이적요(박해일 분)의 제자이자, 열일곱 소녀 은교(김고은 분)를 욕망하는 남자이며, 어떻게든 작가가 되고 싶었던 보통사람 서지우.


배우 김무열(30)이 그런 서지우가 됐다. 위태로운 삼각관계의, 만만찮은 한 축을 그는 믿음직하게 해냈다. 그가 그린 재능없는 열정은 답답하지만 외면할 수 없고, 보통 남자의 모습은 비열하고도 애처롭다.


'은교'는 물론이거니와 배우 윤승아와의 예쁜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는 김무열은 난감한 듯 말을 아끼면서도 기분좋은 모습이었다. 그 미소에는 작품에 대한 만족감이 또한 큰 몫을 했으리라. '최종병기 활'에서 '은교'로, 더욱 깊어져 돌아온 김무열의 다음이 더 궁금해진다.


-'은교' 잘 봤다. 노출신이 화제였는데 야하게 찍은 걸 과시하려는 장면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 의도치 않게 '야한 영화'가 됐다. 노출 수위에 대해서는 사실 걱정이 있었는데 보고나니 걱정이 없어지더라. 영화에 대한 자신감이랄까. 확신이 생겼다.


-배우 김무열도 인상적이었다. 서지우 캐릭터는 좀 손해를 본 것도 같다.


▶은교라는 인물이 능동적으로 그려가면서 그런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원작에서는 서지우가 자살한 게 아니라 추측도 할 정도인데 영화에선 딱 짚어줬다. 개인적으로는 원작소설을 떠나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었다는 느낌이다. 충분한 만족감이 있다.


-그래도 슬슬 욕심이 날 때가 되지 않았나.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얘기한다면 두 세 작품 더 해야 욕심을 낼 수 있지 않겠나. 감사한 기회였고 계기였다. 정지우 감독님 같은 분을 만났는데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


-박범신 작가는 김무열이 맡은 서지우에 대해 뭐라고 했나.


▶원작에는 서지우가 굵은 쌍꺼풀을 갖고 있다는 대목이 몇 번이나 나오는데 저는 쌍꺼풀이 없다. 그런데 시사회 때 영화를 보시고는 적역이라고 하셨다. 술 드시고 하신 말이다. (웃음)


-스스로는 어땠나.


▶저는 느낌이 먹먹했다. 말이 안 나오더라. 심지어 시사회에서 해일이 형은 울었다.


-박해일은 70대 노인 역할을 했다. 곁에서 본 박해일은 어땠나.


▶해일이 형 '심장이 뛴다'를 보면 맨 마지막에 '아 뭐 같은데 우리 엄마가 그러란다' 하는 장면이 있다. 그걸 보면서 폭풍 눈물을 쏟았다. 이번에도 마지막 대사를 하는데 어찌나. 다섯 살 차이밖에 안 나는데 어떻게 그러나 모르겠다. '최종병기 활'을 함께 했지만 매번 놀랍다. '트랜스포머' 같은 걸 보면 블루스크린에서 찍는 것처럼 그 때도 아무것도 없는 데서 연기했는데 해일이 형이 너무 진짜 같은 거다. 내가 어떻게 찍었는지 다 아는데, 저 사람 무서운 인간이구나 했다. 아무나 주인공 하는 거 아니구나.


ⓒ이동훈 기자 photoguy@
ⓒ이동훈 기자 photoguy@


-말이 나왔지만 '최종병기 활'이 800만 관객을 모으고 박해일, 문채원, 류승룡이 상을 휩쓸고 들썩거리는 가운데 비교적 조용히 시간을 보냈다.


▶저 외에 세 배우가 남우주연상, 조연상, 신인여우상을 받으러 가시던 날, 저는 감독님이 칭찬하셨던, 젓가락 돌리며 밥 먹는 중화요리점 장면을 찍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 감독님과 조촐한 술자리를 가졌다. '마음이 좀 그럴 수도 있는데, 그런 자리인데 촬영했잖아, 미안해,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하시면서도 이 순간을 즐기라고, 이런 순간이 오지 않는다고 이야기하셨다. 그 때는 '예' 대답은 했지만 충분히 즐기지 못한 것 같다. 영화가 흥행했고, 저를 좋게 봐주셨던 것도 많았던, 감사했던 순간인데 충분히 누리지 못한 점이 있었다. 그것이 아쉬울 뿐 감사하다. '저 대박 난 '최종병기 활'을 했습니다' 할 수도 있고, 그것 때문에 '은교'에도 캐스팅이 됐지 않나.


-영화 뿐 아니라 드라마에도 짧은 기간 동안 비교적 많이 출연했다. 막장드라마라고 불렸던 일일드라마에 출연하기도 했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가슴이 아픈 기억이기도 하다. 언젠가 선배님들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 들어오는 작품 있으면 웬만하면 하라고. 그때만 해도 가정 있고 한 분들 이야기지, 젊은 배우는 좋은 역할을 하고픈 욕심이 있는 거 아니냐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언젠가 만날 좋은 역을 위해서 지금 내게 온 걸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제가 지금 아무리 악다구니를 해도 지금 소화해낼 수 있는 것은 엄연히 다르지 않나. 정말 서지우같다. 서지우는 그걸 견뎌내지 못하고 남의 작품에 손을 대니까. 저도 쿨 하지만은 못하다. 그래도 우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본인에게도 의미심장한 작업이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연기적으로도 그렇고 고뇌와 불안, 고민같은 것들이 있었다. 영화가 끝나고 이제 칭찬을 해줘야 될 때가 된 거 아닌가 한다. 좋은 작업이었다, 수고했다. 이렇게.


-세 사람의 이야기인데 비중도 그렇고 감정이 다른 사람들 쪽에 실리니까 더 어려웠을 것도 같다.


▶제 역할이고 저는 배우니까. 감독님이 격려와 짧은 위로의 말씀을 해주셨다. 드러나지 않는 인물이고 또 받아내야 하는 인물이 서지우였다, 그걸 무열씨가 해내줬다고. 그게 저도 걱정이었다. 사실 화제의 완전 신인 여배우와 70대 특수분장 사이에 낀 제가 애매한 상황일 수 있었다. 없는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거였다.


제 생각에 서지우는 일반적이지 않은 두 사람 사이에 있는 일반인이라고, 그렇게 느낌을 받았다. 이 사람들 사이에서 스크린에서 표현해지 못했더라도 느꼈고 또 아팠다. 그런 건 제게 칭찬을 해주려고 한다.


-서지우, 김무열이 보기엔 어떤가.


▶너무 가여웠다. 푹 빠져서 찍었다.


-그러고보면 2인자 역할이 유독 많았다.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 이야기도 많았고. 이제 극복해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차기작이 또….


▶열등감으로 갈 때까지 다 가서 방점을 찍고 가 보려고 한다.(웃음) 차기작(영화 'AM 11:00')에서도 제 여자가 다른 사람을 바라보네요, 하! 물론 러브에서도 위너가 되고픈 욕심이 있다. 그냥 남자다운 영화도 해보고 싶고, 리얼하고 실감나는 액션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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