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는 '마사 스튜어드' 역할 ..."촬영장엔 여자 10명에 남자 75명,남자들 맨날 똑같은 농담"


두 차례 오스카를 수상한 배우 케이트 블란쳇(57)이 칸 국제영화제 무대에서 할리우드 미투(#MeToo) 운동의 퇴조와 지속되는 성별 불평등을 강하게 비판해 주목받고 있다.
블란쳇은 17일(현지시간) 제79회 칸 영화제에서 사회자 디디에 알루슈와의 대담에서 "그 운동은 아주 빠르게 죽어버렸다. 흥미로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플랫폼을 가진 사람들은 비교적 안전하게 '나도 피해를 당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길거리의 평범한 여성들도 미투를 외치고 있다. 왜 그들의 목소리는 묵살당하는가"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이어 "문제를 규명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 그 대화를 막아버리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미투 운동이 일시적인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냈지만 할리우드의 구조적 권력 불균형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블란쳇은 촬영 현장에서 목격하는 현실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했다. "나는 지금도 영화 촬영장에 있고 매일 인원을 센다. 매일 아침 여자 10명에 남자 75명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자들을 좋아하지만 문제는 농담들이 다 똑같다는 것이다. 동질적인 직장에 들어가면 누구나 지루해지기 마련이고, 이는 작품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유명인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반면 권력 구조 안에 갇힌 일반 여성들은 여전히 침묵을 강요받는 현실이라는 것이 블란쳇의 핵심 주장이다. 폭스뉴스는 그녀의 발언을 인용하며 "할리우드 전반에 걸쳐 학대의 구조적 층위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블란쳇의 발언은 특히 개인적인 이력과 맞물려 더 큰 무게를 가진다. 그녀는 2018년 미투 운동이 절정에 달했을 때 칸 심사위원장을 맡아 크리스틴 스튜어트, 아녜스 바르다 등 81명의 여성들과 함께 레드카펫 항의 시위를 이끈 바 있다. 당시 칸 경쟁 부문에 선정된 여성 감독은 단 82명에 불과했지만 남성 감독은 1,866명에 달하는 극심한 불균형에 항의하는 퍼포먼스였다.
그녀는 "여성은 세계 인구의 절반인데 업계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하며 성별 불균형이 단순한 통계 문제가 아닌 문화적·창의적 정체로 이어진다는 점을 거듭 부각했다.
한편 이번 대담에서 블란쳇은 차기작도 공개했다. 요리·생활용품 전문가로 유명한 마사 스튜어트의 전기 영화에서 주연을 맡는다고 밝혔다. 2004년 내부자 거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5개월간 복역한 스튜어트의 파란만장한 삶을 다룬 작품이다. 버라이어티·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매체들이 이번 발언을 일제히 보도하며 미투 운동의 현주소에 대한 논의가 다시금 불붙고 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