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상반기, 여성 주인공을 내세운 영화들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지만 신예 여배우들의 성장은 눈에 띄었다.
865만 명의 관객을 홀린 '수상한 그녀'의 심은경, 국내외 영화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수작 '한공주'의 천우희, 첫 영화에서 강렬한 베드신과 멜로를 소화한 임지연 등 20대 여배우들이 영화에서 가능성을 증명했다.
상반기 최고의 흥행퀸은 단연 심은경이었다. 70대 할머니가 청춘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은 뒤 20세의 외모와 청춘을 되찾게 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수상한 그녀'에서 주인공 오들희 역을 맡은 심은경은 능청스러운 코믹연기와 눈물을 쏙 빼는 감정연기로 남녀노소 모두의 마음을 훔쳤다. 그 나이 또래 여배우 중 그 누가 심은경처럼 오들희를 표현할 수 있었을까. 심은경은 '수상한 그녀'로 온몸을 불사르는 코믹연기와 절절한 드라마가 모두 가능한 여배우라는 독보적인 영역을 확보했다.
지난 몇 년 간 천우희 앞에 붙는 수식어는 '써니'의 본드걸이었다. 2011년 강형철 감독의 '써니'에서 질투심에 극단적인 일을 벌이는 상미를 연기한 천우희는 당시 '본드걸'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주목 받았지만 이후 '써니'를 대체할 만큼 인상적인 작품은 없었던 상황. 이수진 감독의 '한공주'는 그런 천우희에게 재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한공주'에 이어 천우희는 '카트', '손님'에 연이어 캐스팅 돼 활발한 활동을 이어간다.
임지연은 올해 극장가 신데렐라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생애 첫 상업영화인 '인간중독'의 주연을 꿰찬 임지연은 대선배인 송승헌과 호흡에도 당차게 자신의 매력을 발산했다. 품어서는 안될 연정에 갈등하는 종가흔의 감정은 물론 농염한 베드신 또한 선보인 임지연은 민규동 감독의 '간신'에도 캐스팅 되며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임지연에게는 2014년이 기회의 해이자 재확인의 해가 될 듯하다.
10대 여배우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우아한 거짓말'의 김향기, '도희야'의 김새론 등 그간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발군의 연기를 보여줬던 아역 배우들이 주연으로 출연해 훌륭히 영화를 이끌었다. 김향기는 '우아한 거짓말'로 백상예술대상 영화 신인상을, 김새론은 '도희야'로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성과도 있었다.
올 상반기 주목받은 신예 여배우들, 일취월장하는 배우가 될지 기대주로 남을지 이들의 1년 후가 기대된다.
안이슬 기자drunken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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