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래퍼.(23, 본명 송승민) 그는 지난 2012년 방송돼 당시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엠넷 래퍼 서바이벌 '쇼미더머니' 시즌1에 고교생 래퍼로 참가해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송래퍼는 당시 경연 무대를 앞둔 시점에서 우승자인 로꼬에 패해 중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뚝심 있는 랩과 공격적인 스타일로 MC스나이퍼의 눈에 띄어 종영 직후 스나이퍼사운드와 계약을 체결, 가수 데뷔를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탄탄대로일 것 같았던 송래퍼의 이후 행보는 갈피를 잃고 말았다. 그 시간도 3년이나 지나가 버렸다. 회사 계약 이후 모든 것들은 낯설었고 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송래퍼는 자신만의 음악을 하겠다며 욕심을 채우는 데 급급했다. MC스나이퍼도 송래퍼의 자신감을 지지했지만, 안타깝게도 큰 성과는 얻지 못했다. 뚜렷한 공백 기간 없이 간간이 음원을 발표하는 정도일 뿐이었다.
묵묵히 지켜봤던 MC스나이퍼도 결국 송래퍼를 향해 진지하게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조언을 해줬다. 송래퍼는 마음을 다잡고 새 출발선에 다시 섰다.
"올해 제대로 마음을 먹고 다시 준비했어요. 원점으로 돌아왔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지난 일들은 제가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해요."

송래퍼는 지난 14일 새 미니앨범 'The Locker’를 발매하고 활동을 재개했다. 'The Locker'는 지난 2014년 7월 프로젝트 쿨키즈 미니앨범 발매 이후 송래퍼가 2년 5개월만에 선보이는 앨범. 송래퍼는 앞서 선 공개 곡 '빨래방'을 통해 스스로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했고, 이번 'The Locker'를 통해서는 사물함 속에 여러가지 다른 소재로 이야기했다. 수록곡에는 평범한 남녀 간 이뤄지는 사랑과 이별, 머니 스웨그만 추앙하는 신예 래퍼들에게 문제점을 꼬집어 주는 트랙, 랩을 시작한 이유와 송래퍼가 되기까지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긴 트랙 등이 다양한 주제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이렇게 큰 규모로 앨범을 완성한 건 처음이에요. 작업을 하면서 저만의 색깔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먼저였죠. 어려운 점도 많았고 부담도 됐고 준비가 덜 됐다는 느낌도 들긴 했지만 회사 동료분들께서 많이 리드를 해주셔서 어느 정도는 그래도 만족스러운 앨범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송래퍼는 MC스나이퍼와 술자리를 가지며 자신의 래퍼로서 울분도 토한 사연도 전했다.
"사장님(MC스나이퍼)과 술을 함께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털어놓았죠. 생각해보니 제가 정말 외로운 사람이었고 힘든 일이 많은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다음 날 술에 취한 상태에서도 제가 가사를 써놨던 사실도 알게 됐고요.(웃음) 이 가사들을 토대로 스스로 몰랐던 모습을 꺼내봐야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제발'이라는 노래를 완성하기도 했어요. 요즘도 가끔 회사에서 술잔을 기울이면서 곡을 쓰기도 해요."
'쇼미더머니' 출연을 계기로 래퍼로서 꿈을 확고히 가지게 된 송래퍼는 배치기 멤버 탁, 아웃사이더 등 대체적으로 공격적이면서 강렬한 래핑을 구사하는 멤버들을 동경해왔고, 결국 MC스나이퍼와의 인연으로도 이어지는 데 성공했다.
"MC스나이퍼와는 거의 맨날 붙어 다니곤 해요.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고요.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죠. 이번 앨범 작업을 계기로 더 많이 친해지게 됐어요. 감사할 따름이죠."
송래퍼는 이와 함께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이 가져온 효과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덧붙였다.
"시즌1 때만 해도 힙합 신에서는 정말 파장이 어마어마했어요. 많은 래퍼들이 프로그램에 대한 질타를 많이 했어요. 저도 했고요. 힙합이라는 장르나 랩 문화 등이 오디션 시스템으로 판단할 수 없는 애매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었어요. 그럼에도 저 같은 경우는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잃을 것도 없겠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하게 됐고요. 출연에 후회는 전혀 없어요."
송래퍼는 이번 '쇼미더머니5'에 대해서는 "우승자인 비와이를 제외하고는 내가 생각했던 그림 안에서 흐름이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비와이는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자신만의 색깔이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죠. '쇼미더머니5'에서는 비와이만 확실히 새로운 면모를 느꼈던 것 같아요."
송래퍼에게 래퍼로서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솔직하면서도 진솔한 답변으로 이어졌다.
"사실 음악을 할 때도 다른 래퍼들과 일부러 거리를 두려 했었어요. 주위 시선에 흔들리고 싶지 않았거든요. 어렸을 때 거리를 두지 않고 많은 이야기를 듣다가 자꾸만 제 음악이 바뀌게 되고 결국 무언가에 의해 휘둘려서 뚝심이 없고 잣대가 없는 사람이 된 제 모습을 보게 됐어요. 이번 앨범을 통해서 꼭 제 정체성을 찾고 싶은 마음도 강하고요. 이번 앨범을 토대로 그 정체성의 범위를 더욱 넓혀가서 팬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완성하는 것이 제 목표예요."
송래퍼는 마지막으로 "이 앨범 이후에도 계속 미니든 싱글이든 여러 형태의 신곡을 발표하고 싶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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