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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가 중국으로 간 까닭은? 광복절에 부쳐

송혜교가 중국으로 간 까닭은? 광복절에 부쳐

발행 :

전형화 기자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송혜교/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송혜교/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2008년 칸국제영화제. 한국 취재진 사이에선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오우삼 감독이 새 영화 '1949' 제작보고회를 하는 자리에 송혜교가 깜짝 참석했기 때문이었다.


송혜교 측은 영화 제작사 요청에 따라 영화 출연 자체를 비밀로 했었다. 칸영화제 참석조차 함구했었다. 이날 제작보고회장에 참석한 한국 취재진은 3명뿐이었다. 오우삼 감독 신작 제작발표회에 깜짝 놀랄 한국 배우가 출연한다는 소문을 듣고 물어물어 찾아갔었다.


중국 취재진으로 가득 찬 제작보고회에 관심의 초점은 온통 송혜교였다. 중국 취재진은 오우삼 감독에게 "왜 송혜교를 캐스팅했느냐"고 물었고, 대만스타 장첸에게는 "송혜교와 연기를 하게 된 소감은 어떠냐" 등의 질문을 퍼부었다.


이런 분위기에 국내 취재진이 오히려 어리둥절했다. 송혜교가 중국에서 인기가 높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뜨거울 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한국스타가 중국영화에 출연하는 게 아니었다. '1949'는 1940년대 국민당과 중국공산당의 국공합작이 무산돼 대륙의 주도권을 놓고 격전을 벌이던 당시를 그린 영화다. 상하이에서 대만으로 떠나던 배가 침몰됐을 때 그 안에서 벌어진 사랑을 담는다. 중국판 '타이타닉'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시대상황을 그린 영화 주인공을 중국인이 아닌 한국배우에게 맡긴다는 뜻이었다.


'1949' 는 우여곡절 끝에 6년만인 올해 '태평륜'이란 제목으로 다시 제작에 들어간다. 2008년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던 배우 중에는 송혜교만 출연한다. 오우삼 감독의 신뢰가 그만큼 두텁고, 중국에서 송혜교 인기가 그만큼 대단하다는 방증이다.


중국에서 송혜교 인기는 대단하다. K팝을 내세운 아이돌스타나 남자배우들이 대부분인 한류스타군에서 송혜교의 위상은 독특하다. 대개 일본에서 인기가 높은 한류스타와는 달리 송혜교는 중국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갖고 있다.


중국은 통상 각 지역마다 인기가 높은 스타들이 다르다. 중국 전역에서 인기가 높은 이른바 전국구스타는 성룡,장쯔이,판빙빙,리빙빙 등이다. 송혜교는 중국에서 전국구스타로 대접받는다.


송혜교에게 중국에서 어느 정도 인기가 높냐고 물은 적이 있다. 우문이었다. 송혜교는 "얼마나 인기가 높은 줄은 모르겠지만 중국 운남성 샹그릴라 지역에 화보 촬영을 갔었는데 현지 노인분이 알아보셔서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송혜교는 2009년 중국정부가 판다 친선대사로 임명했다. 중국정부가 해외배우에게 중국의 상징이나 다를 바 없는 판다 친선대사로 임명한 건 그 전이나 그 뒤로나 송혜교 밖에 없다. 송혜교는 2010상하이 엑스포에서 한국관에 한국의 주요배우로 소개됐었다.


송혜교는 '태평륜'을 다시 찍기 전 중국에서 왕가위 감독의 '일대종사'를 3년여 정도 찍었다. 중국배우들조차 오우삼과 왕가위라는 세계적인 거장들과 연이어 작품을 같이 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송혜교는 '일대종사'에서 이소룡 사부 엽문의 부인 역할을 맡았다. 왕가위가 송혜교에게 이 역할을 맡겼을 때 중국 제작사로부터 반대가 상당했었다. 엽문의 부인 역할을 왜 중국배우가 아니라 한국배우에게 맡기냐는 것이었다. 왕가위 감독은 송혜교를 뚝심 있게 밀어붙였고, 그의 작업 방식대로 느리고 오래 찍었다.


