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민호가 자신의 화려한 이미지를 앞세우기보다 1974년의 신입 기자 '영일'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데 집중했다.
11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암살자(들)'(감독 허진호)의 배우 이민호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영부인 저격 사건을 둘러싼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다.
이민호는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사건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패기 넘치는 신입 기자 '영일' 역으로 분한다.
이민호는 작품을 만나기 전부터 해당 사건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건을 접한 뒤 유튜브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등에서 언급된 방송을 찾아본 적이 있다"며 "그러고 나서 대본을 받았는데, 저에게는 흥미로운 사건과 소재였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의 타임라인을 좇아가는 인물들로 재해석해놓은 대본이라는 점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극 중 영일은 유복한 집안에서 자란 신입 기자다. 자칫 과장돼 보일 수 있는 설정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것도 이민호에게는 숙제였다.
그는 "사석에서 귀티가 난다는 이야기를 좀 듣기는 한다"고 웃으며 "저는 어느 자리에 있든 특출나게 눈에 띄려고 하지 않는 편인데, 그런 제 모습이 극 중에서는 다소 과할 수 있는 설정을 담백하게 만들어주는 지점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본만 봤을 때는 자칫 과하게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떻게 하면 설득력 있게 풀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영일은 자신의 백그라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봤다. 그래서 조금 더 자유로운 면으로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외적인 모습에 대해서도 고민이 있었다. 이민호는 "얼굴 붓기가 왔다 갔다 하면서 장면 연결이 튀는 지점이 있어서 고민이 많았다"며 "드라마를 할 때처럼 체중을 확 빼면 오히려 멋을 부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까지 슬림하게 가야 할지 고민했다. 덜 힘든 날 촬영한 장면에서는 얼굴이 조금 부어 있고, 뛰어다니는 장면에서는 좀 더 슬림하게 보이기도 하더라"며 "이번 작품에서는 외적인 부분을 크게 신경 쓰기보다는 인물과 시대에 잘 묻히는 데 집중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민호에게는 '스타 이민호'보다 '영일'로 보이는 것이 중요했다. 그는 "잘 묻혀야 한다는 개인적인 우려가 있었다"며 "촬영하고 모니터를 했을 때 '마음 놓고 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현장에서는 선배 배우들의 존재도 큰 힘이 됐다. 이민호는 "선배님들의 안정감을 느끼면서 저도 편안하게 연기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님들이 질문을 정말 많이 해주셨다. 제 생각을 물어봐 주시고 이야기를 들어주셨던 게 기억에 남는다"며 "커피차도 많이 와서 커피 드실 때 특히 좋아해 주셨던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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