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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정 멜로? 문제작? 김태용 감독이 말하는 '여교사'(인터뷰)②

치정 멜로? 문제작? 김태용 감독이 말하는 '여교사'(인터뷰)②

발행 :

김미화 기자

[★리포트]

'여교사' 김태용 감독 / 사진=임성균 기자
'여교사' 김태용 감독 / 사진=임성균 기자


김태용 감독(29)은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인 감독 중 한 명이다. 지난 2014년 만든 첫 장편영화 '거인'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을 휩쓰는 저력을 발휘했다. '여교사'는 김태용 감독이 내놓는 첫 상업 영화다.


'여교사'는 계약직 여교사 효주(김하늘 분)가 정교사 자리를 치고 들어온 이사장 딸 혜영(유인영 분)과 자신이 눈 여겨 보던 남학생 재하(이원근 분)의 관계를 알게 되고, 이길 수 있는 패를 쥐었다는 생각에 다 가진 혜영에게서 단 하나 뺏으려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여교사'라는 제목에 선생님과 제자의 깊은 관계 등을 소재로 삼아 개봉 전부터 '문제작', '파격적인 작품'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최근 언론시사회에서 공개 된 '여교사'는 치정 멜로로 포장 돼 있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섬세한 심리묘사와 파격적인 내용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첫 상업영화의 개봉을 앞둔 김태용 감독은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개봉을 앞둔 소감이 궁금하다.


▶ 데뷔작 '거인' 때랑 받는 관심 자체가 다르다. 첫 상업 영화이다보니 흥행에 대한 부담이 없을 수는 없다. 영화가 개봉하면 관객의 호불호가 나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언론시사회 이후 반응이 좋은 것 같다. 영화 속에 있는 다양한 사회적 화두가 논의 되고 있는 것이 반갑다. 아직 데뷔 한지 얼마 안된 젊은 감독의 패기가 있기 때문에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시기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고, 배우들의 도전과 지지도 응원한다.


-'여교사'는 치정 멜로로 포장했지만 속의 내용은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무엇을 노렸나.


▶ 내가 좋아하는 영화적 작법이다.(웃음) 개인의 감정을 따라가는데, 그 개인의 감정이 사회적 문제로 나오는 것을 좋아한다. '여교사'도 포장지는 사제관계의 스캔들인데, 관객들이 그것을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했고, 그것을 열어 본 뒤의 충격적인 반전과 결말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궁금했다. 인물들끼리 서스펜스와 충돌을 보여주고 싶었다.


'여교사' 김태용 감독 / 사진=임성균 기자
'여교사' 김태용 감독 / 사진=임성균 기자


- 영화 속 효주의 감정 표현 등이 굉장히 섬세하다. 많은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도 있고. 그런 감정들을 어떻게 표현했나.


▶ 기본적으로 여성이 아니라 인간의 이야기 하고 싶었다. 다만 그 (투영) 대상이 여자였다. 내가 '여교사'를 촬영하면서 30대를 맞았다. 주변 친구들은 다 직장을 다니는데, 그 친구들이 직장에서 겪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겪었다. 여성으로서 겪는 차별이나 계급적인 문제가 있더라. 실제 친구들 중에 계약직 교사가 많다. 그 친구들에게 조사를 했다.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여성들의 일상이 있더라. 사실 계급문제를 대놓고 드러내면 그게 싫을 수 있다. 그래서 치정 멜로라는 장르를 선택하게 됐다.


-데뷔작 부터 지금까지 영화 속에 사회 문제를 많이 다룬다. 평소에도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가.


▶ '거인'에서 생존 때문에 성장을 포기한 인물을 다뤘다면, '여교사'에서는 생존 때문에 자존감을 포기하는 여자를 그렸다. 그런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다. 그들이 진짜 내면에 있는 자기 자신과 대면했을 때 터뜨리는 욕망의 폭발력, 그런 것들에 관심이 많다.


- 앞으로 블록버스터나 더 큰 규모의 상업영화를 만든다면, 이런 사회 문제를 녹여낼 생각이 있나.


▶ 나는 영화 '괴물'을 좋아한다. '괴물'처럼 큰 규모의 장르 영화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사회성이 녹아있는 스릴러 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 최근에는 엄지원 공효진의 '미씽: 사라진 여자'를 굉장히 재밌게 봤다. 공효진이 이주 노동자 역할을 맡았는데 그 사회가 관객의 공감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 후배 감독으로서 고무적이었다. 우리가 다룰 수 있는 인물의 폭이 넓어진 것 같다.


-'거인'에서 최우식을 주인공으로 캐스팅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여교사'의 이원근도 이 영화가 첫 영화였는데, 신인 배우를 캐스팅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 기존에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활용해서 변화 시키는 것이 좋다. 최우식은 귀엽고 까불까불 한 이미지고, 이원근은 예쁘장한 꽃미남 느낌이다. 그런 것을 부수는 것이 좋고 그런 작업을 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여교사' 김태용 감독 / 사진=임성균 기자
'여교사' 김태용 감독 / 사진=임성균 기자


- 김하늘은 대본을 보고 모욕감까지 느꼈다고 말했다. 함께 작업한 소감은?


▶ 어린 친구들과 하다가 김하늘과 연기하니 굉장히 색달랐다. 역시 배우는 경험한 만큼 표현하는 것 같다. 작품을 끌고 가는 힘이 굉장하다고 느꼈다. 힘들어했지만 그 집중력이 대단했다. 예민하고 힘든 역할이었는데, 제가 신인감독이라 도움을 많이 받았다. 김하늘이 첫 촬영 때부터 효주라는 캐릭터와 착 붙어 있어서 놀랐다. 김하늘이라는 배우가 할 말 다하고 폭발력 있는 역할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 어느날 촬영이 끝나고 문자로 김하늘에게 "선배가 얼마나 외롭고 힘든지 알고 있다"라고 보냈다. 그랬더니 고맙다고 하더라. 힘든 것을 티를 잘 안내고 집중했다.


-아직 영화가 개봉 전이지만, 개봉 후 마지막 충격적인 결말에 관객들이 놀랄 것 같다.


▶ 사실, 생각해보면 그 결과 자체가 충격이라기보다는 영화 자체가 일상에 가까운 내용을 담았기 때문에 더 충격이 큰 것 같다. 정서적인 충격도 있고. 사실 나는 1년 동안 후반 작업을 하면서 계속 봐 왔기 때문에 무덤덤 한데, 많은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하시더라.


-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지만, 치정 멜로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 유럽영화를 좋아하는데, 그쪽 작품은 치명적인 관계를 다루는 영화가 많다. 그런 작품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감정을 녹여내면 어떨까 생각했다. 우리나라의 치정극은 어린 여자와 나이 많은 남자가 주로 주인공이거나 주로 불륜이었다. 내가 그리고 싶은 이야기는 여성이 주체가 돼 자기 욕망이 끝까지 충실한 이야기였다. 미혼 여성이 주인공인 것도 그런 이유다. 결혼이라는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순수하게 감정을 그리고 싶었다.


-첫 상업영화인데, 한국 영화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도발과 파격을 담았다. 대중들이 어떻게 영화를 봐주길 바라나.


▶ 대중과 교감하는 지점이 어디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 이 영화의 도발과 파격이 어디까지 용인 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결국 보는 사람의 사회적 경험에 따라서 다르게 보이는 것 같다. 무엇보다 배우 김하늘에 대한 재발견과 새로운 해석을 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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