송혜교는 '일대종사'에 불과 6분 남짓 등장하지만 왕가위의 요청대로 아름다운 여성을 보여줬다. 왕가위는 촬영장에서 송혜교에게 절대 송혜교가 보이면 안된다며 그 인물처럼 보이게 해달라고 끊임없이 재촬영을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송혜교는 중국에서 자신의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한국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송혜교는 한국홍보 전문가 서경덕 교수와 중국 상해 및 중경 임시정부청사, 윤봉길 기념관 등에 한국어 자료 만들기에 협력했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 보스턴 미술관 등 세계적인 유명 미술관 및 박물관에 한국어 서비스를 유치하는 데 일조했다.


8.15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경덕 교수는 송혜교와 네덜란드 헤이그 이준열사 기념관에 부조를 기증했다고 밝혔다. 이준열사 기념관은 이준 열사가 1907년 순국한 역사의 현장으로 제2차 만국평화회의에 이상설, 이위종 열사와 함께 머물렀던 곳이다. 당시 만국평화회의보 1면에 실린 세명의 사진을 그대로 동판에 재현해 기증한 것이다.


송혜교가 한국 알리기에 앞장서는 건 분명 자신의 욕심 때문일 것이다. 송혜교는 해외에 다닐 때마다 한국어 서비스와 한국 역사 조명이 부족한 게 안타깝다고 했었다. 자신의 욕심과 많은 사람들의 이익이 맞아떨어질 때 그것이야말로 공인의 행복이 아닌가싶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그리 거창한 게 아니다.


중국 문화권에서 송혜교 인기는 도전의 결과다. 배용준이 '겨울연가'로 일본에서 큰 인기를 누렸듯 송혜교는 '가을동화'로 중국에서 인기를 얻었다. '올인'과 '풀하우스' 등이 연달아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인기를 더했다. 국내에선 큰 흥행은 못했지만 영화 '황진이'를 보고 오우삼 감독의 오랜 파트너인 세계적인 프로듀서 테렌스창은 송혜교에게 손을 내밀었다. 테렌스창은 송혜교 중국 에이전시를 자신이 보유한 스텔라에게 맡길 만큼 송혜교에 공을 들였다. 국내에서 하나씩 도전한 결과를 해외에서 인정한 것이다.


송혜교가 중국문화권에서 이처럼 인기가 높자 프랑스 등 유럽과 구미 문화권에서도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 송혜교는 2011년 프랑스 에이전시 에피지스와 계약했다. 에피지스는 할리우드 배우 로빈 라이트 펜과 샤를롯 갱스부르그 등이 소속된 에이전시. 에피지스는 송혜교에게 1년여간 러브콜을 보낸 끝에 계약을 성사했다.


송혜교는 올해 명품 브랜드 샤넬이 세계적인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와 함께 작업한 사진집 '리틀 블랙재킷'에 참여했다. 샤넬사진집에는 사라 제시카 파커, 우마 서먼 등 할리우드 스타들과 해외스타 113명이 참여했었다. 한국배우 중에는 송혜교가 유일하다.


이쯤 되면 한류가 아닌 송혜교류(流)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혹 홍콩과 대만, 중국 매체에서 송혜교의 파파라치 사진과 가십성 기사들이 소개된다. 그야말로 가십성 기사들이다. 이 기사들은 국내 인터넷 매체를 통해 무분별하게 국내에 전해진다.


중국 문화권에서 송혜교 인기가 상당하지만 정작 국내에선 가십성으로 소비되고 있다. 끊이지 않는 루머도 상당하다. 여배우가 짊어질 숙명이라고 하기엔 가혹하다.

욘사마 배용준에 대한 국내 언론의 대접에 비하면 사뭇 안타깝다.


배우의 도전과 그에 따른 성과, 또 한국 알리기에 앞장서는 노력. 이제 송혜교를 재평가해야 할 시간이 온 것 같다. 아니 너무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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