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블의 새 히어로 샹치가 베일을 벗었다. 최첨단 기술로 무장하고 싸우는 아이언맨이나, 무적 방패의 캡틴 아메리카, 괴력의 파워를 자랑하는 헐크와 달리 아주 평범해 보이지만 두 손과 몸으로 싸우는 동양인 히어로의 등장이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마블의 강력한 전설 '텐 링즈'의 힘으로 어둠의 세계를 지배해 온 아버지 웬우(양조위 분)와 암살자의 길을 거부하고 자신의 진정한 힘을 깨달은 초인적 히어로 샹치(시무 리우 분)의 피할 수 없는 운명적 대결을 그린 슈퍼 히어로 액션 블록버스터다. 마블의 새로운 강력한 히어로 '샹치'의 탄생과 '아이언맨', '앤트맨' 등 기존 마블 작품 속에서 미스터리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전설적 조직 '텐 링즈'의 실체를 다루는 첫 번째 이야기로, MCU 페이즈4의 시작을 알린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친구 케이티(아콰피나 분)와 함께 호텔 발렛 일을 하던 샹치. 케이티와 함께 출근하던 어느날 샹치는 괴한의 습격을 받게 되고, 아버지 웬우가 이들은 보낸 것을 알게 된다. 아버지 밑에서 암살자로 훈련 받았지만, 이를 거부하고 평범한 삶을 살아오던 샹치는 더 이상 자신의 운명을 피할 수 없다는 것 알게 되고, 동생이 있는 마카오로 간다. 그 곳에서 동생을 만난 샹치는 자신들을 만나러 온 아버지 웬우와 조우하고,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악의 임무를 전한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마블 최초 아시아인 히어로 영화로 주목 받았다. '아이언맨'에서 언급된 '텐 링즈'의 시작을 다루는 이야기로 마블 세계관과 연결 된다. MCU 페이즈4를 여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기존 마블 영화와는 분위기와 색이 다르다. 기존의 마블 히어로들이 타고난 능력이 있거나 특별한 무기가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웅장하고 멋진 히어로의 이야기에 힘을 줬다면 '샹치'는 평범한 사람의 인간적인 모습으로 시작한다.

히어로 영화 속에서 주로 조력자나 악역으로 등장했던 동양인이 지구를 구하는 히어로로 등장하는 것은 분명히 의미있는 일이지만, 관객에게 아직은 낯설다. 주인공 시무 리우는 할리우드에서 유명한 배우도 아니고, 잘생긴 외모가 아니라 평범한 외모이기에 아직 그에게서 '히어로의 아우라'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를 보다보면 왜 마블이 다른 (잘생기고 멋진) 동양인 배우들을 제치고 시무 리우를 택했는지 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진정성이다. 주로 CG로 탄생 시킨 기존의 마블 액션들과 달리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에는 유달리 맨손 액션이 많이 등장한다. 중국의 무협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액션, 쿵푸를 생각나게 하는 액션들이 스크린을 채운다. 시무 리우는 이 같은 액션을 스스로 하기 위해 영화 촬영 6개월 전부터 트레이닝 하고 액션을 연습하며 그의 액션에 감정을 실어냈다. CG가 거의 없는 초반의 버스 액션은 왜 샹치=시무 리우 인지 보여준다. 그는 이 장면에서 대역 없이 거의 대부분의 액션을 직접 소화해냈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기본적으로 아버지와 아들이 싸우는 구조이기 때문에 절대악과 싸우는 기존의 마블 영화들과 달리, 감정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아버지와 싸워서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나는 샹치의 오리진 이야기에서 진정성은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일 수 밖에 없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서양의 히어로 세계관에 동양의 감정을 버무려냈다. 아직 삐걱거리는 부분도 있고 무술하는 히어로의 오리엔탈리즘적인 요소가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기존의 액션과 완전히 다른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의 새로운 액션은 또다른 즐거움을 전하며 마블 페이즈4의 시작을 알린다.
케이티 역의 아콰피나 역시 기존의 여성 캐릭터와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평범한 청춘을 대표하는 케이티는 적재적소에서 코믹한 매력을 풍기며 영화의 맛을 살린다. 빌런으로 등장하는 양조위는 연기 내공을 보여준다. 악역을 맡은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 연기에도 가슴 짠해지는 특유의 눈빛으로 영화를 꽉 채운다.
이처럼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화려한 무술 액션 속, 새로운 히어로의 탄생을 알리며 132분의 시간을 지루할 틈 없이 끌고 나간다. 마블 첫 동양인 히어로 샹치가 올 가을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 된다.
9월1일 개봉. 12세 관람가.
P.s 쿠키 영상은 2개. 이렇게 연결 되는구나..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한다.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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