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회를 맞은 올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가장 눈길을 모으는 작품은 뭐니 뭐니 해도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다.
지난해 '피에타'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한 지 1년, 김기덕 감독의 제한상영가 논란으로 영화계를 들썩이게 한 신작 '뫼비우스'로 다시 베니스를 찾는다. 이번엔 비경쟁부문이다.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는 오는 9월 3일(이하 현지시간) 첫 상영을 시작으로 총 3차례 관객을 만난다. 한국에서는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던 약 90분 원본으로 상영된다. 국내에서 제한상영가 찬반 상영회가 열리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일부가 편집된 상태였다. 베니스 영화제는 한국에서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뫼비우스' 원본을 공식적으로 볼 수 있는 최초의 자리다.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회의적인 반응을 얻었던 김기덕 감독의 신작이 베니스의 관객에게는 어떻게 다가갈 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베니스는 3대 영화제 모두에서 수상한 이력을 지닌 김기덕 감독을 특히 사랑하는 영화제다. 2000년 김기덕 감독의 '섬'을 초청하며 그를 세계무대에 소개했고, 연이어 '수취인불명'으로 러브콜을 이어갔다. 그로부터 3년 뒤 김기덕 감독은 2004년 '빈 집'으로 감독상인 은사자상과 구제비평가협회상 등을 수상했으며, 지난해 '피에타'의 황금사자상 수상이 이어졌다.
김기덕 감독의 5번째 베니스 진출작이자 19번째 영화인 '뫼비우스'는 욕망이 거세된 한 가족의 치열한 몸부림을 담은 작품. 아버지의 외도로 파괴된 가정에서 성장한 남자가 속세를 떠나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김기덕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렸던 배우 조재현이 아버지 역을 맡았고 '범죄소년'의 서영주, 배우 이은우가 출연해 열연했다. 이들 세 사람은 김기덕 감독과 베니스의 레드카펫에도 함께 오른다.
국내 심의 당시 '뫼비우스'는 근친 간 성관계에 대한 묘사가 문제가 돼 최초 영등위 심의에서 사실상 개봉 불가에 해당하는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던 '뫼비우스'는 한차례 편집 이후에도 2번째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결국 3차례 편집을 거친 끝에 첫번째 등급 심의 당시 러닝타임에서 2분30초가 삭제된 87분50초 버전으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베니스 영화제 기간 중인 다음달 5일 개봉하게 됐다.
저간의 소동이 해외에도 널리 알려진 바, 과연 김기덕 감독의 파격적이고도 신랄한 작품 세계가 어떻게 '뫼비우스'에 담겼는지에 대한 해외 영화인들의 관심 역시 높다. 영화를 본 세계의 관객들이 과연 영상물등급위원회의 결정에 고개를 끄덕일 지, 혹은 한국에서 벌어진 영화 거장의 신작을 둘러싼 소동에 고개를 저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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