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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빈 "이제 수트가 어울리는 나이"(인터뷰)

배수빈 "이제 수트가 어울리는 나이"(인터뷰)

발행 :

안이슬 기자

영화 '26년' 김주안 역의 배수빈 인터뷰

ⓒ구혜정 기자
ⓒ구혜정 기자


수트에 어울리는 잘생긴 외모 때문일까. SBS 드라마 '찬란한 유산' 외에는 딱히 귀공자 풍의 역할이 많았던 것도 아닌데 많은 사람들은 배수빈을 도시남자의 이미지로 생각하곤 한다. '백자의 사람'에서는 한복을 입었고, '마이 라띠마'에서는 추레한 차림의 밑바닥 인생을 연기했던 그가 이번에는 복수의 총자루를 쥔 김주안으로 돌아왔다.


지난 29일 개봉한 '29년'에서 남다른 '수트발'을 자랑하는 김주안 역으로 출연한 배수빈. 올해 그가 입은 수트에는 단지 '의상'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진정으로 수트가 어울리는 배우가 되어가고 있는 배수빈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26년', 개봉 전부터 예매율 1위를 달리더니 개봉과 동시에 5일 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영화를 하며 흥행 면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배수빈은 이런 기대작에 출연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은근히 기대를 내비쳤다.


"솔직히 기대돼요. 이렇게 기대작인 영화를 해본 적이 없었어요. 사실 관심이나 이슈가 이렇게까지 올라오는 영화도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무엇보다 영화도 잘나왔도 저도 멋있게 나왔으니까.(웃음)"


멋있게 나왔다는 말에 적극 동감했다. 외모도 외모지만 캐릭터 자체도 원작 웹툰에 보다 입체적으로 변했다. 아버지를 돕던 주안이 광주민주항쟁으로 부모를 잃은 당사자로 변하자 주안의 역할에 무게가 실리고 명분이 생겼다.


"자기 문제가 되고 사연이 곁들여지면서 주관적이고 인간적으로 된 것 같아요. 그냥 정의를 위해서 단죄를 한다고 하면 혹자들은 '너한테 그렇게 관련이 없는데 흥분할 필요가 있어?'라고 질문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자기 문제가 되면 달라지잖아요. 주안은 내 일이지만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캐릭터예요. 그래서 미치겠는 거죠. 올라오는 감정을 누르면서 연기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구혜정 기자
ⓒ구혜정 기자

제작 과정에서는 외압설이 돌았고, 개봉을 앞두고는 대선과 맞물려 정치 영화로 주목받은 '26년'. 배수빈 자신의 정치적인 신념이 영화 선택에 영향을 줬을까.


"영향을 주었다기보다 전 마음이 가면 해요. 아직 정치적으로 확고한 생각이 확립되어있지는 않지만 맞는 것 같고 상식적인 것 같고, 기분이 좋다면 그게 제가 보는 시선이라고 생각해요. 영화를 하기 전에 스스로 물어봤어요. '너 이거 왜 하는 거야?' 하고 물어 봤는데 여러 가지 명분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시원~하게 했어요."


예비관객들에게 소액 투자를 받는 제작두레로 7억 원을 모금했던 '26년'은 개봉 직전까지 전국을 돌며 제작두레 시사회를 진행했다. 영화를 있게 해준 사람들에게 완성된 영화를 보여준다는 것, 일반 관객 시사회와는 당연히 기분이 달랐다.


"두레시사는 일반 시사하고 많이 달라요. 투자자들이니까 호의적이죠. 내가 돈을 투자했는데 드디어 만들었구나. 어디 한 번 볼까? 이런 느낌이요. 심판하러 오고 검사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 같이 만들었으니까 결과를 보자로 좋게 보이는 것이에요. 무대인사를 할 때도 원래 몇 번 하고 나면 지쳐야 하는데 에너지가 쌓이는 거예요. '뭐지? 신기하다. 100번 넘게 다녀도 되겠는데?'했어요."


개봉에 앞서 열린 '26년' 콘서트에서 자신이 가장 잘생기게 나왔다고 너스레를 떨던 배수빈, '26년'을 함께한 한혜진도 그가 가장 멋지게 나왔다는 것에는 동의했단다.


"혜진이가 인정했어요. 그 친구는 제가 잘생겼다는 생각을 전혀 안하고 있었거든요. '오빠 되게 잘생겼구나' 하더라고요. 우쭐해져서 '나 장난 아니거든?' 했죠. 작정하고 '멋있게 보여야지' 한 건 아닌데 촬영감독님이랑 조명 감독님이 잘 찍어주신 것 같아요."


ⓒ구혜정 기자
ⓒ구혜정 기자

말이 나온 김에 물어봤다. 배수빈에게 수트란?


"그거 아세요? 원래 제가 수트 피팅모델로 데뷔했어요. 48사이즈. 죄송해요. 제 자랑 했네요.(웃음) 이제 수트가 어울리는 나이가 되어가고 있는 거죠. 그 만큼의 연륜이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수트라는 게 그냥 옷일 수도 있지만 전 툭 걸쳐도 어울리기 위해서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고로 멋있는 건 나이가 지긋이 든 사람이 수트를 입었을 때 섹시하게 보이는 것이에요. 다니엘 크레이그처럼. 자기가 그 분야에서 이루어놓은 것이 있을 때 정말 멋있어 보이죠. 저도 조금씩 다가가고 있는 것 같아요."


한국을 사랑했던 일본인의 일생을 담은 '백자의 사람', 밑바닥 인생을 보여주는 '마이 라띠마'에 이어 전 대통령을 단죄하는 내용의 '26년'까지, 올해 배수빈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사회적인 메시지가 있는 영화들이 이어진다. 이제는 좀 가벼운 로맨스도 해볼 때가 되지 않았냐는 얘기를 꺼내자 그는 "정말 하고 싶다"고 반겼다.


"하고 싶어요. 로맨틱 코미디. 이제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 할 만큼 했다. 이제 나도 좀 편하게 하자'하는 마음이에요. 망가지고 달달하고 재미있고, 그런 것들을 해보고 싶어요. 찌질하고 순박해서 여자들에게 당하는데 마음속의 진심이 큰 울림을 주는 캐릭터들 있잖아요. 요즘 보고 싶은 영화중에 '아워 이디엇 브라더'의 네드(폴 러드)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저도 수염 기르고 머리 기르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 '마이 라띠마'에서 함께 했던 소유진이 곧 결혼식을 올린다. 감독 유지태도 김효진과 잉꼬부부로 소문이 나있다. 올 해 나이 만 서른여섯, 이제 결혼을 생각할 나이가 되지 않았느냐 물었다.


"저는 결혼을 위한 결혼은 하고 싶지 않아요. 어느 것이나 장단점이 있잖아요. 혼자 있는 것도 나름대로 장점이 있거든요. 굳이 결혼이라는 걸 떠밀려 해서 지금의 장점을 포기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이러다가 내일 모레 가는 거 아냐?(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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