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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감독 "가족의 양면성 그리고 싶어"(인터뷰)

고레에다 감독 "가족의 양면성 그리고 싶어"(인터뷰)

발행 :

부산=안이슬 기자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인터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사진=최부석 기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사진=최부석 기자


'아무도 모른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등 수작을 내놓았던 고레에다 히로카즈(51) 감독이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들고 1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영화가 침체기라는 얘기는 일본 영화인들의 입을 통해서도 여러 번 들을 수 있었다. 그러한 얘기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듯하다. 산부인과에서 아이가 바뀌었다는 걸 6년 만에 알게 되었다는 다소 극단적인 설정을 통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가족의 참 의미란 무엇인지 그렸다.


당연한 것처럼 부산영화제에 와 있지만 올 때 마다 행복하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직접 만났다.


"여섯 살짜리 딸이 있어요. 시나리오 쓸 때는 아마 3살~4살 정도 됐죠. 오랫동안 집에 못가고 한 달 만에 들어갔더니 아이의 기억이 리셋 되어서 다음 날 아침에 현관에서 '또 와주세요'하고 인사를 하더라고요. 충격이었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감독의 경험에서 시작됐다. 아버지라고는 하지만 정작 함께 보내는 시간은 남보다 못한 아버지, 그것이 감독 자신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됐을 때 그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려보기로 결심했다.


"그런 경험을 가지고 아버지와 아들을 잇는 건은 핏줄인지 함께 보낸 시간인지 생각했죠. 그것이 출발점이었어요. 불안이나 의문을 좀 더 극적인 드라마를 통해서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 했어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사진=최부석 기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사진=최부석 기자


이미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걸어도 걸어도' 등을 통해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또 한 편의 가족에 대한 영화지만 분명 말하고자 하는 지점이 다르다. 가족이라는 소재를 왜 이다지도 사랑하는지 묻자 그는 "지금도 가족이라는 소재는 재미있다고 생각해요"라고 웃었다.


"예전에는 아들의 시점에서 영화를 찍었고, 딸이 생기면서는 아버지의 시선으로 영화를 찍었어요. 자기 자신도 깨닫게 됐고, 제가 변화하는 것도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이 50대인데 아마 70대가 되고 손자가 생기면 가족에 대해 또 다른 시선에서 보는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궁극적으로 감독이 다수의 가족이야기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를 묻자 그는 한참이나 고민했다.


"의미가 뭘까. 대답이 될지 모르겠지만 가족 이야기를 할 때 늘 생각하는 건 뗄레야 뗄 수 없지만 번거로운 존재라는 양면성이에요.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 양면을 그려야겠다는 그 의식을 항상 가지고 있어요. 가족은 우리는 행복하게 할 수도, 불행하게 할 수도 있다는 그런 요인을 가지고 있죠."


사회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아들과 관계에는 서툰 아버지 료타. 감독의 경험이 깃든 인물인데다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점차 변해가는 모습을 담아야했기에 배우의 연기력이 더욱 필요했다. 료타를 연기한 루쿠야마 마사하루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호흡은 상당히 잘 맞았어요. 야구에 보면 공을 받는 포수가 있잖아요? 처음에는 후루야마는 연기를 던지는 투수 타입인줄 알았어요. 그런데 의외로 다른 사람들이 던지는 연기의 변화를 받을 수 있는 포수 같은 배우더라고요. 유연성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사진=최부석 기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사진=최부석 기자


'아무도 모른다'에서 천재적 아역 야기라 유야를 발굴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이번 영화에도 뒤바뀐 두 아이의 연기가 눈에 띈다. 영화마다 아이들의 역할을 크게 두는 고레에다 감독에게 아역 배우를 다루는 노하우를 물었다.


"방법이라고 하자면 각본을 안 주고 현장에서 귓가에 바로 이야기해주는 것? 그것이 노하우라면 노하우겠네요. 아이들은 개성이 있고 그 개성에 맞는 장면을 찾아줘야 해요. 원래 가진 언어 속에서 대사를 만드는 거죠. 나머지는 화를 내지 않고, 꾸지람 하지 않는 겁니다. 놀고 있는 연장선에서 연기를 하게 해주는 거죠. 길게 바라보고 계속 촬영을 하는 것이에요."


한국 관객을 만나게 된 그에게 마지막으로 관객이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통해 무엇을 느꼈으면 좋겠는지 물었다.


"아이가 바뀌었던 충격적인 실화를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그 이후에 가족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아버지와 아이를 잇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누구나 비추어보고 생각 할 수 있는 그런 영화예요. 어린 아이가 있는 분들은 그런 것을 느꼈으면 좋겠고, 아이가 없는 분들은 아버지와 관계를 생각하면서 볼 수 있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니 꼭 극장에서 봐주시길 바라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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