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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 500만..韓화재영화 트라우마 깼다②

'타워' 500만..韓화재영화 트라우마 깼다②

발행 :

김현록 기자

[★리포트]

영화 '리베라메'(왼쪽)와 '사이렌' 스틸컷
영화 '리베라메'(왼쪽)와 '사이렌' 스틸컷


설경구 손예진 주연의 재난영화 '타워'(감독 김지훈)가 5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뒀다. 지난 21일까지 누적 관객은 497만5000여명. 이대로라면 22일 중 올해 첫 500만 한국영화에 등극하게 된다.


'타워'는 108층 초고층 빌딩에서 벌어진 최악의 화재 참사를 다룬 하이콘셉트 무비다. 2009년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해운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00억 넘는 예산을 들인 한국형 재난영화가 연이어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해운대'에 이어 재난영화로 관객을 만난 설경구는 '대작 불패'를 다시 입증했고, 김지훈 감독은 '7광구'의 악몽을 지웠다.


무엇보다 '타워'는 한국 화재영화의 트라우마를 정면에서 돌파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화재를 중심 소재로 삼은 한국 상업영화가 등장한 것은 2000년 비슷하게 개봉한 '싸이렌'과 '리베라 메' 이후 무려 12년만. 당시 두 영화의 뼈아픈 흥행 성적이 한국형 화재영화의 부활에 커다란 걸림돌이 됐다.


신현준, 정준호, 장진영 등이 출연한 '싸이렌'은 한국 최초의 파이어(Fire) 액션 블록버스터를 표방한 대작이었다. 당시 돈으로 무려 40억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서울에서 6만2000여명을 모으는 데 그치는 참혹한 흥행 성적을 거뒀다.


최민수 유지태 차승원 등이 나온 '리베라메'의 경우는 훨씬 나았다. 그 역시 45억원을 투자한 대작이었다. '싸이렌'과 2주 차로 개봉하는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리베라메'가 모은 서울 관객이 총 53만명이었다.


적잖은 관객을 모은 셈이었지만 이후 충무로에서 화재 영화는 기피 대상이 됐다. 기본적으로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데다 흥행을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촬영 기법, 화재 및 부상 위험 등 현실적인 어려움도 무시할 수 없었다. 2002년 '아유레디'와 '예스터데이', 2003년 '튜브' 등 많은 예산을 투입한 장르 영화들의 연이은 흥행 실패도 한 몫을 했다.


할리우드에도 아직까지 회자되는 1977년작 '타워링(The Towering Inferno)'이란 기념비적 흥행작이 있지만 화재영화는 대세가 아니었다. 특히 CG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전까지는 몸값부터 하늘의 별이나 다름없는 할리우드 스타배우들은 물론이고 스태프도 위험하다는 이유로 화재 영화를 기피했다.


커트 러셀, 윌리엄 볼드윈이 주연한 1991년작 '분노의 역류(Backcraft)', 호아킨 피닉스와 존 트라볼타가 주연한 2004년작 '래더49(Ladder 49) 정도가 현재까지도 대표적인 화재영화로 꼽힐 정도다.


'타워'는 대부분의 불 CG를 국내 기술로 완성했을 뿐 아니라 이글거리는 불꽃 대부분을 실사로 촬영한 작품이다. 불과 함께 엄청난 물벼락도 감내해야 했다. 배우와 스태프 모두 어려움을 감수해가며 촬영에 동참한 끝에 한국형 화재영화, 한국형 재난영화를 완성해 냈다.


2012년의 한국영화는 불가능할 것 같았던 한국영화 1억 관객의 벽을 넘었고, 비수기의 덫을 넘어갔으며, 다양한 장르를 동시에 흥행시키는 저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타워'가 12년만에 한국 화재영화의 트라우마를 깼다. 한국영화가 넘어설 그 다음의 벽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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