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판빙빙이 '미친 노인의 일기'에서 위험하고 낯선 관계에 뛰어든 이유를 밝혔다.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미친 노인의 일기', '그녀가 말했다'에 출연한 판빙빙의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미친 노인의 일기'는 뇌졸중으로 왼쪽 신체가 마비된 70세 우츠기(릴리 프랭키 분)가 중국인 며느리 수수(판빙빙 분)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며, 그녀를 향한 미묘한 욕망과 감정에 휩싸이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판빙빙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배우로서 위험한 관계에 놓인 캐릭터를 좋아한다. 현실에서는 그런 상황을 자주 경험하기 어렵기 때문에 연기를 통해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작 자체가 굉장히 특별했다. 주인공은 뇌졸중을 앓으며 신체적으로 쇠퇴해가고 나이라는 한계도 마주하지만, 욕망만큼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점이 중요하게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노인이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의 욕망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 그저 낮은 기대치로 살아간다고 생각하면서, 한 인간으로서 가지고 있는 욕구를 우리가 무시해온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인공이 뇌졸중으로 많은 불편을 겪는 상황에서도 새로운 불꽃이 튀어나온다. 저와 릴리 프랭키가 연기하는 관계 역시 위험한 관계 속에서 예상하지 못한 감정과 욕망이 피어나는 과정"이라며 "감독님은 이를 블랙코미디의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작품을 향한 엇갈린 반응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판빙빙은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도 서로 다른 피드백을 받았다. 이미지나 스토리에 대해 혹평한 분들도 있었고, 일부 관객은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영화는 평평한 하나의 면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좋아할 수 있고, 누군가는 싫어할 수도 있다. 또 영화를 보는 당시 관객의 심경에 따라 받아들이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판빙빙은 무엇보다 작업 과정의 즐거움을 강조했다. 그는 "저에게 중요한 건 이 영화 안에서 정말 즐겁게 놀았다는 점"이라며 "감독님 역시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전혀 다른 감각을 경험했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서는 촬영을 마치고 편집에 들어간 뒤 '백 번 넘게 나 자신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표현하셨다. 그만큼 치열하게 고민했던 작품이지만, 결국 본인이 원했던 영화를 만들었다며 굉장히 행복해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디까지나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저는 감독이 만들어가는 세계 안에서 함께 도전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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