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극장가 성수기를 앞두고 한미대작들은 저마다 위용을 과시하며 관객들의 기대를 높였다. 역대 최대 사이즈의 로봇을 무기로 한 '퍼시픽 림', 고독한 히어로의 단면을 앞세운 '더 울버린', 익숙한 시리즈의 리부트를 예고한 '맨 오브 스틸' 등 각기 다른 매력으로 관객을 유혹하던 여름 대작들, 그 성적은 어땠을까?
여름 대작 경쟁의 포문을 연 영화는 DC코믹스의 대표 히어로 슈퍼맨을 그린 '맨 오브 스틸'. '다크나이트' 시리즈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제작하고 '새벽의 저주' '300' 등을 연출한 잭 스나이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영화에 대한 관객의 기대를 반영하듯 초반 기세는 좋았다.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광풍을 뚫고 1위로 출발한 '맨 오브 스틸'은 개봉 4일 만에 100만 고지에 오르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그 기세는 오래 가지 않았다. '맨 오브 스틸'은 218만 여명의 관객을 모으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수퍼맨 리턴즈'의 176만 명 동원 기록에 비하면 선전한 것이지만 감독과 제작자의 명성에 비해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지난 달 4일 개봉한 '론 레인저'의 성적은 말 그대로 초라했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를 연출한 고어 버빈스키 감독과 조니 뎁이 의기투합했으나 최종 성적은 38만 명. '론 레인저'는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흥행에 참패해 디즈니 스튜디오에 손해를 안겼다.
'론 레인저'보다 한주 뒤에 개봉한 '퍼시픽 림'은 그나마 평타를 쳤다. 역대 최고 사이즈의 괴물 카이주와 로봇군단 예거의 대결을 그린 '퍼시픽 림'은 남성관객들의 지지에 힘입어 253만 여명의 관객을 모았다. '퍼시픽 림'은 최종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박스오피스 정상을 오래 지키지는 못했다. 개봉 5일 만에 '감시자들'에 정상을 내준 '퍼시픽 림'은 이후 순위 반등에 성공하지 못했다.
'더 울버린'은 전작 '엑스맨' 시리즈의 인기에 휴 잭맨의 내한까지 더해져 기대가 높았던 작품. 지난 달 25일 개봉해 14일 현재까지 107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개봉 첫 날 기세 좋게 박스오피스 1위로 등장한 '더 울버린'은 단 하루만에 '레드: 더 레전드'에 정상을 내줬다. 내한 이슈가 반드시 흥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증명한 셈이다.
국내에서 의외의 성과를 거둔 할리우드 영화들도 있다. 좀비 블록버스터 '월드워Z'는 지난 6월 20일 개봉해 총 523만 명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했다. '머니볼'로 내한 했지만 흥행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던 브래드 피트는 '월드워Z'의 흥행으로 자존심을 회복했다. '월드워Z'의 국내 수입은 총 3363만 달러(한화 약 376억 원)로 북미 지역을 제외한 해외 개봉국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병헌의 세 번째 할리우드 출연작 '레드: 더 레전드'도 흥행 면에서 웃은 외화. '레드: 더 레전드'는 1편이 국내에서 48만 명을 동원하는 등 시리즈의 인지도는 낮았지만 이병헌의 출연으로 관심을 받았다. '레드: 더 레전드'는 존 말코비치, 브루스 윌리스, 할렌 미렌 등 노장들의 활약과 이병헌의 코믹연기로 입소문을 타며 14일까지 297만 명을 동원하며 300만 고지를 노리고 있다.
할리우드 여름 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영화는 맷 데이먼 주연의 '엘리시움'. '디스트릭트9'을 연출한 닐 블롬캠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맷 데이먼과 샬토 코플리, 조디 포스터 등이 출연했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엘리시움'은 어떤 흥행 성적표를 받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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