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글로벌 히트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이번엔 소송에 휘말렸다.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25년 전부터 활동해온 미국 메탈밴드가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다.
미국 크리스천 메탈밴드 '데몬 헌터'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자사 법인 '하이드 레인'을 통해 캘리포니아 중부지방법원에 넷플릭스와 넷플릭스 스튜디오, 공연기획사 AEG프레젠츠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부정경쟁 소송을 냈다. 2000년 결성돼 25년간 활동해온 이 밴드는 넷플릭스가 최근 발표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글로벌 콘서트 투어와 영화, 관련 상품이 자신들의 사업 영역과 "거의 완전히 겹친다"며 소비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밴드 측이 제시한 근거는 꽤 구체적이다. 한 소비자는 데몬 헌터의 뉴욕 올버니 공연을 어린이용 케이팝 공연으로 착각해 500달러어치 티켓을 구매했다가, 이후 "진짜 케이팝 데몬 헌터스" 티켓을 사기 위해 환불을 요청했다는 이메일 증거가 소장에 담겼다. 한 방송 프로듀서는 영화 관계자를 찾다가 엉뚱하게 밴드 소속사에 인터뷰를 요청했고, 소셜미디어에서는 영화 관련 게시물에 팬들이 밴드 계정을 잘못 태그하는 일도 반복됐다고 한다.
밴드 측은 소장에서 "25년간 공들여 쌓아온 브랜드 정체성이 존폐 위기에 처했다"며 "넷플릭스 같은 거대 기업들이 자신들의 지식재산권은 철저히 지키면서, 정작 남의 권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익만 좇고 있다"고 비판했다. 밴드 측은 음반·공연·상품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 명칭 사용 금지와 함께 배심원 재판, 3배 손해배상 등을 요구했다.
롤링스톤은 소장 내용을 인용해 "이는 넷플릭스가 '케이팝 메탈리카'나 '케이팝 U2유투'같은 이름을 함부로 쓸 수 없는 것과 같은 논리"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 측은 로이터 등 외신에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아카데미상까지 수상한 글로벌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이번 소송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EG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정작 데몬 헌터도 오랜 이력이 있는 밴드다. 25년간 활동하며 빌보드200 차트인 앨범을 여러 장 냈고, 인디펜던트 앨범 차트 1위 2회, 하드록 앨범 차트 톱5 6회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넷플릭스 역대 최다 시청 오리지널 타이틀에 오르고 골든글로브 최우수 애니메이션상, 아카데미 주제가상까지 휩쓸며 이름값 차이가 극명하게 벌어진 상태였다. 속편 제작및 월드 투어도 이미 확정됐고 드라마·무대 뮤지컬 등 후속 프로젝트까지 검토되고 있어, 두 '데몬 헌터'의 이름값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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