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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말모이' 윤계상 이름이 정환인 까닭은?

[★비하인드] '말모이' 윤계상 이름이 정환인 까닭은?

발행 :

전형화 기자
'말모이'에서 류정환 역할을 맡은 윤계상 스틸.
'말모이'에서 류정환 역할을 맡은 윤계상 스틸.


몰랐던 영화 속 뒷이야기를 풀어드립니다


9일 영화 '말모이'가 개봉합니다. 말모이. 낯섭니다. 우리말로 사전을 일컫는 말이 없을까 고민하던 주시경 선생이 그 이름을 말모이라 했답니다. 말을 모은 것이란 뜻입니다.


'말모이'는 우리말과 글, 이름을 못 쓰게 했던 1940년대 일제 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조선어사전을 만들려다 옥고를 치른 조선어학회 사건을 바탕으로 허구를 보탠 영화입니다. 일자무식인 김판수와 조선어학회 대표인 류정환이 서로 달라서 갈등을 겪다가 우리가 돼 우리말을 지키는 이야기입니다. '택시운전사' 시나리오를 쓴 엄유나 감독의 첫 상업영화 연출작입니다.


유해진이 김판수를, 윤계상이 류정환을 연기했습니다. 유해진이 그린 김판수는, 말맛이 찰떡 같습니다. 쫀득쫀득하니 귀에 착 달라붙습니다. 엄유나 감독은 말 맛을 잘 살리는 배우를 판수 역에 떠올렸고, 그러니 유해진이 적역이라고 생각했답니다.


윤계상은 '말모이'에서 말을 적확하게 씁니다. 문어체처럼 느껴집니다. 엄유나 감독의 의도라더군요. 조선어학회 대표인 만큼 정확한 문법에 맞는 언어를 사용하길 원했답니다. 엄유나 감독은 우연히 '범죄도시' 관련 기사를 보다가 윤계상을 봤답니다. 그가 출연한 작품들을 열거한 기사였답니다. 윤계상이 배우로 걸어온 험난한 길이 보였답니다. 그런 힘든 길을, 고군분투하며 걸어온 윤계상이 류정환 역에 딱 맞을 것 같아 출연 제안을 했답니다.


본래 시나리오를 쓸 때 이름을 정하기란 쉽지 않은 법입니다. 여담이지만 김윤석은 시나리오를 볼 때 이름부터 본다더군요. 이름에 들인 공을 보면 얼마나 작가와 감독이 시나리오에 들인 노력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고 하더이다. 김윤석과 여러 작품을 같이 한 최동훈 감독이 전한 말입니다.


'말모이'를 쓰고 연출한 엄유나 감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말모이' 주인공 김판수와 류정환의 이름을 지을 때 고민이 무척 많았답니다. 원칙은 우리말의 풍부한 자음을 이름에 넣고 싶다는 것이었답니다. 이름에 성격도 담겨 질 수 있기를 원했답니다. 그렇게 수많은 이름을 고민한 끝에 번뜻 떠오른 게 '판수'였답니다. 일자무식인, 홀로 자식 둘을 키우는, 건달 같지만 올곧은 선택을 할 줄 아는. 유해진의 김판수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류정환은 언뜻 아동문학가인 방정환 선생이 떠오릅니다. 거기에서 착안하지는 않았답니다. 나중에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더군요. 엄유나 감독은 류정환의 이름에 바를 정(正)자가 들어가길 바랐답니다. 이름에 정의를 넣고 싶었답니다. '말모이'를 보면 정의가 들어간 정환이란 이름이 얼마나 어울리는지 알 수 있습니다.


엄유나 감독은 '말모이'를 만든 사람으로서, 촬영장에서 가급적 일본어 잔재를 쓰지 않으려 노력했답니다. 유해진, 윤계상 등 배우들과 제작진 모두 그러려 노력했답니다. 엄유나 감독은 인터뷰에서도 우리말을 고르고 골라 의도를 전달하려 애를 썼습니다. 익숙한 걸 포기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 노력들이 모였기에 말을 모으는 영화 '말모이'가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말모이'는 영화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영화 틀, 그리고 참여한 사람들이 참 닮았습니다. 투박하고 정겹습니다. 말을 모았던 선구자들의 노력이 어땠을지, 극장에서 확인하는 것도 새해의 좋은 출발일 듯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다분히 교육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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