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약 MBC에서 '인간수업' 같은 작품을 내보낸다고 했다면, 시청자들이 합당하게 봤을까. '인간수업'은 넷플릭스라서 가능한 한국 드라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인간수업'의 김진민 감독이 한국에 없던 한국 드라마를 시청자에 선보였다. 1997년 MBC 드라마 PD로 입사해 '영웅시대', '신돈', '개와 늑대의 시간', '달콤한 인생', '로드 넘버원', '무신', '오만과 편견' 등 굵직한 작품을 연출했던 김진민 PD는 2016년 '결혼 계약'을 마지막으로 MBC를 퇴사하고 tvN에서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를 선보였다.
이후 넷플릭스 '인간수업'으로 돌아온 김진민 PD는 기존에 연출했던 작품과 전혀 다른 드라마를 내놨다.
김진민 PD와 화상인터뷰를 통해 '인간수업'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인간수업' 공개 후 반응이 좋다.
▶좋은 평가를 많이 해주셔서 감사한데 여러모로 조심스러운 드라마다. 많이 보시고, 여러 생각을 많이 해달라. 그리고 배우들을 아껴주시면 좋겠다.
-'인간수업'을 보면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된 n번방 사건이 떠오른다.
▶ 드라마를 기획할 때 핸드폰이라는 필수품을 이용해서 사건이 벌어진다는 점에서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물론 그전에도 일부 사건이 사회적으로 드러나서 그럴 수도 있구나 생각했는데 그 이후로 n번방 사건이 터졌다. '인간수업' 드라마를 만들면서도 조심스러웠다. 그런 범죄를 일으키는 캐릭터에 대한 미화가 이뤄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연출했다. 항상 사건에 존재하는 침묵하는 피해자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곡하는 것 없이 하려고 노력했고, 나름대로 제 나름의 판단 기준을 생각하고 연출했다.
-청소년들이 주인공인 드라마인데, 청소년 관람불가다.
▶ 표현의 수위보다 주제가 청소년관람불가가 됐다. 청소년도 관심 가질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여러 고민을 많이 했는데, 청소년이 볼 드라마는 아니라고 결론을 내리고 청소년 관람불가가 됐다. 폭력이나 선정성의 수위는 연출로서 극도로 절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작진과 이야기를 많이 했고 여러가지를 공유하며 연출했다.

-'인간수업' 연출을 제안받고, 두려웠지만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 두려움 때문에 안 할거면, 뭐가 오더라도 두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신인작가의 이 글이 솔직하게 쓴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냉소적이지 않고 미화하지도 않고 이용하지도 않았다. 그냥 그것을 그리려고 하는 작가정신이 날 위에 서 있는 느낌이 들어서 이 친구(작가)를 만나고 싶었고, 같이 작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수업'은 기존에 한국에서 본 '고등학생이 나오는' 드라마와 다르다.
▶ 대본을 받을 때부터 넷플릭스가 검토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가 아니면 절대 못한다고 생각했다. 기존 방송국에서는 이런 소재를 선택 안 할거고, 시리즈로 하겠다는 것은 불가능 하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이런 소재는 영화 아니면 넷플릭스라고 생각했다. 넷플릭스는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한편으로는 책임을 지려고 하는 느낌의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나도 여기 넷플릭스에서는 이 주제를 다룰 수 있지 않을까 했다. 여기(넷플릭스)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았고, 누군가가 하겠지만 이왕이면 제가 하자고 생각했다. MBC에서 만약 이런 작품을 내보낸다고 하면 시청자들이 합당하게 볼까. 그럴 수 없다. 표현이 자유로운 미국도 NBC에서 하는 드라마와 다른 플랫폼의 드라마는 수위가 다르다. 각 매체에 맞게 적당히 조절돼야 한다.
-넷플릭스와 작업은 어땠나.
▶ 드라마 촬영 작업환경은 전체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그래서 환경적인 부분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넷플릭스는 까다롭다. 마지막까지 철저하게 퀄리티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잘 맞으면 상승 작용을 일으킨다. 저는 이런 방식이 좋게 다가와서 잘 풀린 케이스다.

-열린 결말로 끝나며 벌써부터 시즌2가 언제 나오냐는 질문이 이어지고 있다.
▶ 다음 시즌은 제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처음에 할 때는 시즌제 생각을 못했는데, 시즌제 관해서는 넷플릭스가 결정할 부분이다.
-아내인 배우 김여진도 출연했다. 함께 작업하며 시너지를 얻었을 것 같은데.
▶ 김여진씨와는 감독과 배우로 호흡했다. 작품의 가이드 라인이나 연기 접근 방법에서 도움을 받았다. 저도 거친 스타일의 연출이다. 어린 친구들과 현장에서 어떻게 호흡할까 고민했고 김여진씨에게 고민을 이야기 했고 도움을 줬다. 특히 정다빈과 박주현과의 호흡에서 어떻게 접근할지 고민 많이 했고 조언을 많이 받았다. 배우이다보니, 선배 배우로서의 애착이 있고 어린 배우들에게 힘을 많이 줬다. 아무래도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을 더 아끼는 건 연출인 저보다 선배 배우들인 것 같다. 김여진 씨 뿐 아니라 최민수 배우 박혁권 배우 등 다들 후배들을 위해 기다리고, 후배들에게 연기를 던져줬다.
-끝으로 '인간수업'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어린 배우들 굉장히 열심히 한 작품이다. 많은 사랑을 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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