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세 유아인과 관록의 송강호가 만나니 두려울 것이 없도다.
이준익 감독의 영화 '사도'가 4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추석 극장가를 점령했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사도'는 지난 28일 하루 동안 934개 스크린에서 67만3247명의 관객을 불러 모아 일일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누적 관객은 426만3844명으로 개봉 13일 만에 400만 관객을 넘어섰다. 개봉 1주일 만에 200만 관객을 넘은 데 이어 11일 만에 300만, 13일 만에 400만 관객을 모았다. 이같은 추세라면 500만 돌파는 떼어 놓은 당상.
'사도'는 아버지에 의해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송강호가 영조 역을, 유아인이 사도 역을 맡아 조선조의 일대 사건을 비극적인 가족사로 풀어냈다.
배우들의 열연은 '사도' 열풍의 일등 공신이다. 배우들의 압도적인 연기 덕에 시작과 끝을 모두 아는 이야기를 끝까지 흡인력 있게 지켜볼 수 있었다는 평가다. 특히 팽팽한 연기 대결을 벌인 송강호와 유아인의 호흡은 숨이 막힐 정도다.
1300만 흥행작 '베테랑'에서 안하무인 재벌3세 조태오 역을 맡아 흥행 파워를 입증한 유아인은 '사도'로 대세 굳히기에 들어갔다. 고달픈 청춘, 슬픈 반항아를 즐겨 그렸던 유아인은 맞춤 배역이나 다름없는 캐릭터를 맡아 관객을 홀리다시피 했다. 재벌가 망나니에서 비극의 왕세자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그려냈기에 더욱 강렬한 인상이다.
'괴물', '박쥐', '설국열차'와 '변호인' 등 이미 다양한 히트작과 함께 관객의 신뢰를 얻어 온 송강호의 연기는 또 어떤가. 송강호는 전작을 넘고 또 넘어 과연 그 절정이 어디인지를 짐작도 하지 못할 열연을 이어가고 있다. 왕이기에 아들마저 죽일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를 절제된 모습으로 그러나 절절하게 그려내며 관객을 숨죽이게 했다.
혜경궁 홍씨 역의 문근영, 인원왕후 역 김해숙, 영빈 역 전혜진, 화완옹주 역 진지희 등 여인들의 짧고 강한 열연도 눈부시다. 정조의 아역으로 등장하는 이효제마저 나올 때마다 관객의 눈물을 쏙 뽑아놓을 정도. 문소원 역 박소담, 정순왕후 역 서예지 등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극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소지섭의 임팩트 또한 빼놓을 수 없다.
1230만 '왕의 남자'를 연출했던 이준익 감독의 저력도 곳곳에서 느껴진다. 전작 '소원'에서 끔찍한 비극을 당한 딸을 지키려 애쓰는 아버지의 부정을 절절한 드라마로 그려냈던 이준익 감독은 오랜만의 정통 사극에서 제 손으로 아들을 죽인 아버지, 한 순간이라도 아들로 인정받고 싶었던 왕자의 이야기를 그렸다. 비극의 마지막에서야 그들이 결국엔 서로를 이해하는 대목 또한 사무치게 다가온다.
'사도'가 2위를 더블 스코어 가까이 제치고 1위 행진을 이어가는 동안 권상우 성동일 주연의 코믹액션물 '탐정:더 비기닝'이 10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할리우드 액션물 '메이즈 러너:스코치 트라이얼'이 200만 관객을 넘기며 10대~20대 공략에 성공했다. 외화 '인턴'과 전쟁휴먼드라마 '서부전선'이 그 뒤를 이은 가운데,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은 누적관객 1300만 명을 훌쩍 넘어 롱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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