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진흥위원회가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영화산업이 지난 해에 비해 1조 3000원 가량 매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8일 영진위 정책연구팀이 발표한 '코로나19 충격: 한국 영화산업 현황과 전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코로나19 국면으로 2020년 영화산업은 지난해에 비교해 60~70% 매출감소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1조 3000억원 규모다. 영진위는 이런 예측이 현실화될 경우 2만명 이상 영화산업과 인근 산업 종사자들에게 고용불안을 야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진위가 영화제작 현장 피해규모를 확인하기 위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82개 작품의 2020년 1월부터 4월까지 실피해 총액은 213억 8993만원. 작품당 2억 6389만원이며, 피해 규모 분포는 최소 0원부터 33억 3000만원까지 다양하다.
영진위는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보급에 최소 1년 이상 소요될 것이 확실하기에 그 사이 전염병이 급격히 진정되거나 경기가 급격한 회복 곡선을 그리기 어렵다는 전망이 다수이기에 회복 유형은 U자형으로 한정해 영화산업 회복 전망을 설명했다.
이 같은 분석으로 전국 관객 수가 금년 5월 이후 12월까지 지속적으로 회복돼 연말에는 지난해 대비 80% 선까지 도달하는 경우와 2020년 12월 이전에 또다시 전염병이 확산되거나 미국 등 해외발 경기침체 타격으로 국내 경기가 회복력을 잃어 연말까지 총관객수가 전년 대비 50% 규모에 머무는 경우로 나눠 전망했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2020년 4월 현재 지난 해 대비 6%대(관객 94% 감소)에 머물 러 있는 월별 전국 관객 수가 5월부터 12월까지 매월 전년 동월 대비 10%씩 증가해 연말에는 지난해 관객수 80%까지 회복될 경우 2020년 극장매출은 지난해보다 1조 1866억원 줄어든 7273억원 수준(매출 62% 감소)으로 마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번째 시나리오 경우 극장을 찾는 관객이 앞선 예상보다 2배가량 완만히 늘어 나거나 기타 외부 영향으로 회복과 침체를 거듭하는 국면으로 전환될 경우, 월별 전국 관객 수가 2020년 5월부터 12월까지 매월 전년 동월 대비 5% 내외로 차츰 회복되면서 2020년 12월까지 지난해 관객의 50%까지 회복될 것으로 가정한다면, 2020년 극장매출은 지난해보다 1조 3972억 원 줄어든 5167억 원 수준(매출 73% 감소)에 머물 수도 있으리라 전망된다.
입장권 매출액은 영화관이 43.5%, 투자(배급)사 및 제작사가 33.5%를 가져 가는 통상적인 수익배분 구조를 적용할 경우, 두 가지 시나리오에 따른 극장부문에서는 수익은 지난해 대비 5172억~6078억 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투자(배급) 및 제작부문에서는 지난해 대비 3975억~4680억 원 정도의 수익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진위 조사에 따르면 5월4일 현재 코로나19 여파로 영화 현장에서 413명의 고용이 중단됐고, 227명은 고용이 연기됐고, 186명은 고용이 취소됐다.
2018년 기준 한국 영화산업의 전체 종사자 규모는 영화제작, 지원 및 유통업과 디지털 온라인 유통업을 모두 포함하여 3만 878명이다. 소비, 투자, 정부지출 등 최종수요 10억원이 발생할 때 산업별로 늘어나는 전체 취업자수를 산정한 취업유발계수는 영화산업의 경우 2015년 기준 18.2명이다. 이는 농림수산업(36.1)보다 낮지만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관련 산업(5.2)보다 상당히 높다.
영화산업 취업유발계수를 역으로 적용하면 올 한해 영화산업 및 관련 인근 산업의 피고용자들 가운데 2만명 이상이 고용불안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전망할 수 있다.
영진위는 영화관람은 외식보다 적극적인 소비인데 호흡기 등으로 전염되는 특성을 가진 전염병 확산 국면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회피하는 여가활동이기에 영화관람 수요 감소는 평균적인 내수침체 규모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코로나19 확산기간 동안 OTT이용자가 증가하고 온라인 관람이 극장관람 건수를 앞지르기는 했지만 온라인 상영이 극장의 대체가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왜냐하면 코로나19 확신 기간 동안 극장개봉이 줄어들자 IPTV 시장이 동반 침체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2월 마지막 주에 IPTV 관람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3월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제작되는 한국영화가 중단되고, 할리우드 영화들도 제작을 중단했으며, 해외영화제가 개최되지 않아 필름마켓도 제대로 열리지 않아 2021년 영화 산업도 심상치 않을 전망이다.
영진위는 코로나19 사태로 한국영화산업과 영화 향유 문화가 뉴 노멀을 맞이할 것이라 관측하기는 힘들지만 극장 개봉과 VOD 서비스를 동시한 한 '트롤: 월드투어'와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행을 택한 '사냥의 시간'처럼 감염병 상황으로 우연히 발생한 작은 변화들이 산업에 새로운 자극으로 작동해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기대 혹은 우려가 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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