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에는 코미디가 강세라는 속설, 정말일까?
2000년 이후 13년 간 추석 대세 영화들을 훑어보면 답이 보인다. 2000년대 초반 코미디영화가 강세를 보였다면 최근에는 팩션사극이 대세. 이제는 추석에는 사극이라는 공식을 새로 만들어야 할 듯하다.
2000년 추석 극장가를 휘어잡은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추석 기간인 9월 9일 개봉해 10일 만에 서울 관객 100만 명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했다. 송강호 이병헌 이영애 신하균 등이 총출동한 작품이니만큼 연기력에 대한 호평도 상당했다.
본격적인 코미디영화 강세는 2001년 '조폭 마누라' 신드롬에서 부터 시작됐다. 2001년 9월 28일 개봉한 '조폭 마누라'는 조폭 코미디 춘추전국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작품. 스크린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는 않았던 신은경을 단숨에 500만 배우로 만든 영화다.
'조폭 마누라' 이후 몇 년간 추석 기간 코미디영화 강세가 계속됐다. 2002년 '가문의 영광', 2003년 '오! 브라더스', 2004년 '귀신이 산다' 등 조폭 코미디, 가족 코미디, 코믹 호러까지 코미디를 접목한 영화들이 추석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2005년 추석에 개봉한 '가문의 위기'는 '가문의 영광'의 영광을 이어받았다. 김수미 신현준 탁재훈을 필두로 한 새로운 가족이 펼치는 새로운 이야기로 시리즈를 이어간 '가문' 시리즈는 이후 2011년 '가문의 영광4: 가문의 위기'까지 추석 시즌 흥행에 성공하며 명실상부 추석 최고의 시리즈 무비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대 후반은 장르 편식 없이 다양한 작품들이 추석 관객을 홀렸다. 2006년 '타짜'는 청소년관람불가등급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그 해 추석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2007년에는 주진모 박시연 주연의 멜로영화 '사랑'이 추석 3일간 50여 만 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2008년에는 팩션사극 '신기전'이 추석 극장가를 주름잡았다. 주말과 겹쳐 연휴가 유난히 짧았지만 '신기전'은 하루 평균 3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추석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2009년 추석은 심금을 울리는 멜로 '내 사랑 내 곁에'가 관객의 마음을 잡았다. '내 사랑 내 곁에'와 맞붙은 '불꽃처럼 나비처럼'도 2위를 지키며 선전했다.
2010년 추석 극장가는 '무적자'가 정상을 차지했다. 송승헌 주진모 주연의 '무적자'는 추석 기간에는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지만 곧 바로 '시라노; 연애조작단'에 선두를 빼앗겼다. 최종스코어도 154만 명으로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2011년 추석에도 잊지 않고 '가문' 시리즈가 찾아왔다. 추석 시즌에 맞춰 개봉한 '가문의 영광4: 가문의 위기'는 추석 3일 동안 일일 최고 39만 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전작의 명성을 이어받았다. 추석 연휴에는 '가문의 위기'가 강세였지만 진정한 승자는 '최종병기 활'이었다. 추석 기간 '가문의 위기' 못지않은 관객을 모았던 '최종병기 활'은 최종 740만 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영화 르네상스라고 할 만큼 한국영화가 큰 사랑을 받았던 지난 해, 추석 극장가도 역대 최고의 관객 동원을 자랑했다. 지난 해 9월 개봉한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추석 연휴 3일 동안 182만 여명의 관객을 모으는 저력을 발휘했다. 묵직한 정치사에 적재적소의 웃음을 녹여낸 것이 주효했다.
'신기전' '최종병기 활' '광해, 왕이 된 남자'에 이어 올해 추석도 팩션사극이 극장가를 휘어잡을 기세다. 추석을 한주 앞두고 개봉한 '관상'이 65%가 넘는 압도적인 예매율을 보이며 추석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11일 개봉한 '관상'은 3일 만에 100만 명, 5일 만에 250만 명을 돌파하며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능가하는 속도로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이번 추석은 주말과 맞붙어 5일간 긴 연휴가 이어지는 만큼 극장 관객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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