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럴센스' 새롭긴 하지만..파격도 아니고 로맨스도 애매하네 [★날선무비]

참신한 소재. 낯선 이야기. 남들과 다른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의 로맨스를 그린 '모럴센스'의 시도는 새로웠지만 그 이상은 나가지 못했다.

넷플릭스 '모럴센스'(감독 박현진)는 모든 게 완벽하지만 남다른 성적 취향을 가진 지후와 그의 비밀을 알게 된 유능한 홍보팀 사원 지우의 아찔한 취향존중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지우(서현 분)가 지후(이준영 분)의 택배를 우연히 받기 되고, 절대 들키고 싶지 않은 그의 은밀한 취향을 알게 된다. 지우는 그런 지후에게 점점 관심이 생기고, 지후는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된 지우에게 "혹시 제 주인님이 되어주시면 안 될까요?"라며 남다른 관계를 제안한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여성이 일찍부터 남다른 성 취향에 눈을 뜬 남자와 만나 마음이 끌리고 서로에게 맞춰가는 모습을 보인다. 남다른 성적 취향을 소재로, 순둥한 두 배우를 캐스팅 해 예쁜 로맨스를 만들어 내려고 한 '미스 매치'로 오히려 신선함을 전한다.

용어도 생소한 'BDSM' 성향자인 지후는 그중 누군가의 지배를 받고 복종하고 명령 받는 것에서 쾌감을 느낀다. 실수로 배달한 가죽 목줄을 지우가 발견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지우를 주인님으로 모시게 된다. 지우에게 이성적 관심은 없이 오로지 지배 받고 싶었던 지후와, 지우에게 관심이 생겨서 플레이 파트너가 되어 준 지우가 만나는 모습이 새롭다.

이 영화는 흔히들 변태적이라 일컫는 남다른 성적 취향을 로맨스와 결합했지만 그 정도는 순한 편이다. 다만 보는 시청자의 시선에 따라서 이들의 플레이가 불편하게 다가올 수 도 있다. 남들과 다른 것일 뿐 틀린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싫어하는 것도 자유니까. 하이힐로 몸에 상처를 내고, 때리고, 촛농으로 지지고 목에 개줄을 차고 짖게 하는 모습은 낯설다. 누가 봐도 착한 이미지인 소녀시대 막내 서현과 '인간 리트리버'처럼 대형견의 멍뭉미를 갖춘 이준영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남다른 성적 취향'이라는 거리감 드는 소재를 상쇄 시킨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 됐다. 예쁜 배우들로 예쁘게 포장을 하다보니 파격적이지도 않고 대중적이지도 않은 애매한 모습이다.

SNS로 성향자 파트너를 찾는 모습, 그 과정에서 성향자가 아닌 일반인이 성향자인적 위장하고 지배 받고 싶어하는 여성을 강간하려고 한 장면 등, 새로운 이야기를 건드린 부분은 흥미롭지만 너무 짧고 가볍게 다뤄진 점은 아쉽다.

시작은 파격적이지만, 두 사람의 로맨스가 이뤄지는 모습은 전형적이다. 소재의 파격성 때문인지 결국 너무나 익숙한 로맨스 포장지로 마무리 했다. 박현진 감독의 고민도 영화 속에서 느껴진다.

배우들이 고군분투한 연기는 인상적이다. 특히 이준영의 고생이 느껴진다.실제로 서현과 이준영은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에 성공함과 동시에 자신의 이미지를 영리하게 활용해 영화를 끌고간다. 두 배우의 새로운 모습과, 앞으로의 무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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